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에서 있었던 토론을 계속 이어 보겠습니다. 다시 이름무님의 자극적이고 강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군요. 그것도 증거까지 들이대면서.

이렇게 강력한 반박이 들어오자 이름무님이 다시 바로 다음날(7월7일) 반박을 하였습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죠? 역시 제목이 약간 자극적이군요.

<이름무 : 현대의 철학이 지적 허영인 증거>

아래 글을 읽고 한 말씀 더 드려볼까요? 나도 제도권의 철학을 공부해 봤어요. 비록 대학들을 전전하면서 가짜대학생이 되어서 청강으로 전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웬만한 철학과 전공학생들보다 열심히 공부했다고 자부해요.

그러면서 느낀 것이 뭔지 알아요? 엄청난 엉터리들이 그 속에서 우리들의 머리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볼까요? 버클리는 "존재하는 것이란 인식되는 것이다"라고 말했죠. 이것은 굉장히 엉뚱한 생각이라고 받아들여지는데, 그 원문을 보면 "what is is recognized..."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건 좀 달리 풀어보면 "어떠어떠하다는 것은 인식되는 것이다"가 되죠. 원래 영어 및 희랍어에서 be 동사에는 있다와 이다의 뜻이 같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최소한 희랍의 파르메니데스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말에서는 있다와 이다가 구분되죠. 그래서 그것을 번역해 놓으면 이상하거나, 아니면 그럴듯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골치를 썩히는 한국의 대학교수들이죠. 그리고 그들이 진정한 한국의 철학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믿는 우리 전체이기도 하구요.

그런가 하면 별 내용은 없이 쇼맨쉽과 언론 플레이 하나로만 대단한 명성을 얻은, 철학자인체 하는 사람도 있죠. 전에 무슨 고대 철학과 교수였대나 어쟀대나.

현대의 철학, 그 중에서도 특히, 맨 밑에서 이 홈페이지 주인이 그랬으니가 하는 말인데, 한국의 철학이 지적 허영이란 증거는 무척 많이 댈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권력의 한 방편이라는 증거도.

그들의 논문을 보세요. 새로운 주장은 하나도 없어요. 전부 외국의 유명한 철학자들이 이렇게 말했다를 가지고 니가 맞니 틀렸니를 따지죠. 과학자들이 그런다면 문제가 다를 수 있어요. 그것은 분명히 실체가 있으니까. 철학은, 새로운 사고의 전환이고 우리의 삶을 반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의 나라 사람들이 자기 생활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한 것에 대해서 그거만 가지고 따질 이유는 하나도 없어요. 그래도 그들은 그것을 하죠. 이유는 하나 뿐입니다. 외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러면 우리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인정받아야 교수자리를 유지하고 밥벌이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유명한 철학 교수들치고 외국에 논문을 내어서, 혹은 외국의 철학자들과 대등한 새로운 도전적인 주장을 한 사람이 있습니까? 그것이 인정받지 못했다 해도 우리 나라의 사고방식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검토된 적이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없어요. 학위 논문은 무조건 뒤에 영어로 된 참고문헌이 들어가야 합니다. 독일 철학에 대해서 말하면서 영어 논문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허용되어도 참신한 주장을 하면서도, 한국어로 된 논문이 많이 들어가면 교수들이 학위를 안줘요. 제 친구가 그런 걸 봤죠. 저는... 철학으로 학위 딸 일이 없었으니까. 다행이었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말을 덧붙일 수 있어요. 퇴계와 율곡의 철학은 일본에서 더 발달되었죠. 우리는 그것을 잊었다고 일본에서 존중받으니까(사대주의) 그제서야 가치있다고 따라서 설쳐요. 아마도 일본에서 연구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버렸을 겁니다. 그렇게 버려진 우리의 사상들이 많이 있어요. 그것을 주워들면 어떻게 되는지 알죠. '이상한 놈'으로 취급당할 거예요. 외국에서 새로운 이론이 나올 때 그것은 고전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많은데, 우리 나라 학자들은 대단한 것이라고 유행처럼 쫓아다니죠. 하지만 우리 나라 철학자가 그 유행과 다른 주장을 하면 왕따를 당해요. 이것이 우리의 현대 철학이 지적 허용인 증거입니다. 유명 연예인들 따라다니는 10대 청소년 팬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일단 그래요.

다음 기회에 또 다른 증거들을 대 보죠.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주장을 했죠? 그런데 그러면서도 일관된 논지는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상당히 '제도권 철학'을 많이 공부했든지 아니면 논리적인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이든지 그런 것 같군요. 다른 한편으로는 남의 주장에 대해서 빈박하는 것보다는 자기의 일관되게 하는 것이 조금은 더 쉽기도 하구요. 남의 주장에 대해서 정확하게 반박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하는데, 그것은 상당히 정교한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꽤나 현실적인 사례들을 들어서 논지를 강화했죠? 저같은 사람은 점점 더 곤란함을 느끼도록 만들었습니다, 네.)

이름무님이 증거를 들이대었고 그것이 한국의 철학 현실에 대한 비판이었기 때문에 소재가 한국의 철학 현실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제는 한국의 철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느냐 하는 것이겠죠. 이에 대해서 박상욱님이 이름무님을 온건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7월 8일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이네요.

<박상욱 : 한국의 철학현실이라....>

먼저 인문학의 위기를 통해서 여러 교수들의 비판과 반성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서 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사회적 위기 현상도 있지만 인문학 내면적인 문제가 더 크겠죠.. 인문학의 심각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공간 낭비일것 같고....

제 생각을 간략하게 말하죠.. 한국의 인문학 아니 구체적으로 철학은 지금 과도기의 단계입니다.

과거 한국의 철학자들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사이비라고 비난을 받아야 함에 마땅합니다. 하지만 해방이후 당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대단히 취약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의 철학이 들어온 것도 해방이후 였고 대부분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죠... 하지만 지금의 우리 철학을 현실을 보죠.. 물론 사변적인 이론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죠.. 하지만 앞으로 철학은 조그만 더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어떤 철학이든 간에 현실에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 비판정신은 바로 철학자의 사명입니다. 한국의 땅에서 공부하는 많은 철학자들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모두 이상적인 철학의 단계로 나아가는 과도기에 놓였는거죠...

젊고 의욕있는 교수님들을 통해서 철학에 대해서 많은 감동을 받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철학을 계속해나가게 될꺼고.. 이런 고리가 계속이어진다면 우리의 철학의 현실이 좀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저는 지금의 상황을 과도기 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군요.. 저의 선생님도 과도기에 서있고 저도 과도기에 서있는거죠.. 제후배 아니면 미래의 저의 제자들도 과도기에 있을 지 모르죠.. 하지만 언젠가 한국도 위대한 철학자가 나올 수 있는.. 아니 위대한 철학자가 아니더라도 철학을 논할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게죠.. 그때가지 우리 철학하는 사람들의 사명은 계속해서 이 일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철학이 현실에 연관되지 않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것은 저는 절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철학의 이상은 인간입니다. 인간의 학문의 주제인데 어떻게 우리의 현실과 관계를 맺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자체도 철학을 하는 사람들 만이 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 저의 글을 읽으신 분들과 계속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메일이나 게시판을 통해서 자신의 얘기를 하시기 바랍니다.

(박상욱님의 주장은 전체적으로 "현재가 한국 철학의 과도기"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확히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은 아니군요. 왜냐하면 이름무님의 주장은 한국의 철학 현실과 방향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고 이것은 가치판단이 중심인데 비해서 박상욱님의 주장은 한국의 철학 현실에 대한 진단에 그치는 것이고 이것은 사실판단이 중심이기 때문이죠. 즉 쉽게 말해서 "이래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서 "사실은 이렇다"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은 동문서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철학이 현실에 연관되지 않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것은 저는 절대 동의 할 수 없습니다"라는 토를 붙였는데 이것도 이름무님의 주장에 대해서 동문서답에 가깝군요. 왜냐하면 이름무님도 비판하는 내용이 현재의 철학이 우리 현실에 연관되지 않는 공허한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름무님의 주장에 찬성하는 측면이 있어서 강조하기 위해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인지, 어떤지...

여전히 이름무님의 반박이 강세라고 판단이 되는군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즉 7월 9일에 이름무님이 다시 나타나서 더 강력하고 자극적인 주장을 폈습니다. 그주장을 살펴보도록 하죠.

<이름무 : 한국의 철학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

여기에 제가 제일 글을 많이 올리는 것 같군요. 하지만 그래도 할 말은 해야 겠죠. 괜찮은 것 같군요, 교수님도 없고, 정말 말의 논리와 설득력만으로 승부하는 장소라...(정말 그럴지는 두고봅시다.)

한국의 철학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를 들어보겠습니다.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철학교수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교수들이 모여서 하는 철학학회에서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철학학회에 가보셨나요? 논리학회에 논리가 없습니다. 인식론 학회에는 인식론이 없어요. 윤리학회에는 윤리가 없어요. 뭐만 있냐면 권위만이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철학이 말 그대로 밥그릇 싸움이라는 증거입니다.

나는 철학학회에서 가장 치열하고, 가장 논리정연하고, 가장 날카로운 논변과 비판들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했었습니다. 이런 기대 자체가 지나친 것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것이다 못해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대표해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듯이 철학학회에서 철학 교수들은 철학적 비판을 하지 않습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을 나타낼 뿐이죠. 권위있는 철학교수가 논문을 발표하면 아주 조심스러운 어조로 형식적인 비판이 하나쯤 있고 그 다음에는 간단한 답변이 있고 그리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시간 관계상"이라는 것이 그 이유인데, 형식적인 논쟁을 하는 그들 이외의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 일반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내용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경우라면 해설서가 필요합니다. 그 해설서를 써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죠. 그런 권위적인 논문들은 단 한가지 경우에만 읽히는데, 그것은 그 교수들에게 학위를 받기 위해 어디에다 그 지식을 써야할지, 그런 지식들이 정말 쓸 모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고자 할 때만 쓰입니다. 나는 권위있는 교수들이 어려운 용어로 논문을 발표하고 그에 대해서 형식적인 비판만을 하는 까닭을 알죠. 그것만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수는 논문을 발표했고 다른 교수들도 언젠가는 논문을 발표할테니 그렇게 적당히 논박만 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가장 좋죠. 그렇지 않다면 자기가 발표할 때도 그렇게 당할테니까. 그렇게 상부상조해도 그 결과가 어떻든 결국 대학교수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다투고 논쟁할수록 밥그릇 얻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건 대기업들이 담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요. 그리고 또 이러한 일은 국립대나 사립대나 다름없습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 교수라고 일반 국민들에게 더 쉽게 철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나는 별로 본 적이 없어요.

더 분명한 예를 들어 볼까요? 모든 철학교수들이 자신이 논문을 썼던 한 분야에 대해서만 전공하고 자기가 전공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죠? 세계의 철학자들은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출발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로 도전해 나갑니다. 하지만 한국의 철학자들은 그렇지 않죠. 그 이유는 분명해요. 다른 분야로 도전해 나가면 욕을 먹기 때문이예요. 쥐뿔도 모르면서 엉뚱한 소리를 한다, 자기 전공이나 잘 챙기지, 등. 이것은 곧 남의 밥그릇에 손대지 말아라, 이 말이죠. 그렇지 않다면 왜 인식론 전공자가 존재론에 손대면 안되고, 존재론 전공자가 가치론에 손대면 안되는지 설명할 수 있나요? 만약 자기 전공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엉뚱한 분야를 손대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으시다면, 당신 역시 그에 쇠뇌되어 있는 증거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그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다른 분야에 대해 도전하지 않으면 어떤 누가 더 적절하게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없기 때문입니다. 전 분야를 처음부터 전공하는 사람은 있기 어렵죠. 한 분야를 전공하고 나면 다른 분야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 철학적인 근거가 없어요. 경제적, 정치적 근거만 있죠.

이 홈페이지의 관리자인 파깨비씨가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들만 해도 그래요. 대부분은 제도권의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 속에서 잘 적응하기 위한 철학자료들이 대부분입니다. 초보자들을 위한 글들은 쓰다가 말았는지 올라오지도 않아요.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철학을 하지 말아라, 너희는 무식한 사람들이다... 이런 뜻은, 물론 아니겠지만, 그런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나마 자신이 공부한 자료들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공개한다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저도 호의는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여튼, 저의 비판이 좀 과격할지도 모르긴 하지만 충분히 근거있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철학을 하지 않은 사람들, 혹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존재해야 하죠. 그것은 법적, 경제적 제한만 해제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적극적인 정신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도 비판을 기다려 보죠. 그리고 저의 비판에 대해서 논쟁을 해 보고 싶네요.

(음... 이번에도 저에 대한 비판이 포함되어 있네요. 치명적인 비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철학 각 분야들도 파편화되어 있으면서 서로 상호 관련된 연구를 하지 않고 부분 주제에만 매달리는 것을 "밥그릇 싸움"이라고 표현하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리는 있죠.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는 철학 각 분야를 통합한 세계적인 철학자는 나온 적이 없고, 있다면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인정받지는 못하면서 혼자서 과대망상증에 빠진 이상한 사람이 한명 있을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 "붐붐눈눈"이란 분이 다시 반박을 하고 나섰는데요, 날짜는 7월 17일, 약 1주일 이상 지난 때입니다.

<붐붐눈눈 : 지적허영에 대한 반박>

현실적일 필요가 있는가? 상상의 날개를 꺽는 모든 현실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현실은 단지 값싼 것들에 자기 변명의 장일 뿐이다. 사유가 현실을 죽이고 현실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그 사유는 무의미의 반복일 뿐이다. 모든 학문은 현실을 넘어섬으로 비로소 현실이 되는 것이다. 약간의 허영과 지적유희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고 그 자체로 현실이다. 모든 사유를 현실이라는 환상으로 구속하려는 시도야 말로 생각을 마비시키려는 지적 독선이고 오만이다.

(붐붐눈눈 님은, 철학이 현실적일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반박했습니다. 이런 생각도 가능하지만, 이런 입장을 취할 경우에 문학이나 혼자서 하는 상상, 혹은 백일몽과 철학이 어떤 차이점을 갖느냐 하는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지위와 가치도 잃게 되겠죠. 일반적으로는 철학이 간접적으로라도 현실과 연관을 갖는다는 것이 주된 입장입니다. 붐붐눈눈님은 현실을 하나의 "환상"이라고 하셨는데, 이것도 일반적인 주장과는 거리가 멀군요. 어쨌든 철학이 단순한 공상과 다르다는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것은 버리기 힘들다고 보는데요, 저는.)

한편,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 논쟁 무용론을 주장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 입장을 이해하기는 힘드네요. 왜냐하면 철학은 실험과 검증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쟁과 토론을 통해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역시 철학은 다시 개인의 공상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을테니까 말입니다. 하여튼 이들의 주장을 살펴 볼까요?

<나 : 친구>(7월 28일 글입니다.)

만인의 친구가 돼긴 싫다.대화방이 싫다.그들은 요구한다.내가 참아주기를 .내가 인간이 돼지 안기를.또 다른 나에게 자리를 주어야 하지만 그가 너무 싫다.찢어지도록 아픈 내 가슴을 부여잡고 말한다.난 강하다고.모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고약일 뿐이다.날 나가게 하는 건 단지 전에 그일 뿐이다.왜 그런지는 몰라도 인간은 모두 같다.우리가 힌머리독수리를 관찰,연구해서 그들은 그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들 사람도 우리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우리에게 기분이라는 것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를 나라고 할 것이며 싸움도 무시도 없을 것이다.이 모든 글도 소용없을 것이다.

<최금숙 : 생각은 생각을 낳아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지요...>

어느날 문득 집으로 돌아가다가 이유없는 박탈감을 혹은 절망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나혼자만의 아픔이겠지하고 생각했던것은 나만의 착각이었지.
모두들 그렇게 조금씩 남모르는, 이유없는 절망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 속에서 나 혼자 견디기에는 너무 무거운 무게로 다가오는 그 정신세계의 총칭을 나는 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자신의 가지고 있는 짧고 보잘것 없는 지식으로 상대를 평가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 한다.
하지만 도대체 그래야할 이유가 어디있단 말인가?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부여된 몫의 자기삶이 있다.
그것이 세상이 평가하는 잘 된 삶이든 아니든, 그건 그사람의 자유의지에 맡겨 두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비판하고 말고 할 이유가 어딨는가?
비판은! 경쟁은! 더 나은 발전을 이루기위한다는 미명하에 서로 치고 받고 하는 것은 지금의 국회의원들에게나 맡겨두고, 철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내면의 상승을 위해 좀더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맘으로 세상을 살아가는지?
타인의 비판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나는 요즘 이런 생각들을 한다.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그 생각이 생각을 낳고 가지를 치고, 우리는 "성숙함"이라는 열매를 얻게 되는 것이니까..
타인을 향한 생각이 아니라 나를 향한, 나만의 생각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지금 이순간... 마음을 바로 잡아야 세상이 밝아 진다.

(상당히 문학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한 글들인데, 어쨌든 논쟁적인 글은 아닌 듯 싶습니다. 쉽게 말해서 "굳이 서로 싸울 필요가 있느냐, 각자 생각대로 살자"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 생각과는 좀 거리가 머네요.)

다음에 다시 박상욱 님의 손을 들어주면서 나오신 분이 강경필님입니다. 날짜가 8월 14일이니까, 약 한달 만이군요.

<강경필 : .. 현대의 소피스트들과 지적 허영...>

철학이 이름무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될 수는 없음직 합니다.
물론 일정한 시대의 지식인 들에 대한 이론이 만인들에게 필요조건으로 받아 드려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이론들이 현대 사회에서도 투영화 되기에 철학의 연구는 계속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철학함을 어떤 틀속에 - 이론 수업 이랄까...? - 규정화 시키는 것도 잘못되지 않았나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속에서도 분명 본능화 되어진 사유는 존재하기에 말입니다

(그런데 객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강경필님의 주장은 정확하게 이름무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름무님이 철학의 연구가 그만되어야 한다거나 주장하거나 어떤 식으로 규정화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름무님의 비판의 핵심은 "우리 것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것", 그리고 "철학자들이 자기 영역만 고수하고 있지 말고 좀더 발전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라고 생각됩니다. "사대주의"라는 극단적인 용어까지 쓰기는 했지만, 상스러운 용어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런 데서는 그 정도의 자유가 있어야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