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심술은 얼마나 믿을만 한가?

독심술을 연습해서 숙달하면 얼마나 그것을 믿을만 할까? 여기에 대해서는, 미리 말해두지만, 다소 실망할만한 결론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것은 독심술을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해도 결국에는 확실히 상대방의 마음을 책을 읽듯이 읽을 수는 없다. 그래서 맨 마지막의 보루는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또 별로 실망할만한 결론이 아니기도 해요.

그럼 자세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그런데 그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 글에서는 불가피하게 독심술의 능력에 대해서 다소간의 자랑이 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거부감느끼지 마시고, 쉽게 설명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한 방법 중 한가지가 상대방의 감정을 적절하게 자극해 가면서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독심술? 어디 내 마음도 한번 읽어 봐.

나는 가끔씩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로 독심술 이야기를 꺼냅니다. "재미로" 독심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상한 느낌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에 이미 사이트를 만들어서 알린다는 것에서부터 독심술을 여러사람들이 공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것은 그렇게 신비하거나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하나의 기술이죠.

사람들에게 독심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내가 독심술을 할 줄 안다고 말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일정합니다.

"독심술?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어디 내 마음도 한번 읽어 봐요."

뭐 이런 식입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구요? 그런 무시하는 태도에 약이 올라서 그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너무 유치한 결과를 불러요. 예를 들어서,

"내가 당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 하고 있군요, 당신은..."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으로 무엇을 주장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마음을 읽는다는 면에서 틀린 것도 아니죠. 다만 별로 감동적이지 않을 뿐입니다. 그리고, 좀더 말하자면, 그런 독심술은 별로 쓸데가 없을 뿐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경우에 독심술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독심술이라고 해서 상대의 마음을 책을 읽듯이 읽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보는 상대의 많은 부분, 성격과 마음과 인성, 그리고 때로는 생활환경까지, 많은 부분을 그 사람의 아주 친한 친구들이 아는 것처럼, 혹은 오랫 동안 친한 사람이 알 수 있는만큼 빨리 알아낼 수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가끔씩, 특수한 경우에, 그리고 필요한 경우에, 상대방의 마음 속에서 움직이는 순간순간의 생각을 읽어낼 수 있도 한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문제에 대해서 협상을 할 때와 같은 경우에. - 이렇게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만족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이렇게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서, 처음 본 상대의 성격과 생활의 전반적인 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상대가 말하지 않거나 숨기고자 할 때에도. 그것을 읽어 보겠다.
그리고는 읽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그 때에 처음 만나고 독심술에 대해서 처음 말을 꺼내고 여기에서 설명한 내용 이상의 것에 대해서 서로 말한 적이 없더라도 대체로 성격에 대해서 설명해나가면 상대방은 재미있어 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나는 이런 것을 싫어합니다. 왜 있잖아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설명. 예를 들어서 당신은 자존심이 좀 강한 편이군요... 당신은 여러가지에 대해서 호기심이 많은 편이군요... 이런 말은 쉽게 말하면 사기술의 일종입니다. (이런 것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선택적 사고'(selective thinking)라는 개념으로 다른 사이트에서 설명되어 있으므로 참고하세요.)

독심술로 상대의 마음을 읽었을 때.

독심술로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대체로 그 사람의 태도는 두가지 중의 하나입니다. 맞장구를 치면서 긍정으로 시작하거나(약간 과도하게) 아니면 의심의 눈초리로 일관하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나 당연합니다. 맞장구를 치는 사람은 스스로 선택적 사고(즉 내 말을 자기에게 스스로 꿰어 맞추는 것)를 시작하는 경우이거나 혹은 나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이며 의심으로 일관하는 사람은 역시 나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 중의 하나 정도의 확률로 사람들은 내가 설명하는 것이 애매하다거나 너무 평범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매우 당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독심술은 (적어도 내가 말하는 것은) 초능력이 아님을 다시 생각하세요. 내가 상대의 마음을 읽은 내용이 너무 평범하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을 기초로 독심술은 시작합니다. 다만 거기서 끝나지는 않아요. 두번째로는 애매하다는 말을 생각해 보면, 이것도 당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들이 모두 애매해요. 사람의 마음이란 서로 다 비슷비슷하면서도 달라요. 자기의 마음 속을 자신이 잘 안다고 가정할 때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도 우리는 애매해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평범한 다다수의 사람들의 경우에 대해서 독심술을 써서 마음을 읽으면 이런 애매함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물론 그 어려움은 설명의 어려움이지, 마음을 읽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아니죠. 이런 어려움은 처음 보는 두 사람의 마음을 비교하면서 설명하면 쉽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처음 보는 두 사람의 마음을 내가 읽는데, 두 사람이 서로 잘 아는 친구다... 이러면 내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죠.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자존심이 더 세다-라고. 누구나 자존심은 있지만 그 정도 차는 대체로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하여튼 이런 방식으로 설명하면 내가 한 말이 틀린지 맞는지 확인하기가 쉬워지죠. 듣는 사람이 저를 시험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독심술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거기서 끝난다면 "독심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필요가 없겠죠. 거기서 계속해 나가면서 (시간이 좀 걸리지만) 상대의 마음과 성격, 어릴 때의 경험들을 하나씩 하나씩 묘사를 하죠. 그러면 대체로 처음에는 틀린 것 같다가도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제가 말을 많이 한다는 겁니다.

두가지 추측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점점 최면에 걸리듯이 나에게 설득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저는 다른 방식으로 이것을 정당화하는데, 그것은 의사소통이 또렷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각자의 표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하는 말에 대해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매한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설명하다보면 이것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많은 말을 하면서 제가 사용하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시에 저는 상대의 마음을 읽은 것을 스스로 또렷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거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한번은, 모임에서 엠티를 갔을 때였는데, 여러 후배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후배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도 자신이 없었고 말하는 것이 모두 애매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실망을 했죠. 그날 새벽에 나는 먼저 서울로 와야 했었는데, 기차를 타고 오면서 그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배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규정짓지 못하고 암중 모색을 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저 역시 똑같이 느끼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한 학기가 지나고 나서 만났을 때 만나자 마자 그 후배에게 설명을 해 주었답니다. 그랬더니 좀 감탄을 하더군요.(제 자랑이었나요?^^)

하여튼, 뭐 이렇게. 독심술을 써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것으로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는 여러 어려움들이 있씁니다. 그것은 대체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추측할 수 있는 당연한 이야기에서부터 차근차근히 시작해서, 매우 상식적인 추론을 따라 매우 놀랄만한 정확성을 가진 결론에까지 이를 수 있다...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것은 마치, 매우 합리적인 추론과정을 따라서 계산하는 물리학의 이론으로 옛날에는 예언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일식 월식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독심술 사용 예

몇가지 예를 들어 보죠.

한 대학 1년 생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날 교수님을 모시고 등산을 한 날이었어요. 그날 저녁에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면서 그 후배랑 마주 앉았을 때, 이야기를 했죠. 너는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매우 냉철한 판단을 하는 구나. 결코 감정적인 동요 때문에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기타 등등) ... 너는 어릴 때는 평범한 아이들과 같이 생각했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매우 냉정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시점이 있었어요. 내 생각이 맞다면, 고등학교 2학년 때쯤... 자기 마음에 대해서 스스로 아는 부분이 있고 스스로 느낄 수 없는 부분도 있는데, 내가 말한 것은 네 스스로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러니까 내 말이 맞다면, 네가 고등학교 2학년 때쯤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거야....

여기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태도가 변해다는 지적에 상대가 결정적으로 놀랐었습니다. 그건, 예를 들어서, 어떤 문학작품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사고방식이 바뀌는 경우처럼, 스스로에게는 중요한 전환점이면서도 주위의 가족들도 잘 느끼기 어려운 내먼적인 변화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그것을 알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든 것이었거든요.

상대의 마음을 분석해서 말해 줄 때는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데, 현재의 상태를 설명할 때는 다시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답니다. 의식적인 내용과 무의식적인 내용. 그러니까 의식적인 내용은 너의 마음을 너 스스로는 이런이런 식으로 느끼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고, 무의식적인 내용은 너는 스스로 잘 모르지만 이런이런 무의식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부분은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이해될 수 있겠지만, 이것도 맞는지 틀린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상대의 습관과 평소의 행동, 또는 상황별 반응 양식에 대해서 추측해 낼 수 있거든요. 즉 "이런이런 경우에 저런 식으로 반응할 수도 있고 그런 식으로도 반응할 수 있겠지만 너는 흔히 저런 식으로 행동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런 모든 사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심술의 결과를 확인할 때에는 여전히 많은 애매함과 어려움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 비슷하고 평범하기 때문에 독심술로 마음을 제대로 읽으면 읽을수록 대개의 경우 평범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특이한 사람을 만났을 때, 가슴 속에 야망을 품은 사람, 어렸을 때 충격적인 경험을 한 사람, 심한 공주병이나 왕자병을 가진 사람, 세상에 대해서 지나치게 냉소적인 사람, 스스로 생각이 극단적으로 정리된 사람이나 반대로 많이 혼란스러운 사람 등을 만나면 독심술은 쉽게 작동하죠.^^

하여튼 그렇답니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독심술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를 추측해 보세요.

더 자세한 것은 예를 들어서 설명해야 하는데, 그것은 너무 장황하고 길기 때문에 여기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연이 있어서 나나, 혹은 독심술을 할 줄 아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 더 필요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