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주희의 소학에 보면 이런 내용의 글이 있다.
"하늘이 인간에게 내리신 것을 '성'이라고 부르고, 그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하며, 그 도를 배우는 것을 '교'라고 한다."
필자는 이 말이 극히 옳다고 생각하는 바, 인간의 배움이란 바로 그 도를 따르는 것에 있다고 인지한다.
그러나 어떠한 내용이든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한낱 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
지금부터 이에 대한 증명을 통하여 인간의 배움을 논하고자 한다.
2. 인간의 인지 과정의 이해
먼저 깨달음 즉 인지한다는 것이란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인간의 배움의 의지가 근본적으로 어디에 속해 있는 가를 증명하고자 하는 필자의 노력임을 밝히는 바이다.
1) 감각적 경험. 그 풍요로운 무지.
인간의 인지과정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무엇보다도 선천적인 감각이 작용하여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감각으로 즉 오감으로 부터 받아들인 경험은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지식이 된다.
예를 들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만일 사과라고 이름이 붙여진 사물을 '가'라는 사람이 보았다.
이 때 시각적감각이 작용하여 사과를 자신의 인지과정에 귀속시키는 경험이 성립하게 된다.
그리하여 '가'는 결론적으로 이것은 '사과'이다라는 단순하지만 더 이상의 증명적 요구는 성립되지 않는
당연하지만 증명되지 못하는 진실을 정의 내린다.
2) 이성적 반성 혹은 지적 고찰
만일 경험이 성립되는 과정 속에서 그것이 절대 불가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경험이라면
그것은 고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가'라는 사람이 받아들인 사과에 대해서 이것은 사과인가? 아닌가? 에 대한 고찰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주의깊은 이성이라면 이러한 물음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과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이것은 사과가 되는 것인가? 이것이 사과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 때의 이성적 고찰을 통한 인식은 보다 심원해 지지만 결코 답변을 얻어 낼 수는 없다.
이것은 이성이 끝나지 않을 싸움을 시작한 탓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의 현상 속에서는 인과 관계가 존재하지만 인지과정 속에 있는 자유성에 관하여 인과 관계가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것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이미 자신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그것이 되어버린 것이지만
그 이전에 자신에게 주어지기위한 조건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물음을 한다면 답은 다음과 같다.
'그것이 그것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그것을 먼저 받아들여야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인지과정은 자신 안에 내포되어 있는 일종의 범주를 적용하여 그것을 받아들인다.
즉 현상되는 모든 것은 인간의 인지 범주 아래 존속되는 것으로 다시 말하면
그것이 사과가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먼저 사과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것은 사과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의 내용을 적용한 것으로 혹 오점이 발견된다면 필자에게 혹독한 비판을 내려주길 바란다.)
3. 진리를 향한 인간의 욕망
현상의 과정에 대하여 인지하게 된 이성. 눈에 보이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법칙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인지하게 된 이성. 이성은 다시 눈을 돌려 진리를 향하여 자신의 범주를 넓히려 한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다. 칸트의 의한 인간의 정신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범주아래서 작용하는 일종의 과정과 그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이다라고 설파한다. 이성이 사물을 파악하는 능력 이외의 다른 어떤 무엇 즉 신의 존재라든가 우주의 중심이라든가 인간의 존재라든가 하는 물음에 관해서는 선험적으로 받아들여질 부분이 아니라고 증명한다.-
위의 내용대로라면 진리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정신이라는 것은 연속적인 변화속에 있으며 그것은 고정불변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변화적 과정을 '헤겔'은 정 반 합 이라는 이론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그리고 '합'에 이루어진 정신은 진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듯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작에 지나지 않음도 이미 증명되었던 바이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진리는 존재할 수 없게 되는가? 모든 것이 이렇게 무상하단 말인가? 존재라는 것은 결국 허상이 인정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4. 인간의 의지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키워드를 인간의 의지에서 찾아보았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현상으로서의 세계' 에서는 모든 현상을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하고자 하노라라는 것으로서 그것이 현상된다고 보았다.
즉 다시 말해서 새가 날고 있음은 단순한 새의 날개가 공기저항을 이용하여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새의 날개가 날고자 하는 의지가 공기저항이라는 의지와 융합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 의지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진리의 존재를 창조케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즉 모든 현상 혹은 개념들이 허상 속에 존재하여 불변의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 다는 전제조건이 달린다고는 하나......
인간의 이성이 진리를 원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제조건을 넘어서 진리를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현상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성의 의지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 역사 속에서 신은 흔치않게 증명되었다. -
즉 이성은 스스로의 의지로 서게 됨으로서 진리를 창조하게 되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고
그 독립적인 존재의 능력으로 진리를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 까지 세상과 현상을 인지한 인간의 정신은 이제 진리를 향하여 갈 것이다.
5. 진리를 향하여
맨 처음 필자가 서술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가? 도에 관하여......
굳이 이 도라는 것이 진리라고 요구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도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하여 진리를 판가름할 정도로 필자의 지적능력을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증명할 수 있다.
소학의 가르침은 다음과 같은 것을 목적하고 있다.
'인간 스스로가 현상된 사물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된 자세로 자신의 본성을 살리는 것. 그것이 도의 자세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을 교육이라고 한다.'
소학은 이 교육을 목적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소학에서 인간이 사물에 현혹되지 않고 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이는 현상이나 사물은 단지 인간의 범주아래서 이루어지는 가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한다.
만일 필자가 옳다면 진리 즉 도라고 하는 것은 얼마든지 의지에 의해서 우리에게 현상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진리의 과정을 배워나가는 것을 교라고 생각한다.
배움이라는 것은 이러한 진리의 과정을 하나씩 하나씩 습득하고 버려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인간 그 스스로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정의한다.
6. 글을 맺으며
글의 퇴고가 없어서 약간 난잡한 글이 될 수도 있음을 미리 이 글을 읽는 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해력이 폭 넓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글 속에서도 진정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고
가히 오기를 부려서 이러한 글을 적었다.
사실 이 글을 완성하기전에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필자의 고찰을 적어내려 하였다.
하지만 순수이성비판이 가지고 있는 단어적 난해함을 어떻게 쉽게 간추릴까하는 필자의 욕심이
그것을 하루 하루 늦추고 말았다. (사실 게으른 필자의 탓도 없지 않다.)
그리고 칸트의 이론을 접목시켜 가면서 배움의 과정을 서술하려고 하였으나
최근 동양사상에 관하여 관심을 두고 있는 필자가 선택한 것은 소학이었다.
소학이 가르치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단순한 진리일 수도 있다.
어린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마당을 쓸며
어른에게는 공손하며 친구에게는 신의를 지키며 하루 하루의 일상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
이러한 단순한 진리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단순한 진리를 지킨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왜냐하면 이러한 진리를 실행할 만한 인간의 이해력이 부족한 탓도 없지 않아 있지만
먼저 단순하다고 하여 우습게 보는 인간의 어리석은 자만이 부른 탓도 없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인간의 인지과정을 서술해 나가면서 이러한 단순한 진리가 탄생되기 까지의
과정을 증명하여 절대로 배움이라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단순한 진리의 탄생을 위해서는 그 진리를 향한 인간 이성의 집중된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끝없이 정답을 요구하는 인간의 이성이 집중된 의지를 가질려면
모든 면에서
- 이성 자신이 이성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
그래서 이 글을 남겼다.
자기 스스로를 설득하려고 하는 자
자기 스스로에게 설득당하려고 하지 않는 자를 위하여
혹 자그만한 힘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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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