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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천부경 해석<1>: 하도와 낙서에 근거함  

 

천부경 해석에 있어서 가장 흔한 문제점은 뭐니뭐니해도 하도와 낙서에 기댄 천부경 해석이다. 이것은 거의 모든 천부경 해석에 따라다니는 문제점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도와 낙서란 무엇인가? 《하도(河圖)》는 복희(伏羲)가 황하(黃河)에서 얻은 그림으로, 이것에 의해 복희는 《역(易)》의 팔괘(八卦)를 만들었다고 하며, 《낙서(洛書)》는 하우(夏禹)가 낙수(洛水)에서 얻은 글로, 이것에 의해 우(禹)는 천하를 다스리는 대법(大法)으로서의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도>
<낙서>

<위서(緯書)>에 있는 《하도낙서》는 칠경(七經)의 <위서>와 함께 전한(前漢) 말에서 후한(後漢)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하도괄지상(河圖括地象)》 《하도제람희(河圖帝覽嬉)》 《용어하도(龍魚河圖)》 《낙서영준청(洛書靈準聽)》 《낙서견요도(洛書甄曜度)》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칠경의 <위서>와 함께 참위설(讖緯說)의 주요자료로 많은 일문(逸文)을 남기고 있다.(네이버 사전에서)

하도와 낙서에 대한 보다 개괄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http://www.poongsoojiri.co.kr/lecture/part2_03.html 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 내용 중에서 하도와 낙서의 기원에 관한 것을 살펴보면, 결론적으로 하도와 낙서의 구성은 신화적이다.

즉, 하도(河圖)는 중국 황하에서 나왔다는 신비한 그림이다. 지금부터 약 5000년 전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마른벼락이 쪼개져 내리면서 강물이 용트림하듯 부글부글 끊어 올랐다. 잠시 후 신기한 신마(神馬) 한 마리가 황하를 박차고 뛰어나왔다. 머리는 용이고 몸체는 말의 모습으로, 참으로 희귀한 신물(神物)이었다. 그때 강 언덕을 한가로이 배회하던 한 사내가 불현듯 타보고 싶은 충동에 안장도 고삐도 없이 신마에 올라타고 바람처럼 내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사내가 자세히 보니 말 등에는 이상하게 생긴 반점이 찍혀있었다. 이를 신기하게 여겨 반점에 필묵을 바른 다음 널빤지를 대고 찍어보았다. 그림에는 심오한 우주의 이치가 함축되어 있었다.
이를 황하에서 나온 그림이라 하여 ‘하도(河圖)’라 칭하였다. 연구를 통하여 우주순환의 이치와 인생의 이치, 삶의 철학을 발견하여, 세상 사람들을 깨우쳐 준 이가 바로 복희씨(伏羲氏)다.

낙서 역시 마찬가지의 기원을 갖는다. 지금부터 4000년 전 중국 낙수(洛水)에서 신기한 거북이가 등에 지고 나온 그림이 있었다. 문왕(文王)이 자세히 살펴보니, 우주만물의 생성과 조화 그리고 천지운행의 이치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있었다. 이를 낙수에서 나온 그림이라 하여 낙서(洛書)라 부르고, 여기에 담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물의 생성소멸과 순환의 이치를 밝혀내게 되었다.

이건 마치 칠월칠석이 되면 비가 오는 까닭은 견우와 직녀가 까마귀가 놓은 다리 위를 걸어서 1년에 한번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같다. 그런 설명은 재미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런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도 낙서에 근거하는 중국의 주역 철학의 고민거리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그런 설화나 신화는 철학적 혹은 과학적 결과를 포장하는 데에 쓸 뿐, 거기에서 어떤 근거를 찾을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한 설화나 신화 속에서 은유적으로 가려진 어떤 중요한 철학적 통찰이 있을 수 있다고. 이러한 추정은 합당한데, 대신에 이러한 추정은 곧 설화나 신화 자체의 철학적 중요성은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 안에서 숨겨진 통찰을 밝혀내지 못하는 한 그런 설화나 신화는 역시 철학적 중요성은 없는 것이고 그저 문화적 중요성이나, 문학적 중요성을 포함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 역시 이러한 하도와 낙서의 수학적 근거나 철학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나타난 것이 마방진이다. 마방진이란 가로,세로,대각선의 합이 같도록 수가 배열된 것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서 다음과 같은 것도 하나의 예이며, 대표적으로 낙서를 근거로서 만들어진 마방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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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마방진에 대한 연구는 서양에서도 동양에 못지 않게 있었으며, 서양에서의 마방진 역시 점성술의 근거로 활용되었다. (참고: http://petit.new21.org/math/math42.htm) 뿐만 아니라 오늘날 마방진의 이해는 행렬 대수로 간단히 이해될 수 있다. (참조: http://mathman.pe.kr/math/mabang.htm) 이런 상황에서 하도와 낙서의 철학적 토대는 아주 사소하거나 혹은 신화적이고 전설적이라서 기댈 가치가 적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제시할 수 있는 논거는, 하도와 낙서가 중국문명의 출발점에 있고, 이에 근거해서 주역을 비롯한 많은 부분이 발전했으므로 이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주장일 것이다. 이런 주장은 그래도 가장 설득력있다. 하지만 이것은 역사적 가치를 언급하는 것이지 논리적, 혹은 철학적 가치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것이면서 논리적, 철학적 가치가 없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그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도와 낙서에 기대해서 천부경을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 천부경은 중국문화에 종속적이게 된다. 이것은 중국에서 삼재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천부경 속의 논의가 그 삼재에 대한 논의라는 사실과는 상치된다.

그러므로 이젠 하도와 낙서와 같은, 불투명한 논거에 기대어서 천부경을 해석하는 습성은 버려야 한다. 하도와 낙서에 기대기 때문에 천부경 해석 역시 주술적이고 신비적이게 되는 것이다.

 

 

 

 

<철학, 지식이 아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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