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자는 가라.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도,
밤하늘 깊은 곳에서 빛나는 별들도,
모두 다 보이지 않는 것 위에 서서
그 모습을 드러내느니
그것은 뿌리요, 그것은 실체이다.
보이는 것을 보는 자는 즐기는 자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에 의해 휘둘리는 자,
보이지 않는 것을 다스리는 자에 굴복하는 자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을 보는 자는 가라.
바위가 단단한 것은 그 속이 차있기 때문이며
속없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조차도,
그 가려진 곳에 바람이 가득 차기 때문이니,
겉으로 드러난 것 뒤에 가려진,
비어있어 영원한 실체를 보지 못하면
산들 바람에도 휩쓸려 떠도는 풀씨처럼
정처 없는 방황만이 있을 뿐
자신의 세계를 찾을 수 없으리.
그러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는
흙 속의 뿌리를 찾아서 스스로 세상을 만들고
가려진 것을 볼 수 있는 자는
비어있는 원리에 안주하며
변화하는 것들을 다스리느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자여,
그대는 사라지고자 할 필요가 없다.
입김으로 풀잎만을 쓰러뜨려도
그대의 전부는 떠돌 테니.
겉으로 드러난 것만을 보는 자여,
그대도 스스로 비키려 할 필요가 없다.
낮과 밤의 변화만으로도
하루살이같은 그대 삶은 지워질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