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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많은 돈, 큰 권력, 뭐 이런 것들처럼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오히려 사소한 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말이다. 난... 이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가 마음 속에서 짜르르 흐르는 행복감을 느끼면서 웃음을 짓는 경우는 아주 사소한 것,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어떤 것들이거나 아니면 남들도 다 가진 것들일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부터 말할 것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기 바란다.

2002년 9월에 나는 포르투갈에 다시 갔다. (예전 이야기 보기) 1년 반 전에 포르투갈에 갔을 때 약속했던 것 때문이었다. 그 곳의 태권도인들이 '내년 여름에 와서 태권도를 지도해 달라'고 했고 나는 그러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곳의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 아이들이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볼 수도 없는 아이들...

먼저 까따리나 이야기부터 하겠다. 처음 봤을 때 6살이었던 까따리나는 아주 어른스러워져 있었다. 1년 반 전에 왼쪽 위에 보는 사진의 모습이던 까따리나는 조금 더 성숙된 모습이었다. 그래봤자 7살이지만.^^(아이, 이뻐~) 이 사진은 내가 아이들을 본 첫날 사진기를 가지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서 찍은 것이다. 그래서 조금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는 까따리나의 장난기어린 모습은 정말 장난으로 취한 자세이다.

((2002년 2월의 까따리나 모습은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동영상은 까따리나랑 같이 태권도를 한 후에 찍은 것이다. 아직 머쓱해서 얘기를 잘 못할 때였고 까따리나는 태권도복을 입고 있을 때였다. 나는 까따리나에게 "넌 정말 예쁘구나, 이름이 "까따리나" 맞지?- 이런 질문들을 했고 옆에 서 있던 까따리나 아빠가 그걸 포르투갈어로 통역해 주었다. 까따리나는 연신 "예스"만 말하고 있다. 내 목소리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아예 전체 소리를 없앴다. 비디오))

위의 사진을 보면 수잔나와 알렉산드라(하지만 "세노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는 아주 어린 아이지만, 오히려 어린아이라서 짧은 시간 동안에 훨씬 더 자란 모습을 보게 되었다.

왼쪽 사진이 수잔나와 세노카의 생일날 찍은 사진인데 둘은 지금 각자 받은 생일 선물을 들고 있는 것이다. 처음엔 수잔나와 세노카를 구분하지 못해서 고생했지만 지금은 둘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사진에서는 왼쪽에 있는 아이가 수잔나이고 오른쪽의 남색 옷을 입은 아이가 세노카이다.

아이들은 외모만 자란 것이 아니었다. 까따리나는 내가 포르투갈에 가기 전에 태권도 경기에 나갔었다. 그걸 찍은 비디오를 보았는데, 자기보다 훨씬 키가 큰 상대를 맞아서 용감하게 잘 싸웠다. 물론 기술은 없어서 상대의 공격을 무지막지하게 맞으면서 파고드는 바람에 점수도 많이 잃어서 졌지만,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 비디오를 본 후 내가, "내가 까따리나를 한 달만 가르치면 실력이 금방 향상될 것이다"라고 말하자 까따리나가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이들은 나를 '맹신'에 가까울 정도로 믿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칭찬이 된 것 같았다. (이런... 본의 아니게 잘난 체를... 죄숑~)

네번째 사진은 내가 세노카와 까따리나랑 같이 찍은 사진이다. 난 이 아이들이 나에게 잔뜩 기대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_-;

나중에, 저녁 쯤에, 태권도 수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까따리나가 아빠인 페르난도씨에게 뭐라고 말했다. 페르난도씨가 씩 웃더니 나에게 해 준 말이, 까따리나가 나중에 크면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단다. 그러자 까따리나는 내가 그 말을 들은 걸 알고는 딥따 부끄러워 했다.

세 아이들 중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아이는 역시 까따리나다. 이 아이는 언니인 때문도 있겠지만, 하여튼 굉장히 어른스럽다. 7살 밖에 안된 여자 아이가 아빠 따라다니면서 태권도를 하는데, 항상 자기만큼 큼직한 가방을 들고 다니고, 다른 사람이 들어주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세 아이들 중에서 나를 가장 좋아한 아이? 글쎄... 아무도 없나? (-.- )( -.-)(-.- )( -.-)

직접적인 감정 표현만으로 봤을 때는 수잔나가 제일 독점하는 마음이 강했다. 여러 사람들이랑 어딜 나가면 항상 내 손을 잡으면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매달리지 못하게 막았다. 수잔나가 항상 하는 말은 이거였다. "He's mine."(이 아저씨는 내 꺼야.) 물론 까따리나만 영어를 조금 배웠을 뿐 쌍동이들은 아직 어려서 영어를 잘 못했지만, 수잔나는 그 말만 외워서 말하곤 했다.

내가 본 바에 따르면 수잔나는 솔직히 조금 공주병 기질이 있다. 물론 그래도 될 만큼 예쁘게 생겼긴 하지만 말이다. 오른쪽에 보는 아가씨도 수잔나와 세노카 사진을 보면서 "너무 예쁘다, 부럽다"라는 말을 연발했으니... (그런데 이 여자는 또 누구냐고? 궁금하면 딸깍해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연예인은 아니다. 아마, 남자라면 이 사람을 확인해 보지 않곤 못배길 걸? 나중에 다시 여기로 찾아오는 수고를 하지 말고 좋은 말 할 때 지금 확인해 보라니까~)

어쨌든 수잔나가 날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하나 있다. 그건 왼쪽에 보이는 사진이다. 이 사진은 너무 멀리 찍어서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같이 계단에 앉아 찍은 사진이다. 왼쪽에 까따리나가 보이고 나와 까따리나 사이에 세노카가 있다. 내 뒤에서 고개를 숙여서 나에게 뽀뽀를 해 대는 아이가 누구냐면 수잔나이다. 오른쪽에 있는 아이는 필라파.

불행한 것이 있다면 이 사진이 너무 멀어서 그렇게 훌륭하게 식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 정말이라니깐... 정말이예요. 제발 믿어 주세요. 수잔나가 나한테 뽀뽀하고 있는 것 맞아요. T.T

... 일단 추태는 그 정도에서 그치고 필리파를 소개하기로 하자.

이번에 포르투갈에 머무는 동안 나는 까따리나네 집에 머물렀다. 그래서 아침에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인사를 할 수 있었고 저녁에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걸 제일 부러워 한 사람이 필리파였다. 내가 처음 포르투갈에 갔을 때는 필라파네 집에서 한 사흘간 머물렀었다. 하지만 이번엔 까따리나 집에서만 머물렀기 때문에 필리파는, 내가 포르투(도시 이름)에 왔는데 왜 자기만 나를 만나지 못하느냐고 불평을 해 댔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

예전에 필리파는 내가 안고 있으면 금방 엄마한테 가려고 하곤 해서 (예전 이야기 보기) 필리파는 날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필리파가 철이 들어서 그런가? -.-;;;

((사실 날 좋아하는 아이들은 나이 대가 정해져 있다. 대체로 5살에서 8살 사이라고 보면 된다. 그 이상으로 나이를 먹으면 다시 나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어지더라. T.T))

오른쪽 사진은 역시 공원에 놀러갔을 때 필리파를 살짝 안고 찍은 것. 그 뒤의 계단 멀리서 까따리나와 세노카가 사진찍는 우리를 보고 막 달려오는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이 날 어디엘 갔었는지 잠깐 말해 볼까.

이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모든 가족들이 쉬는 날이어서 아이들과 나를 위해 인근의 공원에 놀러간 것이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나는 모든 아이들과 같이 놀 수 있어서 기뻐했다. 왼쪽 사진은 공원에서 내가 찍은 사진인데, 가족들이 모두 모인 사진이다. 왼쪽부터 필리파, 수잔나, 세노카, 까따리나, 까따리나 아빠(페르난도), 필리파 아빠(필립), 까따리나 엄마(테레사), 필리파 엄마(산드라), 그리고 맨 오른쪽의 여자 분은 미국에서 태권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온 수학교수였다.

이제 너무 지루할 수 있는 얘기는 접고, 끝으로 내가 떠나던 날의 이야기로 마무리해야겠다.

1년 반 전에 내가 아이들을 마지막 볼 때, 아이들은 우루루 달려 나와서는 내 뺨에 뽀뽀를 하고는 다시 우르르 자기네들 방으로 달려가 버렸다. 그래서 난 아이들이 헤어질 때 눈물 흘리거나 하지는 않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2주씩이나 있었기 때문일까, 페르난도 씨 댁에서 마지막 저녁을 먹고 공항으로 떠나려고 일어섰을 때는 달랐다. 아이들이 마구 내게 매달리며 가면 안된다고 "No"를 외쳐댔다. 까따리나는 어른스럽게 잡지는 않았지만, 날 쳐다보며 울먹울먹했다. 나는 예전처럼 아이들이 저러다 금방 깔깔대며 웃겠지 생각하고는 나도 웃으며 애들을 안아주고 나왔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메일을 받으니 페르난도 씨가, 내가 떠난 후 아이들이 한시간 동안 방안에서 아무 말도 안하고 울어댔다는 말을 들려 주었다. 페르난도 씨가 날 공항에서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까지 울고 있었단다. 하도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엄마가 야단을 쳐야만 했었다고.

필립 씨도 그 때쯤에 나를 배웅하기 위해서 페르난도 씨 댁에 와 주었다. 필리파도 날 배웅하는 자리에 오고 싶어 했었다는 말을 전해 주었다. 하지만 아빠 엄마가 안된다고 했었단다. 그래서 필리파는 대신에 내게 선물을 전해 주었다. 필립씨가 내게 편지봉투를 하나 건네 주었는데, 그 속에 필리파가 내게 보내는 그림 편지가 들어 있었다. 다음에 보는 그림이 필라파의 선물이다. 금방 잘 못 알아 볼테니까 설명을 해 주겠다.

왼쪽 그림에 있는 글은 영어인데, 필리파가 엄마에게 물어서 내게 쓴 말이다. 다음과 같이 쓰여있다.

"Lee. I like to be with you. And I like you very much. Hugies, Kisses from Filipa"
(번역하면) "아저씨, 같이 있고 싶어요. 그리고 당신을 매우 좋아해요. 포옹과 뽀뽀를 보냅니다. 필리파."

왼쪽 그림의 왼편에 있는 그림은 이런 거다. 하트 모양이 두개 있고 하나는 Filipa, 하나는 Lee(내 이름)이다. 그리고는 서로 연결을 시켜 놓았다. 한편 오른쪽 그림은 내가 타고 떠나는 비행기를 그린 것 같다. 비행기가 파란 색인데, 그건 아마도 내가 파깨비니까 그렇게 그린 것 같다. ^^

여러분이라도 이런 선물을 받으면 가슴이 부풀어 오르면서 행복해질 것 같지 않은지? ^^ (미안하다, 나만 혼자서 행복해 해서...)

재미있는 사실(내겐 재미있게 보였다.)이 하나 있다. 필리파에게 남동생이 생겼는데, 역시 일란성 쌍동이가 생겼다. 왼쪽에 보이는 사진이 그 아이들이다. 엄마 아빠는 아이가 크면 태권도 챔피언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계시더라.

아이들이 너무 순해서 잘 웃지도 않고 잘 울지도 않았고, 낯을 별로 가리지도 않았다. 날 처음 쳐다보고는 그냥 멀뚱히...

나중에 이 아이들도 크면 날 누나들만큼 좋아할까?

참, 예전에 내가 맘마까지 먹여줘야 했던 안드레가 있었지. 안드레는 조금 더 버릇없게 구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페르난도씨와 사이가 좋지 않아졌다. 그래서 그 분 가족이랑은 많이 어울리지 않았다. 전후 사정을 봐서는 안드레네 가족에게 문제가 있어 보였다. 이번에는 페르난도씨 댁에만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럴 때 독심술을 쓰지 않으면 언제 쓰겠는가? 나로서는 어느 쪽만 좋아하고 어느 쪽은 미워할 입장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전혀 없지만, 하여튼 내가 보기엔 그랬다. (참, 외국인에게도 잘 들까 걱정했던 독심술이 여전히 잘 작동한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 그 사람들도 조금 놀라와 했다.^^)

이번에 갈 때는 아이들에게 선물로 마시마로 인형들을 사다 주었었다. 필리파가 특히 그 인형을 좋아했었다.

까따리나 아빠인 페르난도씨는, 아이들에게 뭔가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항상 내 얘기를 한다고 그랬다. "이걸 열심히 하면 정말 실력이 좋아져. 정말이야, Lee가 그랬어." 그럼 아이들의 태도가 바뀐댄다. "정말이예요?" 그리고는 그 때부터 그걸 열심히 한다고...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이 말을 믿는다.

까따리나와 수잔나, 세노카는 내게 선물하기 위해서 만화책을 그린다고 그랬다. 언제쯤이나 그걸 받을 수 있으려나... 2003년 여름에는 아빠랑 함께 그 아이들 중 한 명이 한국에 올 계획이다.

여러분이 만약 아이들을 좋아하고, 특히 사진에서 본 예쁜 아이들을 좋아한다면,

일찍부터 나랑 친해두는 게 좋을 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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