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다 보면 발견되는 궁극적인 어려움은 하나다. 그것은 학생들이 '진정으로' 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심심풀이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어렵고 힘든 지점이 나타나면 대충 생각해 버리고 회피한다. 이것은 사실, 그 사람들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생각에서 발전은 없다.
철학 공부에서의 문제점도 그와 같다. 학생들은 그냥 '철학을 배우기 위해서' 철학을 공부한다. 그 밑바닥에는 어떤 의도나 목적이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겠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철학은 철학자들을 먹여 살리려고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철학은 인간의 삶과 그 속에서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생겨났다. 그러므로 철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얻기 위해서는 철학이 생겨난 그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좋다. 즉 철학이 저절로 생겨나는 그 이유인 어떤 문제에 대해서 절실하게, 혹은 진정으로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풀어서 자신이 얼마나 똑똑하거나 영리한지를 보이는 것, 혹은 얼마나 훌륭한 철학자인지를 보이는 것이 철학의 목적이 아니다. 문제를 풀다가 아주 어려우면 책의 뒷장에 있는 답을 보면 되겟지...라고 생각하는 한 철학은 시작될 수 없다. 내 생각에는 그렇다.
* 파깨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3-15 0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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