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재산권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근대 이후에 '발명 특허'가 등장한 다음부터라고 할 수 있다. 즉, 산업 혁명이 시작되고나서도 한참 동안 유럽세계에조차 '발명 특허'라는 개념도 없었고, 다른 사람이 개발한 기술은 곧 타국이나 타인에 의하여 사용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엽에 들어서 영국과 미국에 의한 세계 산업 지배가 강고해지면서 비로소 '지적 재산권'이라는 말들이 등장하였다.
처음에는 '발명 특허'로만 국한되어 있던 것이, 20세기 미국이 패권을 잡게 되면서부터 '저작권' 개념도 들어가게 되었고, 차차 음반, 소프트웨어, 영화 등 모든 매체에까지 확대되었다.
애초에 이런 제도가 만들어진 취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기술, 발견, 예술 작품의 창작 등을 고취시키고 진흥시키기 위해서였다. 즉, 창의적인 행위를 하는 이에게 이에 걸맞는 경제적인 댓가를 줌으로써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더욱 이런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는 뜻에서였다.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지적 재산권'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성공을 거두어, 인류는 공전 절후의 창조물로 뒤덮힌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종류의 지적 재산권이 사람들의 '창의적 발명 발견을 촉진'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에 의한 후진국의 착취를 합법화시켜주는 역할도 한다는 데 있다. 즉, 이른바 '지적 재산권'을 무기로 구미선진국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실제 재화와 용역을 다량 생산해서 공급하는데 대하여, '영화, 음악, 기술' 등 실체는 없고 그 필요성도 크지 않은 '오락'을 제공하면서 훨씬 많은 반대 급부를 챙겨가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70년대 우리 나라의 불쌍한 여공들이 피흘리는 노동을 해가면서 만든 물건들을 구미 각국이 헐값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지적 재산권'때문이고, 현재 우리가 동남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싸게 부릴 수 있는 이유도 '지적 재산권' 때문이다.
한 마디로 '국제적인 지적 재산권의 인정'이란 행위는 극히 비도덕적이고 극히 비인간적인 착취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단 말이다. 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극빈국들이 그렇게 굶주림에서 헤어나지 못하겠는가? 많은 부분은 그들 자신의 탓도 있겠지만, '지적 재산권'이라는 국제적 합법적인 착취 수단에 걸려 들어 있는 탓도 크다. 일례로, AIDS치료제나 말라리아 치료제 같이 극빈국 민중의 생존에 꼭 필요한 제화의 생산조차도 선진국의 '지적 재산권 행사'에 밀려서 못하고 있어, 수 많은 개발 도상국들이 대책을 진정하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MP3파일의 공유 문제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즉, 국내에서의 창작행위는 보호해주어야 하므로 국내 음반에 대한 지적 재산권의 보호차원에서 이의 유포는 단속을 해야 하겠지만, 외국 노래들에까지 이것을 확대하는 것은 분명히 정의롭지 못하다고 본다.
더군다나 MP3파일은 '손실 압축'을 한다. 비록 음향기기에 정통하지 못한 수 많은 사람의 귀에는 CD음반과 별 차이가 없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반 MP3 음악과 CD 음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의 녹음을 허용한다면 MP3처럼 '손실 압축'을 하는 음악의 소장도 허용할 여지가 있단 말이다.
수 많은 음반사나 가수들이 '손실'을 입는다 하니 국내의 저작권은 좀 보호를 해도 된다고 보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서는 안된다.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행위보다 높게 평가된다는 것도 또한 '부도덕적'이다. '오락'은 '오락'일 뿐,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행위는 아니라는 말이다. 즉, 지나친 '지적 재산권의 보호'는 사회적 부의 불평등한 분배를 낳고, 사회 전체에서 생산적인 일에 투하되어야 할 자원을 '오락'같이 비생산적인 산업에 집중되도록 만들수도 있단 말이다. 실제로 수 많은 청소년들이 '기술자'나 '공무원' 보다는 '연예인'을 선호하는 작금의 실태는 이런 '지적 재산권의 불합리한 적용'의 후유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MP3 파일의 단속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구미에서는 이렇게 한다'는 것이 맹목적으로 추종한다면, 이는 극히 불합리한 결정이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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