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에서 지적재산권의 윤리적 쟁점을 논하라는 주제는
언듯 쉬울 것 같았는데,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끝이 보이질 않네요.
철학이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 말씀하셨기에, 요즘 거의 매일 "생각"은 하고
있는데, 제가 아는 지식이 아직 부족한지라 별다른 결론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보통'의 방식이라면 기존의 철학자들의 논지들을 따라가는게
정석이겠죠. 선생님께서 쓰신 '보고서, 논문' 등등도 읽어보았는데요,..
대체로 지적재산권(소유권)을 논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소유권>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현대의 자유주의적 소유개념은 <로크>로부터 출발하는데
이를 비판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의 제도권 교육체계에서 정발 이런 <로크>의 소유권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사상을 배운 적조차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큰데요,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대부분의 보고서가 <같은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결론이 '적절히 조율해야 한다'는 식으로 끝난다는 것은
진정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고백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과연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저를 파고들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철학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마르크스'가 이에 <소유권>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갖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찾아낸 것은
아래 첨부해 놓은 글 "카피레프트는 정당한가/권리인가, 최원"인데,
이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사적소유>와 <개인적 소유>를 날카롭게
구별해내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솔직히 이 글을 읽고서도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고,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요,
아래 좀 많이 인용을 해보자면,
"작금의 소유의 문제에 대한 논쟁은 크게 두 가지 접근에 의해 요약될 수 있는 듯 보인다.
그 중 하나는 개인의 소유권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데, 이는 그것이 물리적인 대상에
관련된 것이든 지적인 대상에 관련된 것이든 상관없이 그래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소유물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한 개인의 노동의 산물이고 따라서 그의 권리를 침해함 없이
그것을 그로부터 뺏어갈 수는 없다는 고전적인 원칙을 그대로 반복한다. 반면 또 다른 입
장은 한 개인의 지적인 대상에 대한 소유는 다른 자들을 그 대상으로부터 배제하는 방식으
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그 대상이 지적인 것, 즉 소프트웨어나 정보일 경우, 우
리는 궁극적으로 원본의 존재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서도 그것의 복사본을 무한히 재생할
수 있다), "배제의 원리"에 기반하여 정의되는 소유와 소유권에 대한 옛 통념은 무너질 수
밖에 없거나, 적어도 "지적 소유"에 관해서 만큼은 더 이상 적용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다. 그러나 사실 나에게 정말 놀라운 것은 그 두 가지 접근 모두가 공히 소유권이란 타자에
게 배타적인 것으로서만 오직 실행 가능한 개인의 사적인 권리라는 주장에 기초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자에게 있어서 소유권이란 "지적 소유"의 여전히 사적인 성격을 증명
하는 문제가 되고, 반면 후자의 관점에서 그것은 한 개인의 "지적 소유물"의 소유에 있어
서는 타자에 대한 배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논증함으로써 소유권 그 자체를 기각하
는 것의 문제가 된다(즉, 이들에게 소유권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혹자는 전자의 입장이 소유권의 통념을 무효로 만드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단순한 부인의
상태에 빠져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만일 후자의 입장을 택한다 해
도, '우리가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정당한 길이 없다면, 왜 애초에 우리가 그러한 지
적 대상물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적절하게 대답하는 것이 실천적
으로 곤란하다는 점에서 논의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은 듯 보인다. 내가 보기에 이 소유
권을 둘러싼 작금의 논쟁 전체는 그리하여 (타자를 배제할 권리로서의) 소유권이라는 똑
같은 것의 거꾸로 선 두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의 이데올로기적이고 상호적인 거울상이라
는 함정에 빠진 듯이 보인다. 따라서, 나에겐 소유와 소유권의 통념들 그 자체를 다시 시험
해 보고 그것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거나 혹은 그 통념들을 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가 라는 질문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 같다. 이 글에서 나는 맑스의 소유에 대
한 독특한 관점을 따라가면서, 그의 소유 개념이 어떻게 우리에게 현재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제 3의 길을 제공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위 문단의 결론으로서 "(타자를 배제할 권리로서의) 소유권이라는 똑같은 것의
거꾸로 선 두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의 이데올로기적이고 상호적인 거울상이라는
함정에 빠진 듯이 보인다"는 말은 사실상 지금까지의 많은 혼란을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대안은 다른 논리적 기반 하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일단 로크 안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_-;;)
뭐, 정말 변명같지만, 그리하여 제 생각은 이리저리 떠돌고만 있습니다.-_-;;
그래서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는, 물론 수업 커리큘럼 하에서 앞으로 윤리학 부분을
본다고는 말씀하셨지만, 지금 주어진 논제에 적절히 답하기 위해서는 <로크> 등의
<소유권>, 그리고 가능하다면, 마르크스의 <소유권> 등에 대해서도 수업시간에
다뤄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입니다. (흑흑..)
덧붙이자면, 최원씨의 글에 보면 <현실 사회주의의 역사가 맑스의 텍스트 자체에
대한 오독을 정당화해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관점에서 보면, 아래 링크된 선생님께서 쓰신 글에 나타나는 비약,
"공산사회의 경제적 몰락이 이를 대변해 줄 수 있는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는 부분은 오히려 이런 마르크스의 성찰을 놓치게 하고 있진 않은가 생각합니다.
http://www.pakebi.com/cgis/bbs/view.php?id=jaryo&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
아래는 첨부된 글의 출처입니다.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라구요^^)
http://myhome.shinbiro.com/~spinoc/essays/copyleft.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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