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공통점
필자는 앞서서 퇴계와 칸트의 사상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그들은 시간적으로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사상과 그 배경에 관해서도 매우 비슷한 면모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부터 그들의 공통점을 서술하려 한다.
1) 그들의 어머니
그들은 어머니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실로 그들의 회고록에서 나왔듯이 그들은 생전의 어머니의 영향에 대하여 말한적이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도 '인간에게 지적 영향을 가장 크게 끼치는 자는 그의 어머니이다'라고 할 정도로 어머니라는 존재는
가히 인격체의 존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 한다 볼 수 있겠다.
'맹모삼천'이라는 말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 까?
2) 사상적인 공통점
(1) 인간을 위한, 인간에 대한, 인간에 의한 철학
어지럽혀진 사상적 모순들을 그들은 인간을 중심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특히 칸트는 종교적 맹목에 치우쳐 인간의
이성이 어지럽혀진것에 대하여 크나큰 회의를 느껴 '독신(篤信)은 신격모독이다'라고 말할 정도 였다.
퇴계역시 인간이 이 세상의 중심이므로 인간이 바로서지 않으면 세상도 바로서지 않아 환경이 어지럽혀질 것이며
인간이 진실로 인간다워져 참된 인간이 형성될 때야말로 환경과 인간은 조화를 이루어 태극의 진리를 따를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독단적인 인간의 발달이 얼마나 환경을 어지럽혔으며 그로 인하여 인간이 환경속에서 고립되어
생존조차도 위협당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가슴에 와닿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겠다.
(2) 인간 정신의 분석
퇴계 선생이 인간의 정신을 7정과 4단으로 분석했으며 칸트가 인간의 이성이 감성과 오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살펴보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7정은 감성 4단은 오성의 영역으로 생각해 볼 때 이 두 선지자들은 공통된 사상적 측면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사실 이러한 공통점이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진정한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였던 이 두분은 시대와 공간이 다르다고는 하나
진정한 진리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하여 그 삶을 영위했을 터 단지 언어의 사용이 다르지만
진정한 진리의 길이 하나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이 두분의 사상이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은 놀랄일이 아닌 듯 하다.
(3) 경(儆) 과 비판
퇴계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자신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설파하였다면
칸트는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자신의 이성을 비판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 역시 그들의 사상적 측면이 인간의 내적인 완성에 있다고 봤을 때 그들의 이러한 공통점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 까?
4. 글을 맺으며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시다시피 두분들 께서는 존경해 마지않는 학자인 동시에 인간적인 완성을 이루었던 인격의 결정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가 혹 경솔하여 이 두분들의 위엄에 폐가 되었다면 필자를 단호히 비판해주길 바란다.
어쨌거나 이 글을 통하여 필자가 말하려던 단 하나의 목적은 이것이다.
진리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난잡하게 펼쳐져 있는 수없는 길로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길로서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자에게만 보여진다는 것이며
그것은 또한 멀리 있지 않으며 가장 가까이 우리 내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하고 싶기에 필자는 퇴계와 칸트에 대한 확고한 지적체계도 없으면서도 무리하게 글을 쓴 것이다.
단 하나의 진리를 찾기 위하여 얼마나 무지한 행위를 서슴치 않는 현재 학문의 기로에서 심한 회의감을 느낀 필자는
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진정한 앎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현명함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절대적 입장을 표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글을 맺으며 이러한 필자의 욕망이 쉽게 헛되이지 않도록 소망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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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