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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간의 가치(Sicence and Human Values)

 

-Carl G. Hempel.


헴펠은 이 글에서, 과학적 지식과 가치판단의 관련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1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2장에서 '과학적 시험'을 정의한 후, 그는 다음의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을 탐색한다. 첫째, 가치판단은 과학적 지식을 전제하고 있는가?(3-5장) 둘째, 과학적 지식은 가치판단을 전제하고 있는가?(6장)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고찰 후, 그는 과학적 지식이 가치판단 과정 속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한다.(7장)

 

1. 문제

우리의 시대는 종종 과학의 시대, 과학기술의 시대라고 불리운다. 과학적 지식과 그것의 적응력의 성장은,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괴로운 고통들 중의 일부를 감소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들을 달성함에 있어서, 과학적 기술은 새로운, 그리고 심각한 문제들(예를 들어, 핵문제, 인구폭발 문제 등)을 일으켜 왔다.

이러한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해서, 인간이 문제의 해결책을 과학과 과학기술 속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잠시 동안의 사색만으로도 이러한 문제의 해결이 직접적으로 기술적인 문제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이러한 문제는 기술과 도덕이 복잡하게 엵혀 있는 문제이다.

이 문제의 적합한 해결은, 조절을 위한 기술적 수단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우리의 소망(disposal)을 실현하기 위한 대안적 수단들의 평가기준을 요구한다. 바로 여기서 헴필이 주의를 기울이고자 하는 문제가 등장한다. 즉 그러한 평가질문들이 경험과학의 객관적 방법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대답되어질 수 있는가? 과학작 방법들은 옳고 그름의 객관적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개인적, 사회적 일들에 있어서 적합한, 도덕적으로 타당한 행위 규범을 정함에 있어서, 과학적 방법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가?

 

2. 과학적 시험(Sicentific Testing)

우선, 객관적인 과학적 지식에 도달하는 방법을 고찰함에 의해서 이 문제에 접근해 보자ㅏ. 발견의 방법들(ways of discovery)에 대한 문제들은 본 고찰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적을 달성함에 잇어서, 정당화 방법들(ways of validation)에 대한 고찰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험과학은 적합한 시험의 수단들에 의해서, 제안된 가설들의 수용성을 결정한다. 때때로 그러한 시험은 (가설이 지시하는) 사실들의 직접적인 관찰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밖에 비가 내린다"라는 가설의 경우)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들에 있어서 가설들은 그렇게 단순한 방식으로 시험되지 않는다. 그러한 경우, 과학은 시험과 정당화의 간접적인 방법들에 의존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그 구체적인 적용에 있어서 다앙하지만, 다음과 같은, 동일한 기본적 구조와 원리를 갖는다. 첫째, 시험되는 가설로부터, 그 가설이 옳은 경우 특정한 환경 속에서 일어나야 되는, 직접적으로 관찰가능한 현상으르 기술하는 적당한 다른 진술들이 추론된다. 둘째, 그러한 추론된 진술들이 시험된다. 셋째, 이러한 시험들의 결과에 의해서, 제안된 가설이 수용되거나 거부된다. 넷째, 추론된 진술들의 시험 결과가, 그 수와 다양성에 있어서 지지됨이 증가할수록, 가설들 역시 더욱 확증된다. 종국적으로, 하나의 가설은 이용가능한 증거들에 의해 확증되고, 이유있는 회의를 넘어서서 확실한 것으로서 수용된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그 가설을 거부하게 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증거의 발견가능성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존재한다. 따라서 어떠한 과학적 가설도 완벽하게, 결정적으로 증명될 수는 없다.

 

3. 가치에 대한 수단적 판단들(Instrumental Judgements of Values)

시험과 정당화의 이러한 방법들이 가치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데 사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특히, 어느 행위의 방식이 선한지 혹은 옳은지 혹은 적합한지, 어느 행위가 다른 대안적 행위보다 더 나은 것인지, 우리가 어느 하나의 방식으로 행위해야 옳은지 등의 문제해결에 있어서, 과학적 시험과 정당화의 방법이 사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다음의 주장을 예로 들어 보자. "아이들을 허용적으로(permissively) 키우는 것이 구속적으로(restrictively) 키우는 것보다 옳다." 이 주장은 적어도 원리상, 적합한 경험적 탐구에 의해 과학적으로 확증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즉, 구속적인 양육이 죄의식과 두려움을 발생시키고, 아이들의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위축시킴에 반해서, 허용적인 양육은 이러한 결과들을 피할 수 있도록 해 주며 아이들 스스로의 잠재력을 개발시켜주고 보다 행복한 인간관계를 형성시킨다는 점에서, 위에서 제시한 주장이 경험적으로 확증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잠깐 동안의 사색으로도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논의 속에서 설정된 것은 단지 조건적 진술일 뿐이다. 즉, '만일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하고, 감정적으로 안정되며 창조적인 심성을 갖출 수 있다면 아이들을 구속적으로 키우는 것보다 허용적으로 키우는 것이 낫다"라는 진술이 설정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진술은 가치에 대한 상대적이고 수단적인 판단을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가치에 대한 상대적 판단은 다음과 같이 진술된다. : 만일 어떤 특정한 목표 G가 획득되어질 수 있따면, 어떤 특정한 행위 M은 좋은 것이다. 좀더 명확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목표 G의 획득을 위하여, M은 적합하다(좋다.) 확실히 이러한 종류의 진술은 과학적 시험이 가능한 경험적 주장이다.

 

4. 가치에 대한 정언적 판ㄷ나들(Categorical Judgements of Value)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것만으로 우리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목표 G에 관계된, 가치의 상대적 판단이 시험되고 확증된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목표 G를 추구해야 하는지 어떤지, 혹은 다른 대안적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지 어떤지에 관한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경험과학은 조건적 진술을 확립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진술의 조건인 목표 G를 추구하는 것이 옳은지에 관한 문제는 우리에게 남겨둔다. 바로 이러한 문제는 어떤 상황이 선한가를 결정해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절대적이고 정언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그럼, 이러한 정언적 판단들이 경험적으로 시험되고 확증될 수 있는가? "살인은 악이다"라는 진술을 예로 들어 보자. 명백하게 이 진술은 관찰에 의해 직접적으로 시험될 수 있는 어떠한 주장도 표현하고 있지 않다. 또한 간접적으로 참 혹은 거짓이라고 규정될 수 있는 어떠한 주장을 표현하지도 않는다. 이 진술은 단지 행위를 위한 규범, 도덕적 평가를 위한 기준만을 표현한다. 또한 이 진술은 어떤 종류의 해우이에 대한 발화자의 긍정 혹은 부정을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진술의 어디에도 기술적(descriptive) 의미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치에 대한 정언적 판단들은 과학적 시험과 확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5. 합리적 선택: 경험적 그리고 가치적 요소들

정언적 평가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관련성을 통찰하기 위해, 파를라스의 악마를 생각해 보자. 라플라스에 의해19세기 초에 제안된 악마는 한 주어진 순간에 우주 내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무한하게 빠른 속도와 정확성을 가지고 확인할 수 있는 완벽한 관찰자로서 가정된다. 또한 그는 자연의 모든 법칙을 알고 있는, 이상적인 신학자이며, 그 모든 법칙을 하나의 우주적 공식 안에 조합할 수 있고, 그러한 공식을 통해 우주에서 관찰된 한 상태로부터 모든 순간의 우주 전체 상태를 추론해낼 수 있는 완벽한 수학자로서 가정된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도덕적 결정에 직면한 우리들이 라플라스의 악마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 다양한 행위의 대안들이 주어져 있으며, 그 중에서 하나의 안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악마는, 이상적인 과학이 제공해 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그는 모든 대안들의 예측되는 결과를 아주 세세한 것까지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여러가지 대안들의 귀결들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과자게 된다. 라플라스의 악마 역시 가치에 대한 정언적 판단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6. 과학의 가치적 "전제들"

앞의 새 장(3-5장)에서 우리는, 정당화와 결정이 어느 만큼 과학적 탐구와 과학적 결정을 전제하고 잇는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고 논의를 해 왔다. 그런데 이 질문은 과학과 가치에 대한 (보다 완전한) 논의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대안으로서 갖는다. "과학적 지식과 방법은 가치평가를 전제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다음 4가지로 경우로 나누어 고찰해 보자. 첫째, 한 개인이 다른 작업보다 과학적 작업에 몰두하는 경우, 혹은 한 과학자가 여러 탐구주제들 중에서 특정한 탐구주제를 선택하는 경우에 있어서 과학이 가치평가를 전제하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자. 이런 경우 인간의 과학적 활동은 확실히 가치평가를 전제하고 있다고 말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둘째, "헨리의 처남은 기술이다"라는 진술이 "헨리에게는 아내가 있다"라는 진술을 논리적으로 함축하듯이, 과학적 지식 역시 가치판단을 논리적으로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전술했듯이, 고학적 진술은 가치에 대한 어떠한 정언적 평가도 논리적으로 함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의 과학적 활동은 가치판단을 전제하지 않는다.

셋째, 유클리드 기하하학에서 심각형의 내각의 합에 대한 정리가 평행성에 대한 공준을 전제하고 있듯이, 과학적 지식 역시 가치판단을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과학적 지식의 경우, 연역되는 것이 아니라 귀납되며, 또한 그러한 귀납의 기초를 제공하는 것은 직접적 관찰 혹은 이미 확립된 이론이나 법칙이며, 결코 가치판단이 아니다. 따러서, 이 경우 역시 과학적 활동은 가치판단을 전제하지 않는다.

넷째, 과학적 지식에 대한 수용의 규칙(rules of acceptance)을 구성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적합성의 기준이 가치평가를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과학적 활동에 있어서, 수용하기에 적헙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공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증거에 의해 객관적으로 시험가능하고 확증가능한 경우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미적으로 만족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수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기준이 과학적 활동의 그것과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과학적 지식의 적합성 기준은 세계에 대한 이론적이고 신뢰할만한 체계적 지식을 목표로 삼았을 경우(즉, 그러한 지식의 추구를 옳은 것으로 전제했을 경우) 결정될 수 있다. 고학적 지식의 정당화는 그들의 목표에 상대적이며, 이런 의미에서 목표들을 전제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과학적 활동은 가치판단을 전제한다.

 

7. 비교들에 대한 결론

만일 과학이 정언적 가치판단에 대한 정당성을 제공할 수 없다면 과학적 방법과 지식이 도덕적 가치판단과 결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첫째, 과학은 도덕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요구되는 사실적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잇을 것이다. 보다 광범위한 정보는 문제의 평가에 있어서 우리의 기본적인 가치판단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떠한 목표의 달성이, 수많은 다른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들을 야기할 수 있음을 알고 나서 가치판단을 변경하는 경우.)

둘째,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옹호되는 가치들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객관적으로 행해지는 심리적, 사회학적 연구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과학은 도덕적 독단주의나, 도덕적 편협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지식과의 비교를 통해서, 과학은 가치평가와 관련된 좀 더 깊은 질문들에 대한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과학적 이론들을 시험하는 관찰적 진술들은 결코 완벽한 확실성을 갖지 않는다. 심지어, 직접적으로 관찰된 현상마저도 결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적이나마 우리가 어떤 이론이나 가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어느 순간에 시험의 과정을 중지하고, 증거에 관한 진술들을 더 이상의 탐구가 필요없을 정도의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과학적 지식의 이러한 측면은 가치평가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하나의 가치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가치에 대한 무조건적인 판단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을 결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가치에 대한 무조건적인 판단은 변화에 개방된다. 우리는 우리의 기준을 재고찰할 수 있으며, 후에 우리의 판단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과학적 가설의 시험에 있어서 증거진술이 영원히 결정적일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결정을 영원히 규정하는 절대적인 의미의 무조건적인 가치판단이 결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필요도 없다.

 


이 내용은 자연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자연주의적 오류가 어떻게 우리의 판단에 끼어드는지는 삼성의 1류 광고와 관련된 사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나를 성장시키는 생각의 기술> 274쪽을 참조 바란다.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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