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깨비의 철학공부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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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파깨비 
Subject  
   어느 학생 면담기.
직무상 학생을 면담할 일이 생겼다.
그 학생은 이전에 수업 시간이나 다른 기회에 오며 가며 몇 번 얼굴을 본 학생이었다.
참고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여학생이었다.
이전에 본 경우, 대화를 하지 않았고, 말 그대로 지나가며 행인들 중의 한 명처럼 본 것, 그리고 그 학생이 다른 사람과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 것 뿐이다.

그 학생과 면담을 위해서 마주 앉았는데 할 말이 별로 없었다.
여러 학생들을 면담차 불러서 한 명씩 상담하고 일지에 기록하는 것이 업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할 말이 없으니 어쩌겟는가? 독심술 작동!ㅋㅋㅋ
"학생 목소리는 특이해요. 알아요? 사람의 목소리는 그 사람의 마음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부분을 드러내죠. 학생 목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는 것은 이런 거예요. 어린 학생 답지 않게 마음 고생을 많이 하면서 지냈고, 훨씬 어른스럽게 되었다는 것. 대신에 어린 학생다운 밝음을 잃었군요. 안타까워요."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관심있어 한다.
그 학생은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선생님은 그걸 어떻게 아세요?"
"맞는지 모르겠지만, 맞다면"(이렇게 난 가끔 겸손을 가장한다.^^ 반쯤 거짓이고 반쯤은 진짜이기도 하다.)
나는 운을 떼고 말했다.
"그것은 학생 탓이 아니었군요. 학생 주변의 환경, 가정환경, 학교 환경 등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좀 어려웠어요. 게다가 학생이 사물을 판별하는 안목은 다른 친구들보다 높은 편이예요. 그래서 항상 뭔가 부족함을 분명하게 느끼면서 지내왔어요. 그리고 이것은 학생 자신이 알 수 있는 자신의 마음이죠. 사람의 마음이란 것은 복잡해서 자신이 자신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해요. 어떤 마음은 자신이 분명하게 인식하고 어떤 마음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죠. 예를 들어서 멍청한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멍청하다는 것을 잘 몰라요."^^
학생은 눈빛에 놀라움이 더 생겨났다.
그 학생은 독심술로 읽기가 쉬운 학생이었다. 내게 있어선 그랬다.
어떤 학생이 독심술로 읽기가 쉬운가?
사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독심술로 읽는다. 여러번 얘기하지만 그건 책을 읽는 것과 같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에게 글이 보이면 그냥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특별히 읽어내서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은 '너는 평범하군."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독심술의 결과에 대해서 흥미있어 하거나 만족해 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독심술로 읽기가 쉬운 사람은, 뾰족히 할 말이 있는 사람, 그래서 마음과 삶에 특별한 것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게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같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친한 사람이 "너는 이래"라고 말할 꺼리가 될 만큼 특징과 개성, 혹은 경험이 특이한 사람을 말한다.

그 학생의 눈을 보았다.
"눈을 보면 학생에게서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게 아까 말한 내용이다. 네 안목이 높다는 것(쉽게 말해 눈이 좀 높다는 것), 그러면서 그것이 오랫 동안 채워지지 못해서 어느 정도는 자포자기하고 있다는 것(삶이라는 것은 원래 이렇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그것에 익숙해있다는 것이예요."
그 학생은 내 말을 귀담아 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까닭은 이래요. 학생이 지금까지 겪어온 많은 것들은 주변에서 주어진 환경이 불비해서 그랬어요. 하지만 이젠 대학생이 되었죠. 대학생 때부터는 남들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보다 내가 결정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것들이 본격적으로 많아져요. 그것을 알고, 노력하면 모든 것이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요."
그 학생에게 그 말을 하면서 '아주 쬐끔'(남의 일이니까) 나도 마음이 아팠다. 남의 일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서 똑부러지게 관심과 지원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생 안에서는 나름의 주관과 판단력 등, 어떤 의미에서의 잠재성이 주관적인 형태로 숨어 있었다.
내가 볼 때 그것은 그 학생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이었다. 사라지기는 어려운.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조금만 더 희망을 갖고 더 노력해서 자신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열심히 만들어간다면 그 잠재성으로 인해 다른 학생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나의 간단한 면담으로 그게 얼마나 크게 바뀔지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런 말을 지속적으로 누군가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라들에게서 들은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기대할 만한 요소를 찾는다면 내가 독심술에 기초해서 학생에게 말함으로써, 그 내용이 정확하고 구체적이어서 좀더 크게 신뢰한다면 하는 기대이다.

일단 독심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요소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마치자.
그 학생의 목소리는 어땠는가?
조금 남자애같이 목소리가 두꺼웠다. '두껍다'라는 표현이 딱히 이해되지 않겠지만 내가 그나마 찾아낸 표현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 보는 것이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탁한 것은 아니다. 약간, 아주 조금, 저음이고 까질한 느낌도 있다.
그 학생의 눈은 어땠는가?
눈매가 좀 크고 깊이가 있었다. 이것은 눈이 높은(콧대 높은 것이 아니다. 안목이 좋고 이상이 높다는 뜻이다.^^)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눈빛에 힘이 없고 밑으로 깔렸다. 눈길을 밑으로 깔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독심술에서는 그 근원을 추적해 들어간다.
안목이 높으니 자신이 없는 것은 그것이 채워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 채워지지 않았는가? 둘 중 하나이다. 자신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주위의 여건이 불비하거나.
그 학생의 전체적인 면모를 볼 대 도도하거나 해서 무리한 것을 기대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후자다.
그 학생에게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이 더 있다.
그 학생의 부모님께서 그 학생에게 충분한 애정과 지원을 거의 보여주지 않으셨다.
왜 그런가?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 정도까지 나가면 신빙성은 떨어지기 시작한다. 독심술은 사람을 읽는 것에 한정되니까.
그 학생의 경우 목소리와 눈매가 특징이었지만, 전체 판단에서는 그 사람의 전체 면모가 사실상 반영된다. 그것을 다 설명하자면 복잡하기 때문에 하나씩 특징들에 대해서만 주의를 집중할 뿐이다.


   역시, 후배를 만난 이야기.

파깨비
2015/08/20

   어떤 후배를 만났다. 그 후배의 미래에 대해서 물었다.

파깨비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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