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철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칸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철학의 바이블이라 불리우는 순수이성비판도 알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을 엄밀한 사색을 통하여 얻어낸 산물인 순수이성비판을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이에 필자의 능력으로 이해한 순수이성비판의 내용을 서술함으로서 필자의 순수이성비판 이해가 올바른 것인가를 독자로 하여금 비판받고 싶은 동시에 아직 순수이성비판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조금의 도움이 될까 하는 바에 이글을 남긴다.
제 1 편. 칸트 그의 삶
필자는 순수이성비판을 논하기 전에 순수이성비판의 저자인 칸트를 인물 적 측면에서 서술함으로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바이다.
1. 칸트의 생애
칸트는 그렇게 평탄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칸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칸트의 조용하고 사색적인 삶을 가리켜 안정되고 평안한 삶의 전형이라고 논평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동프러시아의 (지금의 독일) 퀴니히스베르크로부터 멀리 떨어져 생활해 본 적이 없었으며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그의 생활태도는 타인이 평할 때는 '숨이 막힐 정도'였다.
도대체 순수이성비판이라는 대작을 만든 인물의 생애는 어떠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1) 그의 가족
1724년 동프러시아의 퀴니히스베르크의 빈곤하지는 않지만 유복하지는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칸트. 어릴 적 본명은 엠마누엘 칸트로 '어린 마넬' 이라는 애칭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후에 칸트 스스로가 임마누엘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는데 확실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 지방에서 대대로 피혁공일을 임하던 아버지와 뉘른베르크 출신의 자상한 어머니 사이에서 6형제 중 5째 (이 부분은 필자가 확실히 아는 바가 아니다. 어떤 학자에 따라선 칸트는 9형제 혹은 7형제 라고 하기에......)로 어릴 때부터 형제들 가운데서 총명함을 자랑했었다고 한다.
그러한 칸트는 어머니 '레기나 도로테아'의 주목을 받았고 교육의 관심이 많았던 그의 어머니는 근교 숲에 어린 칸트를 데리고 가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신의 존재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였다고 한다. 거기에 좋은 시와 책을 읽히게 하여 그의 지적능력을 향상시키게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에 반하여 그의 아버지 '요한 게오르그 칸트'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경건주의자였다. 그러한 아버지의 신앙심으로 인하여 집안은 삭막할 정도로 엄숙하였고 그로 인하여 집안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일이 전혀 없었다고 전해진다. 그러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갖고 있었던 칸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경건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 때부터 가지기 시작했었노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사실 순수이성비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칸트의 당시 종교비판의식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에 좀더 말하기로 한다.
그의 형제들은 칸트와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고 한다. 자료에 의하면 20여년간 형제들과 어떠한 교류도 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후에 누이가 이혼을 하고 칸트의 집에서 동거를 하게 됨으로서 칸트와 해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누이와의 관계로 인하여 칸트는 여성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기도 했었다고 전해진다.
그의 남동생은 신부가 되었다고 하며, 칸트와는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간에 교류는 별로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칸트는 아버지를 칸트가 22세일 때, 그리고 어머니는 칸트가 13세일 때 잃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형제들도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가족의 죽음을 홀로 맞이해야 했던 칸트로서는 가족에 대해서 좋은 기억을 가질리 없었고, 이를 반증하듯 그의 식사시간에 초대되었던 그의 친구들과 대화 중 그의 가족에 대한 화젯거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2) 칸트와 교육
칸트는 8세부터 16세까지 그의 삼촌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가며 퀴니히스베르크 최고의 명성을 지닌 프리데리키아누스 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그 학교는 엄격한 경건주의를 추구하는 학교로 매우 냉엄함 분위기 속에서 수업이 진행되고는 했다. 그러한 그의 학교생활은 그가 경건주의를 보다 더 비판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음에 틀림없었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당시 학생시절을 회상하길 꺼렸다고 한다.
16세에 퀴니히스베르크 대학에 진학하여 수학, 수사학, 자연과학 등을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익혔으며, 후에는 철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신학강의는 듣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 칸트와 삶
칸트가 22세일 때 졸업논문을 대학에 제출하게 되었다. 당시 그의 아버지 요한 게오르그 칸트가 사망하였고 그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그는 졸업논문을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
[활력의 참된 측량법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그 논문은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당시 그러한 분위기로 인하여 칸트는 깊은 절망에서 한 동안 고뇌하였다고 한다.
후에 가정교사로 일하게 되는 칸트는 모룽엔이라는 퀴니히스베르크에서 1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게 되는데, 전해지는바 칸트가 고향에서 떠난 곳 중 가장 먼 곳이라고 한다.
교수자격은 31세 때 얻게 되는데, 정교수가 아닌 시간강사로서의 직업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교수로서의 자격을 얻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된 칸트는 충실히 강의에 임했고 그를 반영이라도 하듯 '언제나 강의실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찼었다.' 라고 전해진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칸트는 정 교수직에 두 번 도전하게 되나 실패하게 되고 당시 교육과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프리드리히 대왕'의 호의로 시문학 교수를 제안 받게 되나 철학이 아니면 안되었던 칸트로서는 시문학은 응할 수 없는 자리였다.
후에 국립도서관에서 자리를 얻게 되는 칸트는 철학 정 교수직을 얻을 때까지 교수직 제의를 거절하면서 46세 까지 기다렸고 퀴니히스베르크 대학에서 철학 정 교수직을 얻게 되는 행운을 얻는다.
3) 칸트와 예술
잠시 얘기를 다른 곳으로 돌려보도록 하자.
칸트는 자신의 저서에서 예술을 크게 시, 그림, 음악 세 부분으로 나누어 평가하고 있다. 시 문학 강의를 할 정도로 시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었던 칸트는 아이러니 하게도 시작(詩作)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설에 의하면 자신은 단지 시를 평가할 뿐이지 시를 지을 만큼의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말하는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에 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인 반면 그림과 음악에 대해서는 낮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시가 예술 중에서 높은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인간의 정신이 가장 이성적인 위치에 있을 때 인간의 감성적 정신세계를 표상화 하였기 때문이고, 그림은 그 다음으로 이성의 정신적 제련을 거치나 음악은 감성적 세계가 이성의 제련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표상화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4) 칸트와 연인
결론적으로 말해서 칸트의 생애에는 여성이 관련되지 않았다. 그는 여성에 관해서 묘한 거리감을 두었는데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다고 그가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가 가정교사로 있을 때, 한 백작부인이 그의 초상화와 그가 손수 쓴 편지를 몰래 숨겨 가지고 있었다라는 이야기도 있을 만큼 그는 여성에게 매력을 표출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말을 할 때 작은 목소리에다 발음도 부정확했으나, 대화에 있어서 언제나 위트가 있게 말을 했으며 농담도 곧잘 했다고 한다. 그리고 풍부한 그의 지적능력은 전문가들도 능가할 정도였는데 이러한 풍부한 정신력은 사람을 이끌기에 충분한 매력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는 두 번의 결혼 기회도 마다해버리고 '안락한 독신자'로서의 삶을 영위했다. 그는 결혼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망설였다고 하는데 너무 망설인 나머지 기회가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의 친구가 그러한 칸트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고는 했는데 칸트는 아내를 선택할 때는 충동적 성향이 아닌 이성적 사고에 의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내란 자신의 반려자인 동시에 후에 있게 될 자식의 어머니이기도 하기에 신중하지 않으면 오히려 악영향만 끼칠 것이라고 하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사실 이러한 그의 여성상은 그의 어머니로부터 왔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의 어머니 '레기나'는 말 그대로의 '현모양처'였고 칸트의 생애에서 그의 어머니보다 훌륭한 여성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5) 칸트의 하루
칸트의 생애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그의 하루 일과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칸트는 지나칠 정도의 엄격성으로 하루 일과를 보냈는데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그의 어린 시절 남겨진 경건주의적 생활 태도의 잔재로 인한 것, 다음으로 좋지 않은 칸트의 건강상태로 인한 자력치유를 위한 선택, 이렇게 분석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성격 탓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나 필자는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그의 하루 일과는 어떠하였는지 믿을 만한 자료에 의해 잠시 살펴보도록 한다.
4시 55분 '일어나실 시간입니다'라는 말로 칸트의 하인이 그의 단잠을 깨운다.
5시 식사는 하지 않은 채, 잠에서 깨기 위한 옅은 홍차 두 잔을 마신다. 잠옷,
덧신, 수면용모자를 쓴 채 작업에 임한다.
7-9시 정장을 한 채로 강의에 임한다.
9시
- 오후
12시 45분 실내복으로 갈아임고 집필작업을 한다. 가장 중요한 작업시간.
1시-4시 초대한 친구들과 함께 자택의 식당에서 대화를 곁들이며 오랫동안 점심을 한다.
하루 중 유일한 식사시간이며, 대구를 즐겨먹었다고 한다. 언제나 붉은 포도주
'메독'을 식사 후 마시며 간혹 백 포도주를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식사시간은 언제나 '자 여러분!' 이라는 상투적인 말과 함께 시작한다.
4시 홀로 산책을 간다. 간혹 그의 산책에 동행을 청한 친구가 있었는데, 칸트는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한 번은 어떤 귀족이 그와 함께 동행하기를 청했는데
이마저도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가 산책한 길은 그 유명한 철학자의 길이다.
같은 마을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추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시간관념은 정확했
다. 간혹 그의 산책 길이 걸인이 기다려 적선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몇 번 적선에 응하
기도 했으나 또 적선을 요구하자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단호히 물리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적선할 때에는 동정심에 의해서는 안 되며 이성의 판단에 의해야 한다.'
라고 그의 친구에게 말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밤
10시 가벼운 여행기를 취침 전에 읽는다.
절대적 안정과 함께 취침을 시작한다.
이러한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온 칸트. 그는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전설이 되어린 책을 남겨두고 1804년 2월 12일 오전 11시 물을 섞은 옅은 포도주를 한 잔 축이고는 '이제 좋다!' [Es ist gut!]라는 말과 함께 숨을 거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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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