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언제나 그렇듯이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커피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잡담을 나누었다.
어떤 학생이 쇼펜하우어 철학에 대해서 논문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한 선배가 그건 이른바 '재야'에서 관심이 있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 한국의 학계에서 전문 철학자들은 소펜하우어 철학을 별로 논하지 않는다.
그러자 그 학생은, 외국에서는 소펜하우어에 대해서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렇구나...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고 돌아서는 내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외국의 여러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한국에서 인기가 없든 외국에서 인기가 없든,
혹은 어느 곳에서라도 인기가 있든,
혹은 가끔은 어느 곳에서라도 인기가 없더라도,
학생들이 개인적으로라도 연구를 하겠다고 관심을 기울인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고유 철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한국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는 서양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하지만....
철학을 하는 근본 목적은 궁극적으로 남의 것을 배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이 가진 장점을 흡수해서, 즉 남의 사고방식 중 훌륭한 것을 받아들여서,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새롭게 보고 더 잘 아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그렇다면 서양철학을 공부해서 서양적 사고가 가진 장점을 활용하여
결국에는 우리가 가진 근본적인 생각을, 즉 우리 자신의 사상을 돌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 철학을 연구한다는 사람들도 그렇다.
결국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성리학이나 불교철학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근원을 따져보면 출발점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다만 우리가 우리 방식으로 수정한 유교철학, 불교 철학인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우리 고유의 철학, 사상은 잊혀졌고,
그것을 다시 찾으려는 노력은,
외국 사상가들의 사상을 연구하는 노력에 비해서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이다.
참 마음이 아프다.
나라도 어디 한번....
* 파깨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3-15 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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