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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실증주의의 철학과 그 역사
○ 논리실증주의의 이념 20세기 초 비엔나에서는 수학과 자연과학으로 무장한 소위 논리실증주의자들이 통일 과학의 이념을 내걸고 등장했다. 그 통일 과학의 이념이란 지식을 경험에 조회해서 정당화한다는 것이었고 그들은 경험론의 전통에 서서 모든 비분석적인 지식은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야 하고 경험에 기초하지 않은 모든 종합적인 언명을 정당한 지식의 영역에서 배제하였다. ○ 논리실증주의의 성격 논리실증주의는 모든 비분석적인 지식은 경험에 토대하고 있다는 근대 경험론의 근본적인 주장을 계승하여 형이상학을 위시한 독단적인 주장들로부터 학문의 지위를 빼앗고 모든 학문을 자연과학, 특히 물리학의 방법론을 따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려는 통일과학의 이념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그들은 자연과학적 (경험적) 지식을 인간의 지식의 패러다임으로 간주하였다. 그것은 과학이 다른 학문, 특히 형이상학과는 달리 주관적인 왜곡으로부터 벗어나 객관적인 진리를 발견하는 굳건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들은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을 엄격히 구분하였다. 그들은 과학의 성공이 과학의 특유한 정당화 방법, 즉 객관적인 경험에 기초한 이론의 검증이라는 특성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했다. ○ 의미 검증 이론(verification theory of meaning) 논리실증주의의 입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이론 이 이론은 어떤 문장이 의미를 가지고 참 또는 거짓이라고 말해질 수 있는 것은 1) 분석적 혹은 자기 모순적이거나 2) (최소한 원리적으로) 경험적 테스트가 가능한 문장이라고 주장한다. (1)은 그 형식에 의해 논리적으로 그 진위가 결정되는 분석적인 문장임에 반해 (2)는 경험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한에서만 유의미하여 그 참 거짓을 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당한 지식은 그 참이 형식에 의해서 보장되는 논리적(분석적) 언명이거나 관찰을 매개로 하여 사실에 의해 보장되는 경험적 언명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 의미 검증 이론의 의미 그들은 의미 검증 이론을 바탕으로 윤리적, 미학적 명제를 포함한 소위 형이상학적 명제들을 무의미하다고, 즉 그 진리값을 논할 수 없다고 단죄하였다. 결국 어떤 (종합적) 명제가 과학적인가 아닌가, 즉 고찰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는 유의미한 명제인가 아닌가는 그 명제가 관찰 경험를 통해 검증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게 된다. 이러한 주장은 “세계에 대한 모든 참인 명제들의 집합이 곧 과학”이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 논리실증주의의 철학적 배경 논리 실증주의의 배경에는 화이트헤드와 러셀이 공저한 『수학원리(Principia Mathematica』의 기호 논리학과 전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유의미한 명제는 원리적으로 관찰에 의해 확인될 수 있는 원자적 사실을 기술하는 요소 명제이거나 혹은 그 원자 명제의 진리 함수이다. 결국 경험적으로 유의미한 문장의 진리값은 어떤 문장이든지 그 문장이 분석되는 최종 치인 원자 명제의 진리 값에 의존하며 그 각각의 원자 명제들은 대상 세계의 한 단위인 ‘사실(Tatsache)’에 대응하여 그 진리성을 보장받는다. 결국 문장들의 집합인 (과학)이론은 그 형식적인 면에서는 필연적으로 성립하는 논리에 의해, 내용적인 면에서는 역시 객관적으로 확실한 경험에 의해 그 기반이 보장된다. ○ 의미 검증 이론의 문제점 하지만 이러한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의미 검증 이론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1) 보편양화 문장의 유의미성 문제 그 대표적인 것이 보편양화 문장의 유의미성 문제이다. 헴펠(Hempel)의 정식화를 따르면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의미검증이론의 첫번째 판은 다음과 같이 정식화될 수 있다. “한 문장은 그것이 분석적이지 않고 어떤 유한한 논리적으로 일관된 관찰 문장의 집합으로부터 논리적으로 도출될 때 그리고 그 대에 한해서만 경험적으로 유의미하다.” 이 주장에 의하면 유한한 관찰 문장에 의해 논리적으로 도출되지 않는 보편 양화 문장은 경험적으로 무의미하다. (이러한 문장은 또한 분석 명제도 아니므로 이 문장의 참거짓은 논할 수 없다.) 하지만 과학 이론은 수많은 법칙적 진술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문장들은 보편양화사를 통해서 기호화된다. 결국 이러한 주장은 과학이 이론 체계의 많은 부분을 구성하는 문장들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판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2) 그 밖의 문제점 이외에도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경험적으로 유의미한 문장과 임의의 문장의 선언(disjunction)은 그 문장이 어떤 문장이든 관계없이 경험적으로 유의미하게 되고 또한 경험적으로 유의미한 문장의 부정이 경험적으로 무의미하게 되는 (예를 들면 존재 양화 문장의 경우) 등의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을 초래한다. (여기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참, 거짓을 가진다는 뜻임에 유의하자.) ○ 확증 가능성으로의 대치 1) 확증 가능성이란? 한 명제를 확증한다는 것은 그것의 참거짓을 명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관찰을 통해서 그 명제가 참 혹은 거짓일 확률을 크게 하거나 작게 하는 것을 말한다. → 보편문장에 대한 검증 가능성이 없음을 임정하고 그 대신에 연속적인 확률의 증감으로 표시되는 확증도를 중심으로 한 확증 가능성을 검증 가능성의자리에 대체함으로써 논리실증주의의 주장을 구원하려 한 것이다. 2) 확증가능성의 문제점 자연법칙으로 제안된 가설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는 무한한 세계에서는 0의 확증도를 가지며 세계가 유한하더라도 그 세계가 매우 크다면 가설을 확증하는 개별 사례가 아무리 많더라도 그 확증도는 거의 0일 뿐이다. → 보편 문장의 유의미성의 기준으로서 확증 가능성은 검증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귀납적 방법에 기초한 것이며 결국은 완화된 검증 가능성에 불과하기 때문에 검증 가능성이 가지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확증가능성의 다른 문제점(까마귀 패러독스) 어떤 증거 사레들이 해당 가설에 대해 확증의 관계에 있는가 하는 문제. 이것이 일명 ‘까마귀 패러독스’이다. 까마귀 패러돇란 (x)(Px →Qx)의 논리적 형식을 갖는 모든 보편양화문(그리고 많은 자연과학의 법칙은 이런 형태로 기호화되는데)을 Px & Qx 라는 단칭명제가 확증한다는, 증거 사례와 가설간의 확증관계에 대한 Nicod의 제안과 (x)(Px→Qx)는 (x)(-Qx→-Px)와 논리적으로 동치라는 논리학의 주장으로부터 나오는 기괴한 결론이다. 이런 경우에 ‘모든 까마귀는 검다’라는 과학적 가설(혹은 이와 같은 논리적 구조를 가진 모든 가설들)을 ‘이 분필은 희다’라는 관찰 사례가 확증한다는 결론이다. 왜냐하면 ‘이 분필은 희다’는 ‘까마귀가 아닌 것은 검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이 외에도 특수 귀결 조건과 역귀결 조건에 대한 문제들은 이 확증의 문제가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이론체계 안에서 몹시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 포퍼(Popper)의 반증주의 1) 포퍼의 주장 : 포퍼는 귀납주의적 전통에 서 있는 검증 가능성과 확증 가능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과학과 비과학을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구획 기준으로 반증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포퍼 이전까지의 상식은, 과학은 귀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귀납법이 과학을 과학 아닌 것과 구별시키는 구획 기준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포퍼는 흄의 전통을 따라 타당한 귀납 추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더 나아가 귀납 추리가 과학의 구획 기준의 문제와 아무런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2) 반증 가능성과 박진성 하나의 관찰 사례는 보편 문장을 결정적으로 검증하거나 확증할 수는 없지만 후건 부정에 의하여 결정적으로 반증할 수는 있다. 이렇듯 각각의 관찰 사례는 잠재적인 반증자이고 그러한 관찰을 통한 실험을 통과하지 못한 과학 법칙은 곧바로 폐기된다. 실험을 견딘 법칙은 아직 반증되지 않은 가설로서 남는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과학 이론을 통해 계속되는 비판과 문제의 해결을 거쳐 진리를 향해 무한히 매진할 뿐이다. 이것이 박진성(verisimilitude)인데 반증 가능성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포퍼에 의하면 진리는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과학의 관행을 지도하는 규제적 이념(regulative idea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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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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