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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현상론 : 전체 내용 개괄


요약 : 정치현상을 지배하는 세가지 법칙을 개괄적으로 소개합니다.

  1. 세가지 생존 위험의 법칙 : 정치현상을 결정하는 본질 요소의 규정
  2. 조직론 : 정치현상의 공간적 상호작용 관계를 규정
  3. 변동론 : 정치현상의 시간적 상호작용 관계를 규정.

    정치현상에 대한 설명체계의 3,1구조 제시


 
  <현재 정치학의 비현실성>

 

"질문있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어 온 바에 따르면 정치학은 실제로 정치활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을 내가 대학 1학년생일 때 정치학 개론 강의를 들으면서 첫 강의에서 선생님이 질문하라고 하셨을 때 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슬쩍 웃으시더니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하셨다.

"사실, 그건 맞는 말이예요. 실제로 정치학을 알건 모르건 정치활동을 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나도 생각해요."

정치학이 정치활동과 '전혀' 상관이 없다면 그것은 정치에 관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학문이라는 말이 된다. 그러면 선생님은 왜 정치학을 전공하셨습니까…하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었을테지만 나는 그건 쓸 데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기존의 정치학 이론들을 공부하면서 최초에 정치학 이론에 대해서 느꼈던 불만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이 책이 씌어진 까닭은 거기서부터 연유한다.

이 책 속에서 내가 추구하는 정치학 이론은 기본적으로 경제학 이론(자본주의 시장 경제이론)의 효용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경제학을 모형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풀어서 말하자면,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할 때 경제학적 지식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만큼 나의 정치학 이론도 그 정도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론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당장에 경제학이 가지는 이론으로서의 한계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경제학 이론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 역시 그나마 지금까지 제시된 사회과학 이론들 중에서는 경제학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가장 발달되고 세련된, 이론다운 이론이라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많은 예들을 근거로서 제시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의 경제관련 부서에서는 경제학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실무를 수행한다. 한편 경제관련 국가 정책은 경제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수립된다. 때때로 경제부흥을 위해서 특정한 시기에 통화량을 증가시킬 것인가 감소시킬 것인가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전문가들끼리 의견이 대립하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 때에도 두 논의자가 주장하는 방법은 경제학의 이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이론적 바탕 위에서 상수와 변수, 새로운 조건 등에 대한 주장이 상치됨으로써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해서 서로 다른 결과를 추론한다. 그런가 하면 한편 실제로 장사를 하는 사람,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경제학적인 지식은 도움이 된다. 작은 구멍가게를 하는 사람도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서 원유의 공급이 줄어들면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고 물가 상승과 환율과 변화, 그에 따른 이자율의 등락을 예측한다. 그리고 그런 판단은 분명히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 있어서는, 특히 정치학에 있어서는 기존 이론의 효용성이 얼마나 있는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정치학 이론에 의해서 자신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지 않는다. 첫째로는 누가 돈이 많은가, 그리고 누가 더 많은 사람들을 아는가 하는 등의 사실을 고려함으로써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을 점친다. 그런데 그런 판단은 정치학적인 이론의 틀에 의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또한 한 국가의 정책이 어떤 사회적인 작용을 유발하고 그것은 다시 정치적으로 어떤 효과를 유발하는가 하는 문제를 판단하는데 기존의 정치학은 역시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무언가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모두 경제학적인 이론들이다. 그 외의 설명은 용어가 세련되어 보이더라도 체계가 없는, 이론적인 토대가 없는 설명들로서 정치학을 공부해 보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설명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이론의 체계성이나 타당성은 이론 자체 내에서도 드러난다.

국제경제나 국내 경제나, 큰 기업의 경제나 작은 가정의 경제나 모두 자본주의 경제학은 동일한 원리에 의해서 일관되게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학을 포함한 다른 모든 사회과학은 그렇지 않다. 국제정치를 설명하는 이론과 국내 정치를 설명하는 이론은 다르다. 또한 정치과정을 설명하는 이론과 권력현상을 설명하는 이론 사이에 명확한 체계적인 연관성은 없다. 경제학은 한 주부의 소비행태가 국제경제현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으며 얼마만큼 연관성이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학은 한 국회의원의 비리가 국제정치현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로 정치현상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의 비리가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설명은 정치학적인 일반원리에 근거한 설명이 아니라 단지 직관에 호소하는 역사적인 설명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국회의원의 비리가 선거에서 한 정당을 불리하도록 만들었고 그래서 국가의사결정권에 그 정당이 적게 영향을 미침에 따라서 특정한 외국과의 외교관계가 다르게 형성되었다는 설명을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설명은 어떤 정치학의 법칙에 근거해서 이루어진다는 말인가? 만일 어떤 정치학 법칙에 근거해서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법칙은 급조된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정치 현상들을 전반적으로 포괄해서 일관되게 설명하도록 체계화된 것인가?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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