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ul Kelly -
폴 켈리는 매킨타이어의 공리주의 비판이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 주
된 까닭은 바로 매킨타이어가 비판하고 있는 대상이 공리주의에 있어서 협소한 측면이라는
점이다. 이 장에서의 주장은 매킨타이어가 섣불리 공리주의가 실패했다고 결론지음으로써
현대에 논의하고 있는 공리주의 기획의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1) 자아(self)의 문제
매킨타이어는 계몽주의가 초월적(detached) 자아관을 인정하고 있음을 주로 비판한다. 여기
에 대해서 필자(Paul Kelly)는 다음의 두가지 점에서 매킨타이어를 비판한다.
① 초월적 자아관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윌리암스의 예)
② 매킨타이어가 정당화하고 있는 설화적 자아(narrative self)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점
- 첫째, 비판에 대한 반박(윌리암스의 주장) : 개인들이 그들의 삶에 의미와 일관된 방향을
부여하기 위하여 진지하게 선택하는 궁극적인 계획이나 공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리
주의의 초월적 자아관은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개인들이 그러한 계획과 공약들로부터 분리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계획과 공약에 대한 선악의 문제는 남아있다. 이러한 점은 초월적
자아관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점이다.
- 둘째, 비판에 대한 반박 : 매킨타이어가 이야기하는 설화적 자아는 i)계획과 공약에 대한
개인적인 수정이 불가능한, 설화에 의해서 강력하게 규정되는 자아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
면 ii)개인들이 그들의 물려받은 정체성을 따라야 할 의무를 가지면서 동시에 그러한 정체성
을 비판할 수 있는 자아관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
만약 필자는 매킨타이어가 i)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매킨타이어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확인하고, ii)의 입장이라면 계몽주의를 비판할 입지가 축소된다고 볼 수 있다.
2) 공약성과 역사주의의 문제
공리주의는 공통적으로 가치 공양성(value commensurability)를 공유한다. 이러한 공리주의
를 비판하는 매킨타이어의 입장은 가치 다원주의가 아니라 역사주의이다. 그런데 필자의 입
장에 따르면 합리성에 대한 사회 역사적 규정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그의 역사주의를 통해
서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다. 매킨타이어가 의미하는 역사주의는 강한 역사주의
와 약한 역사주의 중 약한 역사주의에 해당하는데, 약한 역사주의는 가치 공약성을 훼손하
지 않기 때문에 매킨타이어의 역사주의는 가치 공약성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3) 공약성과 관행
매킨타이어는 공리주의의 공약성을 비판하기위해서 공리주의가관행과 그에 내재하는 선을
무시한다고 주장한다. 매킨타이어는 주장하기를, 관행들은 비주관적 권위(non-subjective
authority)에 대한 인식과관련한 많은 사회적 행위의 형식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주장
하면서, 공리주의는 그러한 관행의 가치에 대해서 대단히 미약하게 의미를 부여할 뿐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서 필자는 먼저, 공리주의는 만족과 이익획득의 상황을 제공하는 관행과 제
도들에 상당한 가치를 부여한다고 한다. 즉 관행들을 단순히 도구적으로 간주할 뿐만 아니
라 개인적 복지에 구성되는 부분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측면은 매킨타이어의 입장과 관련성
이 있는 점이다. 둘째로, 가치의 공약성의 의미를 초월적인 측면으로 이해하지 않고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때의 공약성은 관행의 가치를 충분히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결론적으로 개인들이 공동체로부터 규정되지만 극단적으로 규정되지 않으며 매킨타
이어가 정당화하고 있는 약한 역사주의는 불가공약적인 가치들과 합리성들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공리주의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매킨타이어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으
며 따라서 현재에도 공리주의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기반하여 결
론에서 필자는 공리주의의 이론 구축 가능성에 대한 모델로서 구성주의에 기반한 간접적 공
리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처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