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깨비의 철학공부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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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파깨비 
Subject  
   역시, 후배를 만난 이야기.
동아리 후배를 만났다.
새로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이다.
동아리 활동이 끝나고 같이 마주 앉아서 저녁 겸 맥주를 한잔 마시는데, 그 옆에 앉은 녀석이 내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 달라고 그랬다.
흠...^^ 할 수 없지.

다행인 점이 하나 있었다.
그 녀석은 마음의 특징이 분명하고 도드라졌다는 점이다.
처음 만나서 10초 정도 이름과 학번 등을 소개할 때 그걸 알았다.
문제는, 내가 발견한 그 특징을 뭐라고 말료 표현해야 할지 금방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건... 독심술에 항상 따라다니는 문제다.
상대방 마음은 쉽게 간파한다. 특징과 그 원인, 과거에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 왔는지, 후천적인 이유인지 선천적인 이유인지 등. 하지만 그것을 꼬집어 말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한 5분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이 여러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잡담들로 시간을 때울 수 있었으니까.

독심술의 2단계(? 맞나?^^). 나랑 공통점을 찾아내기.
결국 찾아내었다.
그 다음부터는 거의 내 마음에 대해서 말하듯이 상대방 마음을 읽어들어갈 수 있다. 그 후배 녀석의 마음은 특지잉 분명하니까.
내가 말했다.
"너는 원칙주의자구나. 너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거야. 이건 의식 속에서 흐르는 생각의 내용이니까.
너는 자신의 원칙에 대해서 항상 합리적으로 확인하고, 그 원칙에 의해서 모든 생활을 이끌어 나가지.
음... 그 근원에는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주인의식이랄까, 뭐, 그렇게 표현할 만한 정신이 있군."
그 녀석이 웃었다. 얼굴을 돌리면서.
나중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 말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옆의 친구가 더 궁금해 했다.
"또 움찔하는 얘기가 나올까봐서, 좀 겁나."
그 녀석의 말이다.

이 녀석의 마음의 특징을 읽어낸 것은 그 녀석의 이목구비의 특징 때문이다.
이게... 좀 무슨 관상처럼, 생김새의 특징을 유형으로 분류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설명하기 곤란하다.
독심술은 마음을 읽는 기술인데, 그것은 미묘한 패턴인식이라고 해야 할까... (최대한 합리적으로 설명해 보면.-_-)

그 녀석은 자기 자신에 의해서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 그만큼의 기술은 아직 습득하지 못했다는 것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이런 표현, 미안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 녀석의 이성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간단히 말해 주었다.
이성 친구를 사귀면서 항상 상대에 대해서 자기 자신의 선을 그어 놓고 그만큼 친분을 유지한다는 점... 뭐, 그런 것.

원칙에 의해서 삶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위험도 있다.
원칙이 잘못되거나 편협하게 되었을 때, 가장 큰 위험이 나타난다.
그런 녀석에게는 올바른 원칙을 충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원칙을 그 녀석에게 합리적으로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당분간, 그 녀석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원칙의 견고함과 편협함에서 올 수 있는 위험을 잘 자각하지 못할 것이다.
하긴, 대학 1학년 생이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기회를 갖겠는가.

나랑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급 두려움을 느낀 것 같길래 말해 주었다.
"너는 원칙주의자잖아. 그래서 남에게 숨길 만한 점도 없잖아. 네 마음을 다른 사람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사실은 누구나 너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어. 다만 자기가 본 것을 스스로 분명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지."
그렇다.
여러분도 이미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다. 다만 자신이 본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여러분들도 이미 반쯤은 독심술사이다.


   독심술 일기는 뭐하는 데냐면요...^^

파깨비
2003/01/28

   어느 학생 면담기.

파깨비
201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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