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란 공자학파에 속한 여러 제자들을 통해 구전되던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와 행동에 대한 기록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공자라는 인물의 열정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공자의 일생을 통해 논어에 전하는 도덕적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충신 인의예지 등등 그것은 70평생을 그러한 가치를 위해 지조를 지키고자 했던
춘추시대의 한 지식인의 모습과 열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한 것으로 인해 이 논어로 하여금 변하지 않는 동양 최대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명맥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리라.
이중에서도 물론 공자가 특히 정치 사회적 현실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고 사회변혁을 위해 투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학문에 대한 변함없는 정진도 필자를 감동케한다. 일찍이 공자는 자신은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하였으며
한편으로는 색을 좋아하느니 만큼 학문을 좋아하는 이를 본 적이 없다고 세태를 질타하고 있다.
필자는 공자의 일생을 한마디로 통틀어 말한다면 그것은 “학문에의 열정”이라 하고 싶다.
그렇다면 공자의 학문하는 구도과정은 어떠하였는지를 추적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 할 수 있으며 논어를 통해 이를 되새겨 보도록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공자가 학문에 뜻을 두었던 것은 열 다섯의 어린 나이었지만 그리 높은 신분이 아닌 것으로 보였던 그가
지식의 보급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당대에 최고의 석학으로 유가의 조종으로 받들어지는 위치에 까지 오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논어를 통하여 간접적이나마 그러한 공자의 인고의 세월을 반추할 수 있다.
子曰 吾嘗終日不食終夜不寢以思無益不如學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내가 일찍이 온종일 먹지 않고 밤이 새도록 자지 않고 생각하였으나 유익한 것이 없고 배움만 같지 못하더라라고 하셨다.
논어 위령공편에 나온 이 구절로 미루어 공자가 학문에 정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마치 이것은 예전에 삼당사락이니 오당육락이라는 등의 입시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하던 우리의 세태와 비교하면 어떨까. 그 노력은 있지만 그 태반이 좀더 출세하고 싶고 좋은 대학
가려는 동기가 많으니 이것은 위인하는 것으로 공자대의 노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子曰學而不思則罔思而不學則殆
공자께서 배우되 스스로 생각지 않으면 견식이 보잘것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확고한 학문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 공자는 그 엄청난 구도의 과정과 천하주유의 과정속에서 결국 그가 터득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항상 앵무새 같이 앉아서 경전을 외우는 거짓 유자들도 경멸할 바이지만 그렇다고 고성(古聖)의 도를 배우지 않고는
그다지 학문에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생각한다고 했던 것이 실은 시간을 허비한
것인 것을 깨닫고 후회하여 후학에 탄식으로 이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자가 과거를 술회하면서 고백한 듯한 한 구절을 보자.
子曰我非生而知之者好古敏以求之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나면서부터 도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옛것을 좋아해 민첩하게 이를 구한 탓이라고 하셨다.
결국 학문에 비결이란 다른 것이 없는 것이다. 우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운다는 태도를 가지는 것뿐이다. 그 어느 하나에 지나치다면 그것은 罔이요 殆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엄청난 공자의 구도 과정에 비겨 요즘 인터넷 철학 게시판의 세태를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공자는 무려 2500년 전의 사람인데도 그렇게 치열하게 학문을 하였는데
요즘 공부하는 자들은 그만 못해보이는 것이다.
내가 무엇보다 실망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역시 공자의 이런 정신에 의거하여
항상 스스로 깨닫은 바를 성인의 말씀과 비교하거나 나보다 낳은 철학자들의 의견을 비교하여
합치되는 지 확인하고 이를 즐겨 인용하는데
치졸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고 소견이 좁은 자들이 내가 그들을 인용하는 것을
뜻도 모르고 그런 말을 쓴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부터 자기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 어찌 스승 없이 배우고 남이 생각하지 않은 것을 홀로 생각하기를 바라겠는가?
공자는 탄식했다고 한다. 나를 알아주기 보다는 남을 아는데 힘써야 한다고.
그들이 그런 언행을 하는 이유는 안보아도 뻔하다. 진지한 학문을 할 자세가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 학문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성인에게 배우기보다는 그들을 비난한다.
그런 자들의 학문은 너무도 유치하여 더 논할 것도 안된다. 그건 얄팍한 지식일 따름일 뿐이니 이제라도 그런 태도를 버리고 진정 학문에 정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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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