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1.2. 카르납의 양상논리의 이해와 형식적 재구성


카르납의 양상 개념에 대한 이해, 특히 ‘필연성’에 대한 이해는 카르납이 ‘L-참’으로 정의하는 ‘논리적 참’의 개념에 의존한다. 그리고 논리적 참에 대한 카르납의 다양한 형식의 정의들은 ‘논리적으로 가능한 사태들’의 정의, 혹은 ‘그러한 사태들을 기술하는 문장들’에 대한 정의에 기초한다.4)(Carnap[1963], 63쪽) 이 기초 개념은 결국 “사태기술(state-description)”이라는 용어로 지칭되는데, 이 사태기술을 카르납은 원자 명제들(propositional letters)의 집합으로 이해한다.


어떤 문장들의 집합(class)이 … 모든 원자 문장에 대해서 그 문장이나 그 부정을 포함하지만 동시에 양자를 모두 포함하지는 않고, 또한 다른 문장들을 포함하지도 않을 때 이것을 “사태기술”(state-description)이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연하게도, 그 체계들의 술어들에 의해서 표현되는 모든 속성들과 관계들에 관련해서 개별자들의 우주에 대한 가능한 사태를 완전히 기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태기술들은 라이프니쯔(Leibniz)의 가능 세계들이나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의 가능 사태들(possible states of affairs)을 나타낸다. (Carnap[1947], 9쪽)


이 개념에 근거하여 카르납의 양상논리 체계 가 구성된다. 필자는 이 논문에서 를 CML이라고 호칭하겠다.5) 카르납의 , 즉 CML은 명제양상논리체계(CPML)와 양화양상논리체계(CQML)의 두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6) 카르납은 자신의 명제양상논리체계(CPML)와 양화양상논리체계(CQML)를 구분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명제양상논리체계에도 많은 종류들이 있고 또한 양화양상논리 체계 구성에 따른 난점들이 있음이 알려 졌기7) 때문에 양자를 은연 중에 구분해서 논의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CPML은 일반적인 명제논리체계인 PL에, 새로운 연산자 □8)와 그와 유관한 구문론적, 의미론적 정의들을 추가함으로써 얻어진다. 그러므로 카르납의 양상체계 CML은 PL의 모든 기호들과 문장들을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PL을 부분으로 포함한다. 먼저 PL에 대한 카르납([1947], 10-11쪽) 자신의 정의들을 그대로 읽어 본 후에 현대적인 용어들로 형식화해 보기로 하자.


(2-2) [정의] 문장 가 (PL에서) L-참이다. 는 (PL에서) 모든 사태기술에서 성립한다.

a. 는 (PL에서) L-거짓이다. 가 L-참이다.

b. 는 (PL에서) 를 L-함축한다. 문장 가 L-참이다.

c. 와 L-동등하다. 가 L-참이다.

d. 가 (PL에서) L-결정적이다. 가 L-참이거나 L-거짓이다.


카르납의 양상 논리에 있어서 양상으로서의 필연성은 논리적 필연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카르납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9)


(39-1) 가 참인 경우 그 경우에만, 는 L-참이다.

(39-3) CML에서 가 L-참인 경우 그 경우에만, 는 L-참이다.


‘L-참’의 정의는 2-2에서 제시되었다. 그러므로 (39-1)과 (2-2)를 종합하자면 우리는 “가 참인 경우 그 경우에만, 는 (그 체계의) 모든 사태기술에서 성립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카르납의 의도를 가능한 한 충실하게 보전하면서 이상의 내용을 오늘날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이 될 것으로 보인다.


<CPML 구문론>

명제양상 체계 CPML의 원초적 기호들은 명제 문자들과 부정기호 , 함축기호 , 그리고 괄호들로 구성된다.

CPML의 형성 규칙들(formation rules)은 다음과 같다.

a. 명제 문자 는 바른식이다.10)

b. 가 CPML의 바른식이면, 도 CPML의 바른식이다.

c. 가 CPML의 바른식이면, 도 바른식이다.

CPML의 기본 공리틀(axiom schemata)들은 다음과 같다.11)

a.

b.

c.

d.

e.

f.

CPML의 추론 규칙들은, 전건 긍정법(modus ponens)과 필연화(necessitation)이다.


<CPML 의미론>

먼저 카르납이 생각하는 ‘문장의 참(truth)’을 고찰해 보자. PL과 CML 전체에서 카르납은 사태기술의 개념에 근거해서 참을 정의한다. 이것은, 카르납에 따르면 어떤 문장 가 참이라는 것은 가 실제 세계를 기술하는 유일한 사태 기술에서 성립함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서 카르납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주의 실제 상태(actual state)를 기술하는 사태 기술은 하나, 그리고 오직 하나만 있다. 그것은 모든 참인 원자 문장들, 그리고 거짓인 문장들의 부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오직 참인 문장들만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것을 “참인 사태기술”12)이라고 부른다. 문장은 어떤 형식을 갖더라도 참인 경우 그 경우에만 그것은 참인 사태기술에서 성립한다.(Carnap[1947], 10쪽)


그러므로 CPML을 위한 카르납의 형식적 의미론을 위해서는 사태기술들의 집합 ��와 각 문장 에 대해 ��의 부분집합(즉, 가 성립하는 사태기술들의 집합)을 할당하는 값부여(valuation) 함수 가 요구된다. 는 카르납이 ‘범위의 규칙’(rules of ranges)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서 범위(range)는 “어떤 문장 가 성립하는 사태 기술들 모두의 집합”으로서 정의되는데, 범위의 규칙이란 PL에서의 각 문장에 범위(range)를 할당하는 규칙이다. 즉 범위의 규칙에 따라서 각 문장에는 그 문장이 성립하는 사태기술들의 집합이 주어진다. 이렇게 PL과 CML 전체에서 카르납은 사태기술의 개념에 근거해서 참을 정의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평범한 참의 정의 역시 제시한다.


[1-3. 참의 규칙] PL에서 개별 상항이 뒤따르는 술어로 구성되는 원자 문장이 참인 경우 그 경우에만 그 개별 상항이 지시하는 개별자가 그 술어가 지시하는 속성을 갖는다.(Carnap[1947], 5쪽)


이러한 참의 정의는 사태기술 개념에 근거한 참의 정의와 사실상 상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문장이 어떤 사태 기술에서 성립한다는 것은, 보통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그 사태 기술이 참이라면 그 문장이 참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Carnap[1947], 9쪽)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제시하는 다음의 보조정의와 같은 방식으로 문장의 참을 정의하는 것이 카르납의 생각을 더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보조 정의] 인 경우 그 경우에만 는 참이다.(이 때 @는 현실세계에 대한 사태기술이다.)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a. 임의의 명제 문자 에 대해서 ��를 할당한다.

b. 임의의 ��에 대하여, 인 경우 그 경우에만 이다.

c. 임의의 ��에 대하여, 인 경우 그 경우에만 이거나 이다.


여기에서 카르납의 ‘L-참’은 모든 사태기술에서 성립하는 것으로 정의되므로 ��의 모든 원소에서 성립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직관적으로 말해서, @는 현실세계에 대한 사태기술)에 대해서,


d. 인 경우 그 경우에만 ��이다. (MN, 39-1에 의해서)

e. ��인 경우 그 경우에만 ��이다. (MN, 39-3에 의해서)


한편, 카르납의 설명 전체는 CPML에서의 원자문장의 ‘참’에 대한 정의보다는 범위의 규칙(rules of ranges)을 정의하여 각 문장과 사태기술과의 관계를 형식화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이스(R. Feys[1963])는 카르납이 명제논리(PL)와 명제연산(PC)을 구분해 다루지 않으며 다만 어떤 조건에서 주어진 논리가 PL이 PC를 포함하는지를 지적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 점은 옳을 수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양상논리의 형식적 의미론을 처음 시도하는 연구에 대한 요구로서 너무 사소하거나 혹은 너무 지나친 비판인 것 같다.



 
   

 

 

 

 

 


이 홈페이지의 모든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파깨비에게 있으며, 각 게시판의 내용물에 대한 저작권은 각 저자에게 있습니다.

 

 

 

 

 

 

 

 

 

 

 

q
<영화로 읽는
서양철학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