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하신 말을 한 마디 한 마디 따지고 들어가는 것은 내용적인 의미를 전달하기에 얽매이는 것이 있을 것 같아 전체적인 개념을 한 번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님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나는 사과를 인지했다. 오감을 통해서 그것은 붉고 둥글고 단맛이 나며 사과라는 단어를 가지고 있는 '그것'을 인지했다.
하지만 내가 인지한 '그것'이 정말로 바르다고 인지한 것인가?
혹 붉지 않은 것은 아닌가? 단지 내가 붉다고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혹 둥글지 않은 것은 아닌가? 단지 내가 둥글다고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혹 단맛이 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단지 내가 달다고 판단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혹 그것은 사과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단지 사과라는 명칭을 부여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인식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것을 생각하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님은 궁극적으로 이렇게 사고를 통해서 무엇인가의 문제에 대해서 회의를 품고 다른 방법으로서 그것을 사고하여 '궁극적인 지'에 도달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회의는 단지 회의를 낳을 뿐입니다.
이 토론 장에서 님과 같은 사고방식을 지닌 분을 한 번 본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우리가 안다라고 하는 것과 모른다라고 하는 것은 결국 같을 수 밖에 없다]라고 한 적이 있지요.
그 분은 이런 식의 표현 방식을 썼습니다.
혹 내가 거리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부에 대해서 생각한다고 하자. 그에 대해서 나는 그가 환경미화부라는 것과 그가 거리를 깨끗이 청소를 하고 있다는 것과 남들에게 훌륭한 봉사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저 환경미화부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내가 알고 있다라고 했지만 저 환경미화부를 진정으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나의 앎이 저 환경비화부의 전체란 말인가? 그렇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나의 앎은 결국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 않은가?
결국 나의 앎이란 나의 무지에 비롯한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니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회의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라는 답을 제시하게 됩니다.
우리가 사고 자체를 대상으로 삼고 그것을 전체의 본질로 생각하게 된다면 회의가 생겨나게 됩니다.
따라서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본질]에 관해서 해답을 구하려고 하지만, 결국에 회의는 다시 회의로 돌아가 자신이 해답을 구하려한 [본질]에 관해서 마져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회의가 최종적으로 결론짓게 되는 것은 자아의 상실이며 극단적인 자해행위에 한하게 됩니다. (이 마지막말을 단순하게 생각하시지는 마십시오. 회의를 한다고 해서 자살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위와 같이 말한 분에게 자아가 대상에게서의 지식을 얻고 또한 그 지식을 통해서 다시 대상으로나아가는 순환적인 법칙관계를 변증법에 근거하여 설명했고, 우리가 안다라고 하는 것은 결국 모른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비판을 얻어냈습니다.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님이 사고를 통해서 얻어 내고 싶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무엇입니까? 그것은 무엇을 통해서 증명될 수 있습니까? 그것의 증명은 합당합니까? 그것은 관념이든 실제든 간에 파악될 수 있는 것 입니까?
만일 아니라고 한다면, 저는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무가치한 것에 대해서 저는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채로 그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입니다.
계란을 손에 품고 그것을 통해서 자기가 백만장자가 되리라는 생각과 별반다를게 없습니다.
이것으로서 저의 답변을 마치겠습니다.
만일 이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되신다면 님께서 사고하신 것 들중에서 어떠한 명제를 제시해 보십시오. 그것을 통해서 부족한점을 매꾸어 보도록 하죠.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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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