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4일자 오 마이 뉴스 기사에 "황우석, 그는 신성불가침인가?"라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그러면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된 여러 비판들을 정리해서 싣고 있다. 이 기사를 중심으로 해서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여러 비판들이 얼마나 근거가 부족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황우석, 그는 신성불가침인가? -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본론을 시작해 보자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다음과 같다. 황우석은 신성불가침이 아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어떤 비판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은 정확하고 근거가 있어야 한다.

황우석 교수가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아무런 비판이나 해서는 안된다. 특히 어떤 사람이 성공했고, 그래서 그 사람이 언론에 많이 보도되거나, 국민적 인기를 얻거나 한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더 나아가서, 정치꾼들까지 들붙어서 그를 옹호한다고 해서 부당한 비판이 가해져서는 안된다. 내가 황우석 교수에 대한 여러 비판들에 대해서 불쾌하고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도 바로 이런 점에서이다. 즉 비판이 있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 아니라, 그 비판들이 학자들에 의해서 제기되기 때문에 그럴 듯하고 마치 정당한 것처럼 위장되어 있지만 그 속에서 올바른 비판의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불편한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크게 세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그 세 가지는, (1)배아가 생명체인가, (2)여성학적 입장, (3)난자사용에 대한 절차상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비판점들은 지금까지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 국내외에서 제기된 중요한 비판들의 쟁점들을 다 정리해서 모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이 안에서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한 비판의 근거를 충분히 찾을 수 없을 경우에, 지금까지의 비판들은 다소 맹목적인 비판이라고 결론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 쟁점들에서 어느 정도 비판의 여지는 있지만, 분명하게 황교수의 연구가 비판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할 수는 없다면, 좀더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문제점들에 대해서 논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씩 살펴 보자.

(1) 배아가 생명체인가-하는 문제는 비교적 오래된 문제이다. 그리고 아마도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가장 중요한 쟁점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문제는 입장에 따라서 충분히 다른 결론을 지을 수 있는 쟁점이며, 특히 학술적인 입장보다는 종교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서 크게 결론이 좌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이 쟁점에서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힘이 있음과 동시에, 모든 사람들의 개인적 신념체계나 종교와 같은 근거에 의해서만 강력하게 비판될 수 있을 뿐, 그런 개인적 입장을 떠나서 보다 보편적인 입장에서 어느 한 입장을 논박하기는 참 어려운 쟁점이다. 이것은 배아가 생명체라는 입장이나 생명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나 어느 쪽에서든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비판하고자 할 때 이러한 쟁점은 결론을 짓기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이 부분에서는 좀더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계속해 보아야 할 것이다.

(2) 여성학적인 입장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판하는 요지는, 난자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며 이에 따라서 여성의 몸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서만 간주될 위험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다른 글에서도 논박했듯이,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같은 이유에서 장기이식 기술과 같은 의료행위에도 모두 반대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한 아들이 부모에게 장기기증을 해서, 혹은 뇌사자가 장기기증을 통해서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장기이식의 의술을 누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3) 난자사용에 대한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나는 다른 글에서 반박했다. 그것은 황교수의 연구에 대한 정확하고 핵심을 찌르는 윤리적 비판이 될 수는 없고 그저 흠집내기밖에 되지 못하는 비판이다.

이런 고찰들을 통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까지 제기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여러 비판들은 상당히 주관적인 기준에서 비판하거나(1) 혹은 핵심적인 비판은 되지 못하고 그저 흠집내기밖에 안되는 '비난'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다 또 하나 내가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신성불가침'이라는 단어를 쓰는 오마이뉴스의 보도 태도이다. 누가 황교수 연구는 '신성불가침'이라는 표현을 썼는가?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다만 오마이뉴스가 '다소' 선정적인 제목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 말을 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는 제2의 보수꼴통 언론인가? 아니면 정말 누가봐도 분명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쟁점을 누군가가 은폐하려 하고 있는가? 어느 것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선정적 제목으로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호도하려 하는 태도는 별로 좋은 언론사의 모습은 아닌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