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님께,
답변에 앞서서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사이트에서 삼재론에 대해서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질문과 답변에 참여해 주신다는 것이 저에게는 참으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답변을 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제가 주장하고 설명하는 바가 '이론을 위한 이론'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제가 생각 속에서 길을 잃고 본말이 전도된 방향으로 생각을 발전시키면 그럴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다면 항상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론을 위한 이론이 아니면서 뭔가 말이 길고,
또 당장의 유용한 결론을 도출하기보다는 이것저것 따지기만 한다면 별로 마음에 드시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단지 그런 이유로만 '이론을 위한 이론'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우리 나라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다양한 이론에는 훌륭한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려 하면, 혹은 고등학교에서 교과목에도, 우리의 고유사상이나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없거나, 매우 적지요?
천부경이나 삼재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모두 다 다릅니다. 그 중의 한명이 저이기도 하겠지요. 게다가 서로가 서로에게 틀렸다고 말합니다.
누가 옳을까요?
그냥 그렇게 다투지 말고, 서로 당신 말이 옳다고 칭찬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또 무엇을 얻지요?
훌륭한 학문이 발달할 때에는 논쟁을 통해서 발전합니다. 그것은 동서고금에서 같습니다.
게다가 학문적으로 논쟁하면서 서로가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은 별로 나쁘지 않습니다. 정치꾼들이 욕하고 혹은 주먹질하면서 싸우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학문의 영역에서는 좋은 일들이 생겨납니다. 잘못된 학설은 버리게 되고 설득력있는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지요. 리그를 통해서 훌륭한 팀이 우승을 하듯이 그것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남는 문제는, 서로가 틀렸다고 비판하는 학술적 주장들의 어느 것을 믿으시렵니까?
김성한님이나 저나 천부경의 이치나 삼재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또 거기에 훌륭한 우리의 고유 사상이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점에서 가치관은 일치합니다.
방법론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자, 이제 님께서 '이론을 위한 이론'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셨는데,
그러면 거기에 현대 과학이나 여러가지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 여러 사람들의 황당한 주장들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옳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증명하기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른바 공부 좀 한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웃음거리 밖에 안됩니다.
우리가 우리 고유의 사상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우리 동포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현실인 듯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사상인 천부경이나 삼재 사상이 웃음거리가 되지 않도록 거기에 충분히 근거있는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왜 유교나 불교에 대해서는 설명할 것도 많고 깊이도 있으며, 그것을 전공하는 학과도 있는데 우리 한국 사상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할까요?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어떤 연구가 되지 않았나요?
각종 예언이나 각종 현대 과학을 다 결부시킨 책들은 이미 서점에 많습니다.
그런 연구가 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좀더 엄격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것은 마치 실제로 범인을 확정하기 위한 수사는 황당한 가정이나 시나리오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확인 작업과 증거를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글, 저도 사랑합니다.
저는 한글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자료들도 찾고 있습니다.
님이 제가 설명하는 '이른을 위한 이론'이 우습기만 하다면,
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른바 철학이나 역사학, 혹은 (한글과 관련해서) 언어학 한 사람들 누구에게라도 들려 줘 보십시오. 어떤 관심을 보이는지...
결국 지금 단계에서 제가 님께 저의 답변으로 제시하고 싶은 말씀은 이렇습니다.
천부경과 삼재와 같은 고유사상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그것을 발전시키거나 알려 나갈 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한꺼번에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라도 확실히 전진해 나가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멀리 나가고자 한 사람들이 천부경이나 삼재에 대해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말했습니다. 많은 예언과 현대 과학, 하도 낙서, 이것저것, 거의 모든 것을 다 관련지어서 말했지요. 그래서 그 '멀리 나간 것'이 성공적이었나요?
그렇지 않잖아요? 건축에 대해서 논문을 쓰시면서 불교나 유교와 관련지으시면 논문심사가 이루이질 수 있겠지만, 아마도 천부경이나 삼재와 관련지으시면 논문 다시 써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한꺼번에 멀리 나간 것'의 결과이지요.
천부경이나 삼재에 대해서 알려질 만큼은 알려졌습니다.
이제 그것이 얼마나 근거있는 것인가를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논문을 쓰면서 천부경이나 삼재와 관련지어도 '잘 쓰기만 하면' 얼마든지 학위 논문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분야가 되도록 말입니다.
님이 쓰신 글도 대체로 '한꺼번에 너무 멀리 나간' 글이라고 봅니다.
>한글과 한문은 음양의 관계로서
>체와 용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으며
>한글과 한문의 구성원리나
>출발점은 같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사실 한문은 무한히 만들어 나갈수 있으나 통일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21세기에서의 사용성에서는 한계를 가지지요
>하지만 한글은 한정된 구성요소를 가지지만 체와 용 둘을 모두 수용하고 있으며
>약간의 보완을 위해서는 보조적 수단인 한문이 요구 된다고 보여집니다
틀렸다기 보다는, 제가 하고 있는 작업, 즉 '이론을 위한 이론'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엄격하고 학술적인 검증작업에 의해서 뒷받침되어야 하는 부분들이지요.
맞는지 틀린지는 그 다음에야 따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무의미한' 주장이라고 치부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 파깨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5-08-0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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