두뇌로서의 마음 - 심신동일론

5. 심성 인과(mental causation)로부터의 논증

심성 인과란 심적 사건을 포함하는 인과 관계를 의미한다. 손을 핀으로 찔리면 손의 날카로 운 통증이 손을 급히 움츠러들도록 만든다. 여기서는 심적 사건이 물리적 사건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인과 관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늘 경험하는 바이다. 그러나 통증은 물리적 기반 없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단 통증이 C신경 섬유와 법칙적으로 상관되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손을 급히 움츠러들게 만든 통증은 그 신경 상관물로서 C신경섭유의 활성화와 법칙적으로 상관되어 있다. 여기서 후자의 사건, 즉 C신경 섬유의 활성화라는 두뇌의 사건을 손의 움츠림의 원인이라고 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 사건이 손 움직임의 원인이 될 자격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보자. 만일 통증->움츠림이 라는 인과 관계가 법칙에 의해서 지지된다면 통증과 C신경 섬유간의 불변적 상관이 주어지면 C 신경 섬유->움츠림 관계도 법칙이어야 한다. 그리고 손 움츠림의 인과적 연쇄를 추적해 간다면 우리는 일련의 생리적 사건을 거쳐서 C 신경 섬유의 활성화에 이르게 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럴법하다. 통증은 손 움직임을 산출하는데 효력을 발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건 이 인과적 연채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통증이 telekinesis같은 것을 통해서 근육에 직접 작용해서 손이 움츠러들게 만들었다거나 어떤 별개의 인과적 연쇄를 이응해서 그렇게 했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C 신경 섬유의 활성화가 손 움직임의 "진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편 이 좋을 것 같다. 통증의 원인 역할이 선취당할 위기에 처하는 것이다. 통증의 인과적 역할을 구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증과 C 신경 섬유의 활성화를 동일화하는 것이다. 만일 그것들이 하나의 같은 사건이라면 손 움츠림에 대해서 하나의 단일한 원인이 있게 된다. 그것을 "통증"이라고 부르느냐 아니면 ' 신경 섬유의 활성화"라고 부르느냐 하는 것은 그것의 인과적 지위에 영향이 없다.

이러한 고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증이 손 움직임의 독립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또 다른 새로운 곤경에 처한다. 손 움직임은 이제 두 개의 구별되는 원인, 즉 통증과 C 신경 섬유의 활성화라는 두 원인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들 각각이 손 움직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일종의 과잉결정(overdetermination)이 된다 손 움직임이 이미 충분한 물리적 원인을 가진다면 통증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인과적 기여가 무엇이란 말인가? 통증이 할 수 있는 남은 일이란 것이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다시 통증을 그것의 기반적 신경 사건과 동일화하는 것치 문제를 해결해준다. 물론 부수현상론자들의 해결 방식도 있다. 손 움직임과 통증이 둘 다 C 신경섬유의 활성화에 의해서 야기되었고 통증 자체는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맡은 인과적 역할은 엄다는 생각. 그러나 동일화 해결법과는 달리 부수현상론자들의 방법은 통증을 인과적으로 무력한 것으로 만들고 날카로운 통증이 손의 급한 움직임을 일으켰다는 우리의 애초의 가정을 부정한다. 심성 인과에 대해서는 더 논의할 게 있지만 이 정도의 얘기로도 심물 동일화가 심성 인과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각별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이렇게 생각하면심성 인과는 신비할 게 전혀 없다. 심성 인과는 물리적 인과의 한 종류가 된다.

0. 들어가는 말
1. 마음-두뇌 상관 관계
2. 심신 상관 관계의 설명 - 심신 이론
3. 마음-신경의 동일화 논증
4. 암스트롱의 논증
5. 심성 인과로부터의 논증
6. "동일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7. 개별자 물리주의와 유형 물리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