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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연역논증의 도구와 기술들: 명제논리

 



명제 논리의 핵심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연역규칙”이라는 구문론이고 다른 하나는 “진리표”라는 의미론이다. 먼저 연역규칙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전건긍정법

P→Q, P,

그러므로

Q

(2) 후건부정법

P→Q, ~Q.

그러므로

~P.

(3) 조건삼단논법

P→Q, Q→R,

그러므로

P→R.

(4) 선언지 제거법

P∨Q, ~P.

그러므로

Q.

(5) 선언지 첨가법

P. 

그러므로

P∨Q.

(6) 연언지 분리법

P∧Q. 

그러므로

P.

(7) 연언지 결합법

P, Q.

그러므로

P∧Q.

(8) 단순양도규칙

P∨Q, P→R, Q→R.

그러므로

R.

(9) 복합양도규칙

P∨Q, P→R, Q→S.

그러므로

R∨S.


그 밖에도, 연역규칙의 일부로 볼 수 있는 동치규칙이란 것이 있다. 이것은 연역을 위한 중간 과정 정도 된다.

드 모르강의 법칙

(~(P∧Q))

(~P∨~Q)

 

(~(P∨Q))

(~P∧~Q)

이중부정규칙

~~P

P

교환규칙

(P∨Q)

(Q∨P)

 

(P∧Q)

(Q∧P)

결합규칙

(P∨(Q∨R))

((P∨Q)∨R)

 

(P∧(Q∧R))

((P∧Q)∧R)

배분규칙

(P∨(Q∧R))

((P∨Q)∧(P∨R))

 

(P∧(Q∨R))

((P∧Q)∨(P∧R))

대우규칙

(P→Q)

(~Q→~P)

실질함축규칙

(P→Q)

(~P∨Q)

쌍조건규칙

(P↔Q)

((P→Q)∧(Q→P)

 

(P↔Q)

((P∧Q)∨(~P∧~Q)

수출입규칙

((P∧Q)→R)

(P→(Q→R))

항진규칙

P

(P∨P)

 

P

(P∧P)


다음으로, 진리표는 다음과 같다.

P

Q

~P

P∧Q

P∨Q

P→Q

P↔Q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여기서 연역규칙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3단논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연역규칙들이 다종다양하고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3단논법이 겨우 4개 밖에 되지 않았고 그 내용도 사실상 2개로 축소되는 것에 비하면 연역규칙들이 상당히 다양하고 많다. 이것이 전부인 것도 아니다. 이런 연역규칙들을 섞어서 아주 복잡하고 긴 연역규칙들을 한없이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떤 연역규칙들은 너무나 뻔해서 여러분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게 무슨 연역규칙이야?”하고. 예를 들어서 “P∧Q. 그러므로 P”와 같은 것 말이다. “산은 높고 물은 깊다. 그러므로 산은 높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추론을 했다고 할 만한 가치가 없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강조해야 할 것은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연역의 규칙, 더 되돌아가서 3단논법과 같은 논리의 법칙을 찾아내는 것의 목적은 타당한 추론규칙을 찾는 것이다. 일단 타당하기만 하면 그것이 너무 단순하다느니, 내용이 없다느니 하는 생각은 제외시켜 둘 필요가 있다. 결국에는 복잡한 것들을 해결하는 모든 방법은 단순한 것에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진리표는 무엇에 쓰는 것일까? 그것은 연역규칙들이 정말 옳다는 것을 확인할 때 사용한다. 학자들이 하는 이런 확인을 ‘증명’이라고 한다. 들어나 보았는가, 증명? -_-;;; 예를 들어서 “P→Q, P, 그러므로 Q"라는 추론규칙(전건긍정법)을 생각해 보자. 이 추론규칙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웬만하면 알 수 있다. 그리고 대체로, 혹은 ‘대부분’ 옳다는 것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은 이 추론(전건긍정법)이 ‘항상’ 예외없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전건긍정법이 뻔해 보이기는 하지만, 조금 신중한 사람들이라면 ‘항상’, 혹은 ‘예외없이’라고 강조해서 물으면 자신이 없어질 것이다. 생각의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확실하게 해 두어야 한다. 진리표는 위에서 본 모든 연역규칙들이 ‘항상’ ‘예외없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는(증명하는) 도구이다.

진리표라는 생각의 도구에도 역시 ‘단순하게 생각하기’가 들어있다. 전건긍정법(P→Q, P, 그러므로 Q)이 ‘절대로 항상’ 옳은지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 없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P나 Q에 어떤 듣도 보도 못한 내용이 들어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진리표는 더 단순하게 생각함으로서 이런 우려를 제거한다. 거기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든, 그것은 참이거나 거짓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결국 타당한 추론규칙에서 원하는 것은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참임이 확실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내용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없이 참과 거짓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P와 Q가 각각 참이거나 거짓인 경우들에 대해서 따져보면 된다. 어떻게? 진리표에 있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P→Q라는 명제가 있다면 여기에는 네 가지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다시 P라는 전제가 하나 더 있다. 전건긍정법에서는 이 둘이 모두 전제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P도 참이고 P→Q도 참인 경우만 생각해 보면 된다. 그 때 Q는 참이 되는가? 참이 된다. ‘반드시’ 참이 되는가? 반드시 참이 된다. 따져봐야 할 경우는 네 가지뿐이다. 이것이 바로 진리표를 사용해서 추론규칙의 타당성을 확인하는(증명하는) 방식이다.

여전히 설명되지 않은 것이 남아있다. 질문을 해 보라면 대부분 사람들이 꼬집어 묻지 못하지만 말이다. 진리표 방식은 전건긍정법(P→Q, P, 그러므로 Q)과 같은 추론규칙이 타당하다(항상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거기에는 사실상, 전건긍정법의 의미를 제한하는 부분도 있다. 전건긍정법의 타당성을 진리표를 가지고 증명한다는 것은, 거꾸로 전건긍정법의 문장을 진리표 방식으로만 해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겠다.


사기꾼 추론) 영철이 네가 나와 같이 사기꾼이 된다면 나는 너를 믿는다.(P→Q) 그리고 영철이 너는 나처럼 사기꾼이 되었다(P). 그러므로 나는 너를 믿는다.(Q)


자, 영철이라는 사람이 사기꾼이 되었다. 이제 당신이라면, 사기꾼이 된 영철이를 믿겠는가? 전후 사정이야 어떻든, 다른 것도 아닌 사기꾼이 된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처럼 어불성설이 아닐까? 내용을 생각하면 그렇다. 이렇게 본다면 사기꾼 추론은 별로 타당하지 않다. 하지만 이 추론을 진리표 방식으로 본다는 것은 내용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해석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우에만 전건긍정법은 타당한 추론이다. 진리표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은 논증을 그런 방식으로만 해석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복하지만, 이것은 단순하게 생각하기의 한 측면이다. 그 때문에 명제논리에는 처음부터 여러분의 마음을 따라오는 불만이 생겨난다. 뭔가 너무 ‘일면적’이고 ‘삭막하다’. 기계적인 것이다. 만약 진리표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좀더 풍부한 생각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3단논법과 같은 타당한 추론방식을 찾을 수가 없다. 그냥, “이런 내용은 이렇게 생각하고 저런 내용은 저렇게 생각해야 해”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그 나마도 내용이 조금만 달라지면 타당하지 않게 된다. 3단논법이나 명제논리의 연역규칙과 같은 추론형식이란 것은 생각의 도구인데, 그런 도구들은 하나도 얻지 못하고 만다.

연역규칙은 그렇다 치고, 동치규칙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는 것은 실질함축규칙((P→Q)↔(~P∨Q))일 것이다. 고등학교 수학에서 이 내용은 이미 배웠고 익숙해서 지금은 그렇게 어렵지 않겠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받아들이기 어색했을 것이다. 이것은,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P→Q)’와 ‘비가 오지 않았거나 땅이 젖었다(~P∨Q)’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런가? 잘 와 닿지 않는다. 그나마 억지로 이해되는 것은 조건문이 옳다면 선언문도 옳다는 것이다. 즉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P→Q)’가 맞다면 ‘비가 오지 않았거나 땅이 젖었다(~P∨Q)’도 맞다.


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거꾸로,


‘비가 오지 않았거나 땅이 젖었다(~P∨Q)’가 맞다면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P→Q)’도 맞다.


는 것은 성립하지 않을 것 같다. 이것 역시, ‘단순하게 생각하기’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여전히 ‘내용’ 관계를 끌어들여 생각하기 때문이다. 명제논리는 단지 두 명제 P와 Q의 참 관계만을 따질 뿐 그 내용관계를 따지지 않는다. 명제 논리에서는 P와 Q가 각각 참이거나 거짓인 여러 경우(총 4 경우) 중에서 언제 P→Q가 참인가?-만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적으로 “P이면 Q”이라는 생각을 할 때, 자동적으로 P의 ‘내용’이 Q의 ‘내용’에 어떤 식으로 연결된다고 느낀다. “P가 아니거나 Q”라고 하면 이런 P와 Q의 내용의 연결이 사라져 보이는 것이다. 해결은 이렇다. 명제논리에서의 “P→Q”는 “P이면 Q이다”가 아니다! “P→Q”는 진리표에서 나타낸 대로, P와 Q의 참과 거짓의 경우만을 말할 뿐이다. 가장 원칙적인 해결책이자 가장 좋은 해결책은 어렵지만 간단하다. “단순하게 생각하라!” 왜? 명제 논리가 원래 단순하게 생각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니까.

명제논리는 현대 논리이고, 이것은 첨단 지식이다. 물론 이 내용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그리고 수학 전체 단원 중에서도 흔히들 제일 쉬운 단원이라고 생각하고 배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단순한 내용이 첨단 지식이라는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간단히 철학사적인 고찰을 하면서 알게 되었듯이 이 내용은 2천년 동안 발전해 온 논리학이 현대적으로 정리된 고급 지식인 것이다. 그런데 첨단의 고급 지식이라면 그만큼의 효용성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첨단 기술로 그 이전에는 만들지 못했던 정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듯이, 고급 지식인 이 현대 논리학으로도 그런 능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그럴 수 있다. 다음 문제를 풀어 보자.


문제) 어떤 돈 많은 기업 X가 활동하는 지역에는 양파, 배추, 고추, 감자의 네 가지 주요 농산물이 있다. X라는 회사는 틈만 있으면 이들 농산물을 사재기하여 값을 올린 뒤에 되팔아서 부당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X와 경쟁하는 우리 회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보들을 취득하였다. 이 정보가 참이라고 할 때, X라는 기업이 사재기하려는 농산물을 모두 고르면 어떻게 되는가?

a) X 기업은 감자를 사재기하지 않는다.

b) X 기업은 배추를 사재기하거나 감자를 사재기한다.

c) X 기업이 고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양파를 사재기한다.

d) X 기업이 배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고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문제를 ‘그냥’ 풀려고 한다면 웬만큼 머리 좋은 사람이라도 특별한 노력없이 금방 풀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논리적인 사고력에 약한 사람들은 웬만큼 시간이 지나도 헷갈리기만 할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돌아가는 생각은 이 정도 될 것이다.


[독백] “X가 감자를 사재기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배추를 사재기하거나 감자를 사재기 한다면, X가 배추를 사재기하는 것은 분명하겠군. … 별로 어렵지는 않네. 그 다음에, c) 고추를 사재기 하지 않는다면 양파를 사재기 한다. 그런데 d) 배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고추를 사재기 하지 않는다. 앞에서 X가 배추를 사재기하는 것은 확실하니까, … 그러면 고추를 사재기 하나? 아니다. d)는 조건문이지만 앞부분이 배추를 사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서 뒷부분도 확실하지는 않군. … 음! 만만치 않은데…”


하지만 이 문제를 명제 논리로 풀면 누구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풀이는 다음과 같다.

a) X 기업은 감자를 사재기하지 않는다.

b) X 기업은 배추를 사재기하거나 감자를 사재기한다.

c) X 기업이 고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양파를 사재기한다.

d) X 기업이 배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고추를 사재기하지 않는다.

a) ~P

b) Q∨P

c) ~R→S

d) ~Q→~R

웬만해서는 풀이를 척 보면, 문제가 다음과 같이 기호로 번역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X 기업이 감자를 사재기한다. = P

X 기업이 배추를 사재기한다. = Q

X 기업이 고추를 사재기한다. = R

X 기업이 양파를 사재기한다. = S

X 기업은 배추를 사재기하거나 감자를 사재기한다. = X 기업이 배추를 사재기하거나 X 기업이 감자를 사재기한다. = Q∨P.

……

 

그렇다면 a)와 b)를 결합하여 우리는 Q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연역규칙 중 (4) 선언지 제거법에 해당한다. 그 다음에 c)와 d)는 조금 더 복잡하다. c)와 d)에서 ~R이 연결고리가 될 수 있으므로 연역규칙 중 (3) 조건삼단논법을 써서, “~Q→~R, ~R→S, 그러므로 ~Q→S"를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Q→S로는 별로 확실하게 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지금까지 확실한 것은 Q뿐인데, 이것을 가지고 ~Q→S과 결합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Q가 있다고 해서 ~Q→S와 결합해서 ~S같은 것을 도출할 수는 없다.2) 대신에 ~Q→S는 동치규칙 중 실질함축규칙에 의해서 Q∨S가 된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Q와 Q∨S를 얻는 것이다. 답은 이렇게 된다. X는 배추를 사재기하는 것(Q)은 확실하다. Q∨S에서 Q가 이미 참이므로 S는 참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X는 양파를 사재기할지는 불확실하다(알 수 없다).

만약 여러분이 웬만큼 머리가 명석하더라도 명제논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X가 양파를 사재기할지를 알 수 없다”라는 답을 자신있게 얻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명제논리(현대 논리학)라는 첨단 지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해진다. 일상 언어를 기호로 잘 번역하고 여기에 착오가 없다는 것이 확실하면 나머지 추론에 대해서는 매우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만약 명제 논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런 추론은 오직 IQ가 높은 몇몇 사람에게만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명제 논리를 사용한다면 위의 연역규칙과 동치규칙을 복사해서 옆에 두고 하나씩 대조하면서 누구라도 풀 수 있다. 두뇌가 명석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해답을, 평범한 사람도 시간만 충분히 주어지면 똑같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만 충분히 주어지면’이라는 단서 조건에 대해서 딴지를 걸지는 말라. 첨단 지식으로 자동차를 만들어서 오늘날은 누구라도 옛날 삼국지 속의 관우가 가졌던 적토마보다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도 “돈과 기름이 있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야 한다. 그런 단서가 붙어도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첨단 지식이듯이 명제논리는 첨단 지식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여러분은 우주선의 과학자인데, 새로운 행성인 파천성을 발견하였다. 이 파천성에 대해서 조사를 해 본 결과를 우주선의 함장에게 설명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여러분은 로봇이 채취해 온 유리상자 안의 돌 하나를 가리키면서 파천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해 준다.


이 광물이 옵타니움인 경우에만 이 행성은 오메가 자장에 오염되었다 할 수 있다. 이 광물이 옵타니움이면 이 광물은 티타늄 동조반응이 측정되고 전파장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티타늄 동조반응이 측정되지 않는다면 이 행성은 오메가 자장에 오염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는 말한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는 하지만, 티타늄 동조반응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권을 가진 우주선의 함장은 옵타니움이 뭔지, 오메가 자장은 뭔지를 하나도 모른다3). 자기 일도 바빠서 알고자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주선 함장까지 될 수 있었던 만큼 건전한 상식과 기본적인 사고력은 있다. 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명제논리를 사용해서 증명하는 것이 한 가지 답이다.

먼저 여러분이 한 말을 명제논리의 기호로 번역해야만 한다. 다음과 같이 출발할 수 있다.

 

 

이 광물이 옵타니움이다: O,

이 행성은 오메가파로 오염되었다: C,

티타늄 동조반응이 측정된다: T,

전파장을 감소시킨다.: R

 

이 때 M, C, T 등의 기호는 아무 거나 취향에 맞게 선정하면 된다. 헷갈리지 않기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에는 이 과학자의 설명을 명제논리로 구성한다. 여러분이 한번 직접 해 보기 바란다.

내가 배울 때의 실수, 그리고 가르칠 때의 경험을 가지고 추측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이 했을 것이다.

 

 

전제1. O→C,

전제2. O→(T∧R)

결론. ~T→~C.

자, 그 다음에 어떻게 하지? 잘 안 될 것이다. 문제는 전제1의 번역에 있다. 바르게 하자면 “이 광물이 옵타니움인 경우에만 이 행성은 오메가 자장에 오염되었다 할 수 있다”는 “O→C”가 아닌, “C→O”가 되어야 한다. 왜 그런가? 이 말 뜻을 잘 곱씹어 보자. 이것은 “광물이 옵타니움이지만 행성이 오염되지 않은” 경우에 참인가? 그렇다. 그렴 “광물은 옵타니움이 아니지만 행성은 오염된” 경우에 참인가? 그렇지는 않다. 옵타니움인 경우에만 (행성이) 오염되었다는 말이므로 다른 경우에(즉, 옵타니움이 아닌 경우에) 오염되는 것을 허용하면 안 된다. 즉 전건이 참이고 후건이 거짓인 것이 허용된다. 이제 P→Q의 진리표를 기억한다면 전제1이  “O→C”가 아닌, “C→O”가 되어야 함을 이해할 것이다.

이런 착오는 흔히 일어나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착오의 핵심은 “…이면(…인 경우)”이 아니라 “…인 경우에만”에 있다. 즉 ‘만’ 자가 주범인 것이다. 그러므로 조건문적인 문장을 읽고 명제논리로 번역을 할 때에, “P이면 Q"이다이면 ”P→Q“로 번역하고 ”P인 경우에‘만’ Q이다“이면 ”Q→P“로 번역해야 한다. 이것은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이제 여러분이 우주선 함장에게 설명한 내용은 명제논리로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전제1. C→O,

전제2. O→(T∧R)

결론. ~T→~C.

 

학자들은 이 때 다음과 같이 증명한다.


          1. C→O,          전제

          2. O→(T∧R)            전제

          3. C→(T∧R)            (1),(2) 조건삼단

          4. ~C∨(T∧R)           (3) 실질함축규칙

          5. (~C∨T)∧(~C∨R)    (4) 배분법칙

          6. (~C∨T)              (5) 연언지 분리법

          7. C→T                 (6) 실질함축규칙

          8. ~T→~C.             (7) 대우규칙


이런 학자들의 방식은 따라해 볼만 하다.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내 경우에는 그랬다. 이런 증명의 각 줄은 다음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문장번호(3)

기호로 된 문장(C→(T∧R))

(1),(2) 조건삼단


문장번호는 그 줄을 나타낸다. 그냥 ‘이름표’인 것이다. 그 이름표의 내용이 두 번째 것, 즉 ‘기호로 된 문장’이다. 올바른 증명에서 이 문장은 둘 중의 하나여야 한다. 전제이거나 앞의 문장들의 논리적인 결합이어야 하는 것이다. 전제라면 그것은 그냥 도입된다. 그것이 앞의 문장들의 논리적 결합이라면 그것은 이미 앞에 나타났던 문장들을 명제논리의 연역규칙이나 동치규칙에 의해서 변형한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연속해서 나가서 맨 마지막에는 원하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결론이 증명된 것이다.

이런 증명은 굉장히 차갑다. 법전을 보고 판결을 하듯이, 추론은 앞에서 나열한 연역규칙과 동치규칙들만을 보고 ‘기계적으로’ 바꿔 나간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 상관이 없다. 냉정하다. 그리고 기호 논리의 매력이자 장점은 그 ‘냉정함’에 있다. 범죄자는 벌을 받아야 하고(P→Q), 그 사람이 범죄자라면(P), 그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Q)라는 결론이 냉정하게 따라나온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상관없이 말이다. 장점도 있다. 우주선의 과학자가 아무리 어려운 용어를 쓰더라도 그 말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부당한지 역시 냉정하게 따라나온다.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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