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의 고유 명사와 크립키의 고정 지시어

 

 

러셀에게 유의미한 것은 논리적 고유 명사이다. 논리적 고유 명사는 지시대상을 가지는 명사 혹은 어구로서, 기술구로 바꿔쓰기를 할 수 없는 이름이다. 러셀은 기술적 지시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들 중 한 명이다.

크립키는 이러한 기술적 지시이론을 배격한다. 기술론자들은 이름과 정관사 어구가 같은 구조를 갖는 것으로 생각했다. '플라톤의 가장 유능한 제자'라는 기술어구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대상만을 이 세상에서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립키는 정관사 어구가 기술된 내용을 의미로써 갖는 반면, 고유 명사는 지칭체만을 가진다고 보았던 밀의 견해를 부활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고정 지시어를 도입하여 양상 맥락과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였다.

그럼 크립키의 고정 지시어란 무엇인가? 우리는 고정 지시어와 함께 비고정 지시어를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고유 명사라 부르는 것은 고정 지시어이다. 어떤 표현이 모든 가능 세계에서 동일한 대상을 지시한다면 고정 지시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비고정 지시어이다. 예를 들어서 지시 대상이 있더라도 기술 어구는 비고정 지시어이다. 이러한 구분은 양상 맥락에서 잘 드러난다.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이름이 일단 명명되면, 어떠한 가능 세계에서도 고정되어 아리스토텔레스를 지시한다. 그러나 기술 어구는 무엇을 고정하여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그 지시 대상이 다른 것일 가능 세계게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새벽별과 저녁별의 문제에서도 러셀은 둘을 기술 어구라 보고 있지만, 크립키의 입장에서는 둘 다 고정 지시어이다. (보다 자세한 것은 크립키의 지시 이론 참조)

그러면 러셀은 기술적 지칭론자인가? 크립키는 프레게와 더불어 러셀을 전형적인 기술론자로 보고 공격했다. 러셀의 기술이론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유명사는 기술어구로 분석될 수 있다. 기술어구로 분석될 수 있는 일상적 고유 명사도 크립키에 따르면 고정 지시어가 된다.

그러나 러셀의 기술 이론의 핵심은 모든 기술 어구들이 무의미한 것이므로, 논리적 분석을 통해 유의미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러셀은, 프레게와는 달리 '의미'같은 언어와 대상을 매개하는 3자를 설정함 없이, 의미는 바로 지시체 자체이며, 논리적 고유 명사는 상황이나 문맥에 상관없이 고정적인 지시체를 갖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논리적 고유 명사와 고정 지시어가 동일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러셀이 "Description" 마지막에서 기술 어구의 일차적 사용과 이차적 사용을 구분한 것은 이러한 점을 시사한다.

(ㄱ) 프랑스의 현재 왕은 대머리이다. (Ex)(Fx & (y)(Fy-->(y=x)) & Bx)

라는 문장을 부정할 경우(즉, 프랑스의 현재 왕은 대머리가 아니다), 그 부정('대머리가 아닌 프랑스의 현재 왕이 있다'라고 해석할 경우)과 (ㄱ) 모두 진리치가 거짓이 되어 배중률에 위배되는 결과가 도출된다. 그러나 우리 말에서도 '아니다'가 문장 전체와 '대머리이다'에 걸리는 경우를 구분할 수 있듯이, 두 경우를 구분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 (Ex)(Fx & (y)(Fy-->(y=x)) & Bx)와 (Ex)(Fx & (y)(Fy-->(y=x)) & - Bx)를 구분할 수 있겠는데, 첫 경우는 (ㄱ)과 반대 진리치를 갖고 있으므로 배중률이 지켜지며, 후자는 (ㄱ)의 부정이 아니므로 상관이 없다. 후자의 해석을 러셀은 일차적 해석, 전라를 이차적 해석이라고 불렀는데, 이러한 해석의 구분은 인과적 지칭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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