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수능 시험은 변하지 않는가? 아니다.

그러면 수능 시험은 완벽한 대학 입시 제도인가? 아니다. 벌써부터 많은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97년의 5월 18일자 조선 일보에서는 수능 때문에 과열 과외와 사교육비가 급증하게 되었다고 소비자 보호원 이 발표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소비자 보호원은 "사교육비 실태 조사 결과"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은 주장을 하였는데 특히 문제의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되는 수리탐구I 분야에서 고교생의 사교육 수요가 가장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 교육부 는 이러한 주장이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추측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난이도가 높은 과목에서는 시험 시간 10분 연장 등의 보완책을 내 놓았다고 교육부는 주장했다.

그 내용을 신문 기사를 통해서 자세히 살펴보자.

소비자보호원은 18일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 올해 우리 나라의 연간 사교육비 규모는 11조9천억 (유치원비를 포함하면 13조5천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의 2.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는 지난 94년의 5조8천 억 원(한국교육개발원 조사결과)에 비해 3년만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공 교육비(공-사립학교 예산, 등록금, 육성회비 등) 22조7천 억 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3세에서 고교생까지의 자녀를 둔 학부모의 85.2%가 자녀에게 과외, 학원수강, 학습지 구입, 방과 후 보충수업 등의 사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이들 중 77.5%는 경제적 능력 이상의 사교육비 지출로 부담을 느끼 고 있었다.

또 사교육비의 절반 이상이 학원교습비로 지출되고, 중고교생의 과목별 사교육비는 예체능-수학-영어- 국어-과학 순으로 지출액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 측은 "사교육비 급증의 원인분석 결과 지난 94년부터 실시된 수학능력시험이 주요 요인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수능시험 개선론'을 제기했다. 반면 교육부는 "수능시험과 과열 과외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소보원은 또 과다한 사교육비 절감 방안으로 ▲수능시험을 쉽게 내고 과목도 축소할 것과 ▲유치원의 공교육화 ▲학교 내 과외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조선일보 97년 5월 18일 보도, 박정훈 기자>

소비자 보호원의 발표가 옳든 그르든 간에 교육부에서는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이와 같은 민간 단체의 입감 을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문제가 있다.

도대체 왜 수능 시험을 만들었는가? 문제를 통합교과적으로 출제하여 학교수업이 단편적 지식 암기 중심으 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교육부는 소비자 보호원의 주장에 대해서 이러한 목적을 무시하고 또다시 고등학교 교육을 단일 교과목 지식 측정 위주로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러한 소비자 보호원의 발표 이전에 이미 98년 수능 시험의 난이도를 낮출 계획을 발표해 놓고 있었다.

한 일간지는 97년 2월 28일자 보도를 통해서 "국립 교육 평가원장이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출제한다는 원칙 아래 수리 탐구 II의 시간을 전년도보다 10분 늘리고, 특히 전년도에 어려워TEjs 것으로 평가 된 수리탐구 I(수학)의 주관식 문제의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실제로 98학년도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전년도에 비해서 훨씬 낮아져 버렸다.

그것이 전부인가? 그렇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