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대주의와 정합주의에 대한 비교 논의
1. 문제제기 인식적 정당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은 의문시되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다른 믿음을 전 제로서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새로 제공된 믿음의 정당화에 대해서 세 입장으로 나뉜다. 첫째 그 정당화가 불가능하다는 회의주의, 둘째 기초적인
믿음에 도달했기 때문에 소급은 끝난다는 토대주의, 소급이 순환하여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정합주의가 그것이다. 여 기서는 회의주의를 제외한
토대주의와 정합주의에 대하여 기본 입장과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2. 토대주의 토대주의는 기초적인 믿음에 도달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에서 정당화의 소급이 끝난다고 본 다. 그리고 하여 그 기초적인 믿음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다른 믿음에서와 같은 정당화가 요구되지 않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지식체계가 성립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수학의 공리같은 것이 그런 기초적인 믿음에 해당한다. 뉯) 토대주의가 해결해야 할 기본적인 문제점이 있는데 그것은 토대적 믿음은 어떻게 정당 화하는가 하는 것이다. 즉 이 토대적 믿음은 그 위의 믿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당화되어 야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륚) 이 문제에 대한 전통적 해결책은 직접적인 경험이나 직접적인 파악, 직접적 직관에 의 해서 파악된 사실은 그 자체로 정당화된다는 주장이다. 이를 가리켜 "직접적 소여설"이라 한다. 직접 주어졌다는 말이다. 볾) 이 직접적 소여설은 두가지를 전제한다. 첫째로 직접적 소여에 대한 파악 또는 경험은 오류불가능하다는 것(오류불가능성)과 둘째로 사적인 정신상태 또는 감각상태만이 소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쏛) 예를 들어서 "지금 여기가 아프다"라는 식의 문장이 그것인데 이 문장은 적어도 그 사 건이 일어나는 그 때 만큼은 적대적으로 타당하다고 본다. 잸) 그럼 이 입장의 난점을 살펴보자. 첫째로 일시적으로 확실한 이런 것들만으로 엄청난 경험적 지식을 밑받침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가? 달리 말하면, 주관에 의해 명증적인 것이 객관적으로 보편화될 수 있는 가? 둘째로 진술과 사실을 비교할 수 있는가? 어려울 것이다. 비교되는 것은 진술과 진술일 뿐, 진술과 사실이
비교될 수 있다는 견해는 또다른 형이상학을 전제하고 있다. 3. 정합주의 정합주의자의 주장을 보자. 믿음이란 어떤 정합적인 체계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다른 믿 음들과 추론적인 관계에 있을 때 정당화된다. 뉯) 정합주의적 정당화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단계를 밟아 정당화된다. 첫째 어떤 믿음과 다른 믿음들 간의 관계로부터 추론할 수 있다는 것. 둘째 전 믿음체계가 서로 정합적이라는 것, 셋째 전 믿음체계가 정당화된다는 것,(즉 옳다는 것) 넷째 문제되고 있는 믿음이 이 체계 속에서 정당화된다는 것 - 이 그것이다. 륚) 위의 "정합성"은 서로 추론적인 관계, 증거관계(하나가 다른 하나의 증거가 되어 줌), 설 명관계(하나가 다른 하나를 설명해 줌)의 의미로 파악할 수 있다. 볾) 하지만 정합주의도 풀어야할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다. 첫째는 대안체계의 문제이다. 상충하는 믿음들이 정합성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내적인 정합성이 정당화의 유일한 조건이라면, 그 체계가 외부세계와 두절되어 버리 고 외부의 사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게 된다. 셋째는 인식론의 문제는 정당화와 진리를 연결시키는 것이고 진리를 추구했기 때문에 정당 화가 문제된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정합성만으로는 불충분한 것 같다. 4. 마지막 고려할 사항 철학사에서는 전통적으로 토대주의와 정합주의는 서로 양립하면서 큰 위세를 떨쳐왔다. 하 지만 둘 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위의 문제점들을 명쾌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상대주 의자와 회의주의자들의 공격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
처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