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자네 그러고 보니 참 천박하기 그지 없기가 내가 전에
본 모형과 같네 그려. 혹시 우리 구면이 아닌가?
일반적으로 나의 대초월 논리에 의거하여 자네의 주장을 들어보면
역시 광신덩어리란 생각을 떨칠 수 없으니 내게 합리적으로 설명을 해주었으면 하네.
난 "정신을 이해"한다는 그 얘기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네.
도대체 "이해를 한다"는 것은 우리의 뇌세포의 우주적 태극현상의
일부의 결과로서 그 왕성한 활동 자체가 바로 정신이라고 할 수 있네.
결국은 주체도 정신이고 객체도 정신인 셈이네.
보아하니 나의 정신이 너의 정신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려는 것같은데
그게 유치한 사랑이고, 이 고귀한 철학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금 신파하는가?
아니면 장난을 하자는 것인가?
그러한 과정에서도 여전히 문제는 남네. 과연 나의 정신과 자네의 정신이 같다고 증명할 수 있나?
그럴 수 없다면 나의 정신은 나의 정신이고 자네의 정신은 자네의 정신이라 우리는 결코 우리가 될 수 없지.
인간에게 정신은 언제나 주체일 뿐이고 나머지는 객체일 뿐이지.
자네의 사랑과 정신에 대한 논의는 뭐 듣기에는 따뜻한 논의이나 안됐지만 아무런 논리적 근거가 없네.
뭐 유물론적 관점에서 정신도 인간의 활동의 객체로 볼 수는 있지만...
두뇌활동이 정신을 생산하기는 하지.(참고로 본인은 유명론자 이자 유물론자일세)
나는 똘레랑스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자네의 논의를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정신의 이해"란 말을 내게 그런 식으로 납득시킬 수는 없을 것 같네.
보다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기를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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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장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