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타이어의 도덕 철학 요약

 

 

매킨타이어의 주요 논변은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다. (After Virture 를 중심으로)

우리는 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 즉 담화(narrative) 속의 행위에 주목함으로써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는 타인들의 이야기와 겹쳐서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는 그러한 담화의 조건이자 배경일 뿐만 아 니라 그 형태와 틀을 규정하는 공동체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현대국가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공통의 도덕적 신념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으며 그래서 가족, 종족, 이웃 등과 같은 소규모 사회만이 진정한 공동체 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매킨타이어의 도덕철학의 논변 전개에서 주요 개념들은 크게 설화적 자아 (narrative self), 관행(practice), 전통(tradition)이라고 할 수 있다. 매킨타이어는 도덕적 가 치가 개인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자유주의의 자아관에 반대하며 또한 인간의 목적을 무시하는 자유주의의 입장을 비판하고 도덕적 삶 속에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는데 필 수적인 사회적 맥락을 자유주의가 경시한다고 비판한다. 설화적 자아, 관행, 전통의 개념들 은 이러한 자유주의 비판에 대한 매킨타이어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가지 개념들을 중심으로 매킨타이어의 주장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설화적 자아(narrative self)의 개념을 살펴보자. 『덕 이후』에서 매킨타이어는 근대 철학의 자아를, 자신의 선택에 독립적인 선을 이해할 수 없게 된 자아로서 규정한다. 근대 계몽주의적 자아는 자신이 자아상을 스스로 선택하는 자아, 그래서 사회적 맥락들을 모두 제거한 추상적인 자아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제시되는 매킨타이어의 설화적 자아는 자 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행위들과 관행 속에서 파악되는 자아이다. 매킨타이어는 "내가 자 신을 어떤 이야기의 부분으로서 파악하는가"라는 선행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경우에만 "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우리 는 하나 이상의 역할상(character)과 함께 사회에 들어가며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 역할상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매킨타이어는 단순한 선택자로서의 인간관을 거부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선택 자로서의 인간관이란 자신이 선택하는 선택을 발전시키는 속에서 그 정체성을 얻게 되는 자 아관이다. 대신에 매킨타이어는 자아의 선택을 형성하고 또 그러한 선택들을 이해가능한 것 으로 만드는 사회적 배경과 도덕적 맥락의 중요성에 촛점을 맞춘다. 그래서 매킨타이어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개인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련해서 우리가 누구인 가를 발견함과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개인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사회적으로 구성된 존재임을 언급하지 않고서 제대 로 이해할 수 없으며 도덕적 규범도 이에 따라서 결정된다.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내가 무엇 을 해야만 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어떤 설화적 구조 속에서 나는 나의 현재가 나의 과거 와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그 전체적인 나의 삶의 이야기를 인식해야만 한다. 따라서 내가 누 구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탐구는 단순히 선택들의 집합을 고려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삶의 통일성에 핵심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해서만이 가 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일성은 또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오직 사 회적 맥락만이 삶의 삶에 내용을 제공한다. 그것은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자아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포괄적 사회적 맥락은 구체적으로 관행(practice)으로서 주어진 다.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관행이란 "사회적으로 확립된 협동적인 인간 활동의 정합적이고 복합적인 형식이며 이것을 통해 이런 활동의 형식 속에 내재된 선들이 이 활동 형식에 비례 하고 부분적으로는 이에 의해 규정되는 탁월함의 표준들을 성취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실현 되며 그 결과 탁월함을 얻고자하는 인간의 힘과 목적과, 기타 유관한 선들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체계적으로 확장된다." 매킨타이어가 드는 관행의 예는 체스와 축구, 농사, 건축, 정치 등이다. 이러한 관행들의 매우 중요한 특성 하나는 그것이 관행에 내재적인 탁월함의 표준을 함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 선수가 알아야 하는 것은 축 구의 규칙들과 그에 의해서 규정되는 표준들이다. 이 때 축구의 관행이 축구의 훌륭함을 결 정하며 다른 것, 예를 들어 개인의 선호나 결정은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매킨타이어는 도덕 일반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축구의 훌륭함을 이해할 때처럼 해 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도덕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은 관행에 근거한 덕이며 이러한 덕은 자유주의의 주장처럼 개인적 선호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도덕 규범도 초월적 자아의 선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도덕적인 행동, 그래서 훌륭한 행동의 기준은 우리가 속한 관행의 종류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와 같은 도덕관에 따 르면 덕이 일반적 규칙이나 추상적 원칙보다 더 핵심적인 것이다. 무엇이 덕이며 왜 그것들 이 덕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그것들을 정의하는 관행들에서 그것들이 어떤 역할을 차지하는 지를 이해함에 의존하며 특히 자아의 설화적 통일성에 그것들이 중심적인지 여부에 의존한 다.

하지만 관행들은 또한 더 포괄적인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개인 적 삶들과 현존하는 관행들을 더 포괄적이고 사회적인, 전통의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 전통이란 "관행들의 집합에 의해서 구성되며 그 관행들의 중요성과 가치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전통을 통해서 그러한 관행들이 형성되고 세대를 거쳐서 전달된다. 전통 들은 주로 종교적이거나 도덕적, 경제적, 심미적, 혹은 지리적일 수도 있다." 전통에 대한 이러한 이해와 더불어 자아와 관행에 대한 앞선 관점들을 통해서 우리는 매킨타이어의 도덕 이론을 구성하는 포괄적인 틀을 알 수 있다.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설화적 개인의 삶은 개인이 자신을 발견하는 보다 포괄적 사회적 맥 락의 배경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포괄적 사회적 맥락은 관행들의 집합을 규정하 며 이것은 다시 덕을 규정하는데 기여한다. 한편 이러한 관행들은 다시 전통을 유지하고 전 통 속에서 전통은 개인이 선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제공한다. 합리성의 표준들의 저장소이며 도덕적 고려와 행위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 전통이다. 『덕 이후』에 이은 추가적인 매킨타이어의 작업에서 중심적인 촛점이 맞춰진 것도 역시 전통이다.

이러한 매킨타이어의 전통 개념은 보수적인 윤리학 개념으로 생각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 매킨타이어 본인은 이 전통이 정적인 것이 아니라 동적인 것임을 강조한다. 개인에 대한 탐구는 주어진 것에 대한 발견과 승인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신을 그 속에서 발견하는 관행들과 전통들에 대한 결정적인 반성의 가능성 또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전통은 역사적으로 확장된, 사회적으로 구현된 논변이며 부분적으로는 전통을 구성하는 선 들에 대한 논변이다." 전통들은 시간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한다. 어떤 것은 쇠락하고 어떤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난다. 따라서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전통관 속에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통의 중요성에 대한 그의 강조로 말미암아 도덕적 상대주의를 피하기 힘들다는 반론이 생겨난다. 이러한 부담으로 인 해서 매킨타이어는 그의 후속 저작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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