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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와 강유는 그 논의 위상의 차이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여 음양과 삼재를 같은 차원에서 논한다.
그리하여 하나는 태극이며 둘은 음양이고 셋은 삼재이며 넷은 사상, 다섯은 오행이라는 식으로 진행해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이해에서는 왜 음양이 삼재의 틀에 따라서 팔괘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곤란하다.
강유는 음양,허실과 더불어 분별되는 것으로서 눈앞에 드러나는 만물의 상이다. 눈앞에 만물이 드러날 때는 이미 어떤 상으로서
구분되어 있다. 음양,허실과 강유는 그 분별의 위에 있고 삼재는 그 분별의 근거로서 그 밑에 있다.
삼재가 강유와 음양?허실의 분별 근거에 있으므로 음양?강유?허실은 삼재에 따라서 변화한다. 따라서 삼재의 가운데에 있는 모습
없는 하나에 따라서 음양과 강유?허실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말하기를, “이치는 없음을 좇아 일어나고, 자취는 있음을 인하여 나타나나니,”1)
“그러므로 항상 무(無)에서 오묘한 <도>의 본체를 관조해야 하고, 또한 유(有)에서 광대무변한 <도>의
운용을 살펴야 한다.”2)
분별되지 않는 하나에 변화가 있다. 이 변화를 시간을 좇아 분별하면 박자가 된다. “이 변화에 내재한 박자가 <역>을
통해 음양으로 나오고 <도>를 통해서는 강유로 나오니 음양?강유가 어울려서 사람이 되고 숨으로서 진행하는 바, 사람이
있고서야 음양과 강유의 구분이 있게 되었다. 그러니 하늘, 땅, 사람의 삼재가 또한 어찌 예서 벗어날 것이며 태권도의 모든 것이
또한 어찌 예서 벗어날 것인가?”(24장) 그러므로 음양의 결합체인 팔괘의 근본틀은 삼재이며 한편으로 분별된 것이 음양?강유?허실이다.
이 음양?강유?허실은 논향으로서 상대적인 것이니, 좋고 나쁨에 비긴다면 길흉의 상징이고3) 하루에 비긴다면 “음양(剛柔)은 낮과
밤의 상징이며”4) 그 교체(交替), 순환의 변화인 것이다.
따라서 변화의 각 국면을 형태로 파악한 것이 음양이고 그 변화의 종류로 파악한 것이 강유이다. 또한 강유의 모습은 음양이고
음양의 변화는 강유로 분별된다. 그러므로 강유를 음양으로 파악할 수 있고 음양을 강유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강유와 음양은
다르다. 그러므로 강을 음으로 파악하면 유는 양이 되고 강을 양으로 파악하면 유는 음이 된다. 마찬가지로 강으로 양을 얻을 수
있다면 유로 음에 이르게 되며 강으로 음을 얻는다면 유로 양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강은 그 자체 양도 아니고 음도 아니며 유도
마찬가지이다. 허실 또한 마찬가지이다.
1) 『셋을 모은 글[會三經]』, §1, 세 검(三神): “理從無起, 迹因有著.”
2) 老子, 『道德經』, §1: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
3) 『周易』, <繫辭傳> 上 02: “聖人設卦觀象, 繫辭焉而明吉凶.”
4) 『周易』, <繫辭傳> 上 02: “剛柔者, 晝夜之象也.” 여기서는 아직 음양과 강유의
구분이 없으니 곧 인식론적 분별과 실천적 분별의 구분이 없는 상태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음양과 강유를 구분할 때는 이 문장 속의
‘강유’가 ‘음양’으로 대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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