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아직 사춘기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을 무렵.
필자는 누군가로부터 '데미안'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의 시도이었다. 내가 의도한 바인지 아니면 운명이 그렇게 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은 확실한 하나의 변화이었다.
단순히 글로 표현된 하나의 인물 속에서 필자는 하나의 가능성을 느꼈다. 하나의 힘을 느꼈다.
그것은 의지였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야할 하나의 희망이었다.
그 때부터 였다.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시작한 것이......
그것은 힘든일임에 틀림없다.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해내었다. 아니, 할 수 있는 확신을 부여받았다.
그것은 자신으로 부터 창조되었다. 그것은 필자의 가슴 속에 처음부터 존재하던 것이었다.
그것이 탄생하고, 필자는 어린 청춘의 광풍을 지나서 처음으로 빛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 살아있어서 감사하다는 것.
나 자신을 뛰어넘은 강렬한 자부심이라는 것.
그것을 느낄 수 있기에 정말로 고마웠다.
필자는 당시 알 수 없는 내부의 방황으로 인하여 수많은 갈등상황에 처해있었다.
그 때 필자는 처음으로 철학을 알게 되었고, 차츰차츰 묘한 깊이를 가진 철학이라는 학문이 필자를 감동시키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확실히 필자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필자는 그러한 사실을 의도한 바가 없었다.
혹 알고 있을지 모르나, 인간의 운명이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길 좋아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비우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먼저 자기자신에게 가르쳐야 한다.
운명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그러기에 필자는 자기자신에게 먼저 돌아갔다.
자신의 자리에 서있는 자만이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법이다.
이 글을 읽는 자, 그대 자신에게 진실한가?
이 글을 읽는 자, 그대 자신을 사랑하는가?
이 글을 읽는 자, 그대 자신을 죽일 수 있는가?
이 글을 읽는 자, 그대 자신을 뛰어 넘을 수 있는가?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대 자신에게로 돌아가라.
세상의 모든 것은 그대 자신에게 존재한다. 그것을 깨우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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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