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 정부의 고고도(高高度) 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global hawk·사진)’ 판매 요청을 거부, 군의 무인정찰기 전력확충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글로벌 호크는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미군이 자랑하는 첨단 항공기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29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21일 열린 한미 안보협력위원회(SCC) 회의에서 미측이 우리의 글로벌 호크 판매요청에 ‘판매 불가’를 통보했다”면서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판매 승인을 하면서도 우리에게는 이같이 통보한 구체적인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안동만 국방과학연구소장은 “미측에서 글로벌 호크의 국내 판매를 불허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관련 핵심기술의 유출 가능성 등을 우려해 한국의 판매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방부는 2006∼2010년 국방 중기계획에 따라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8년쯤부터 고고도 UAV 4대를 해외구매하고, 중고도 UAV 4대는 내년부터 국내 연구개발에 들어가 2016년쯤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24∼36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등 첩보위성 수준에 버금가는 전략무기다. 작전 반경은 3000km, 대당 가격은 4500만달러 선이다.
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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