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글에는 아직도 감정이 실려있군......
미안한 말이지만 언어가 감정이 실려있게 되면 두들겨 맞을 곳이 많은 법이지.
지금 내가 굳이 당신의 글을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지지 않는 이유는 당신이 반박한 내용의 글이 전혀 이성적인 이해로서 나온 논리가 아니라
단순한 반발심에 의거한 내용이라서 그러네.
이러한 글을 보니 너무 슬프네.
철학을 한다고 가장하는 이가 이런 식으로 자기 감정도 절제못한 글을 쓴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지.
설사 내가 논리적으로 재 반박을 가하더라도 그것을 당신은 또 감정으로 받아들이겠지.
물론 감정에도 논리가 가능하지.
하지만 난 이성을 중시하고 경외하는 사람으로서 하찮은 본능과 감정에 의거한 논리는 천박하게 여기네.
이성의 파악이 제대로 안된 당신 같은 사람에게 만일 이성적인 논리를 끄집어 낸다면 분명히 당신은 이성적 여유도 없이 감정적으로 그것을 감정적 비논리성에다 끼워맞추어서 반박하겠지.
그러면 끝이 없지.
처음에 당신이 주장한 명제에 보면 <진리는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라고 했지 감정의 논리로서 생각한다면 참 듣기 따뜻한 말이야.
그런데 이성은 그렇지가 않지 올바른 것은 올바르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하는 것이 이성이지.
물론 이성이 객관성에만 기인하지는 않지 우리에게 객관과 주관의 차이는 그렇게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지 않네.
하지만 이성은 쓸데없는 감정의 포괄적인 사고와 연역추리를 제거하고 합리적으로 논리를 이끌어가기를 요구하지. 당신이 이성의 논리를 안다면 이것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언어를 마치 본능과 감정에 이끌리듯 사용할 수 있다는 당신의 논리를 보면 이성적인 능력이 결여 되었을 것 같군.
당신이 중용이 뭐니 말하길레 이렇게 한 마디 하겠네. 당신이 그 주장하는 중용은 어떻게 증명할 테지?
내 글이 극단주의라고 했는데 그것을 중용의 입장에서 어떻게 설명할텐가?
아마 하지 못할걸? 왠줄 아나?
동양철학에서는 중용의 입장을 그렇게 논리적이고 최소화된 이성적 입장에서 설명하지 않았거든.
따라서 중용이니 뭐니 이끌어 와서 자신의 입장을 보전하는 노력은 순전히 당신의 감정에 의거한 것일 뿐이야. 그러한 사람이 무슨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겠는가? 자신의 세계에만 푹 처박힌 사람이.
논어에 말이야. <군자는 옳고 그름이 명확하다.>라고 했지. 당신이 주장한 이것도 옳을 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다. 라는 명제는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는데...... 그럼 당신은 군자가 되지 못하겠군.
중용이니 어쩌구 하길레 당신이 전통적인 가르침에 뭔가 깨달을 바가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적어보네.
내 이렇게 당신의 주장을 비판하기 보다는 오히려 당신을 달래는 말로서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당신의 감정적 논리의 글에 반박을 하게 되면, 이성적인 논리를 중시하던 나의 사고적 질이 떨어 질 것 같아서이고, 또한 내가 설사 이성적인 비판을 가한다 하더라도 당신이 이성적인 여유가 있을지도 만무해서 그러네.
그나마 인간적으로 이해하는 바가 있다고 하여 이렇게 당신을 달래니.
너무 자신의 감정에만 집착해서 논리를 펴려는 생각은 버리게나.
당신의 글을 보아하니 심도있게 철학을 배우지 못한 일반인일 거라 생각하네.
내가 일반인도 철학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겠네만.
부디 자신의 능력을 십분헤아려 무엇이 감정이고 이성인지 먼저 파악하기를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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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