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는 왜 만들어졌냐면...

 

이 사이트는 별로 대단치 않은 것일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또 그런 만큼 이 사이트가 만들어진 연유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이 다소 거만한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꼭 그 이유를 말해 두고 싶다. 아마도 그 이유를 말하는 것, 그리고 여러분이 그 이유를 아는 것은 어쩌면 여러분이 수학에 대해서 가진 생각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오래 전이다. 난 서울대에 있는 한 교수님을 가끔 찾아뵙게 되었다. 뭐, 특별히 친하려고 찾아뵌 것은 아니었고, 우리 과 교수님도 아니었다. 나는 그 교수님 강의를 청강했었는데, 그 학기를 마칠 때쯤 같이 청강하던 선배가 인사차 찾아뵙자고 해서 그냥 따라간 것이었다.

그 교수님은 찾아온 타 과 제자를 반갑게 맞아 주셨고, 나는... 한번 찾아뵌 분을 그냥 잊는 것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학기에 한번씩 정도 찾아가 안부나 여쭈었었다. 그러면서 나의 주변 생활에서의 이야기도 말씀드리고 좋은 말씀도 듣고 그랬었는데... 어느 날은 학생을 가르치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 특히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것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사실은 조금 '교만하게'^^) 말씀을 드리게 되었었는데, 그 교수님께서 수학도 잘 가르치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나는 '더욱 교만하게' 대단치도 않은 실력을 과시를 했다. 수학 교과 과정을 다 기억하고 있고, 내가 어렸을 때 어려워했던 개념들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방법들을 여로 모로 연구해 보았다는 둥.

그 교수님께서는, "이런 개념을 어린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하고 물어 보시더니, 나보고 멋진 수학 참고서를 써 보라고 권하셨다. 그러면서, 수학이 국가 경쟁력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젊은 시절에 수학 공부를 하면서 "왜 이렇게 수학을 어렵게 공부해야만 하는가?"하는 고민을 한 이야기 등을 말씀해 주셨고 우리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학을 "제대로" 그리고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참고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수학교육과 사람들에게도 문의를 해 보곤 했었는데, 그들로부터는 교수님께서 원하는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건 그들의 실력이 나쁘거나 학생들의 참고서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수학자나 수학 교육과 학자들은 본인들이 수학에 대해 너무 친숙하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설명하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방식, 그래서 설명을 듣고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어렵고 재미없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여건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당신이 본 후보자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그 일을 할 만하다고 권고하셨다.

음... 이렇게 말을 하면, 내 자랑을 하는 것 같아서 조금 겸연쩍기는 하다. 하지만 사실은 이게 자랑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같이 말할 수 있기도 하다. 결국은 내가 수학을 잘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한국의 수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반대로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 그냥 어린 학생들의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의 구미에 맞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었다라고 위안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설명만 잘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결국 내가 가진 것의 실체는, 겨우 과외 개인 교습이나 조금 잘 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그거라도 잘 활용해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교수님은 수학과는 무관한 과의 교수님이셨으므로, 개인적인 목적으로 참고서 쓰는 일을 권고하시는 것이 아닌 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교수님께 한번 참고서를 써 보겠다고 말씀드렸고, 그것은 오랫 동안의 약속이 되었다. 그래서 이 사이트에서 학생 여러분들이 보는 PDF 문서의 내용이 쓰여지게 된 것이다.

사실 2002년 3월 현재의 이 내용이 쓰여진 것은 이미 5년 전이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 전 과정을 다 집필 한 것이 아니므로 출판을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고(몇몇 출판사 측에서 상업성에 있어서 확신하지 못했다.) 나는 또 내 공부에 바빠서 추가적인 집필을 미루었다. 인터넷에 올려서 많은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보고 싶기도 했으나 수학 식과 내 설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각적인 형태를 html 문서로 구현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PDF 문서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또 다시 제법 시간이 지나서 내가 직접 내 손으로 PDF 문서 제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사이트가 전격적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사이트에서 조금이라도 수학 공부에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수학을 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고, 그래서 무지막지한 암기식 공부가 아닌, 올바른 수학 공부를 통해서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다면 1차적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여러분이 누구든 이름도 모르는 여러분의 힘겹고 잘못된 공부를 걱정하면서 오랫 동안 필자인 파깨비를 독려하고 많은 실수를 참아주신 한 교수님의 염원이 있었기에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어가는 이 사이트가 생겨나게 되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