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추억의 퇴장을 보면서
한비장자  2004-04-14 15:25:46, VIEW : 1,663


필자와 격한 논쟁을 벌이던 잿빛추억이 요즘 통 보이지 않는데 어찌 된 일일까?
예전에는 그가 다소 오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몹시 미워했지만
없으니 무척 쓸쓸하고 무료하기 이를 때가 없다.
지금 나의 심정은 마치 장자가 혜자의 무덤을 지날 때의 심정이라 할까.

장자가 장례를 치르고 나서 혜자의 묘를 지날 때의 일이라고 한다.
그때 따르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영(초나라 수도)에 흙을 바르는 장인이 자기 코끝에 백토를 파리의 날개만큼 얇게 바르고
석공인 장석에게 이것을 깎아 내게 했다. 장석은 도끼를 바람소리가 나게 휘둘렀으나 영의
장인은 그저 듣기만 하고 그대로 있었다. 백토는 모두 깎여 떨어졌지만 코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고 영의 장인은 선 채로 얼굴빛조차 바꾸지 않았다.
송나라의 원군이 이를 듣고 장석을 불러 말했다.
「시험삼아 내게도 백토를 바르고 깍아내보아라.」
그러나 장석이 말하기를
「전에는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기술의 근원이 되는 사람이 죽고 없어서 불가능합니다.」
나는 혜자가 죽은 뒤로 나의 이론의 전개할 바탕이 없어졌다. 나도 이제 혜자가 죽었으니 더불어 얘기할 사람이 없어졌구나.”

이것이 꼭 지금의 나의 심정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내 비록 그와 싸우면서 칸트가 어쩌니 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것이 나의 본의가 아니었다.
하도 오만방자하기에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는 칸트를 가지고 혼좀 내준 것이었다.
모름지기 칸트는 이 한비장자보다 몇 배는 더 머리좋은 사람이었을 것이고
잿빛추억도 이 한비장자보다는 아는 것이 몇 배는 더 많은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칸트를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해서 철학개론 수준에서
주어들은 것으로 어찌 제대로 이러한 사람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으랴.
필자는 스스로의 지적 한계를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의 퇴장이 더욱 아쉬운 것이다.
그가 갔으니 장차 누구와 함께 철학을 논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필자의 좀 개인적이지만 솔직한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솔직히 필자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은 "천둥벌거숭이"나 "젓비린내"가 나는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일까?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다. 나는 오새 그 만큼이나 철학의 정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더욱 슬픈일이라 할 수 있다.

슬프다. 누구와 철학을 이야기 할 것이가?



Evilution
 ............. 그런 사람이 몇명 있긴 하죠.. 지금은 '어린철학'을 더이상 운영안하겠다고 선언한 '어린왕자', 지금 자존주의철학 이란 카페를 운영하고 계시는 Self님 2004-04-15
 
Evilution
 다른곳에 토론할 환경이 좋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폐쇠성이 강해서 와도 토론에 껴주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도 철학DAUM카페나 어린철학 같은 곳에만 토론활동을 벌이죠. 2004-04-15
 
시사이
 ㅋㅋㅋ 초면에 미안하지만, 님의 말하는 폼을 척보기로는, 철학공부가 많이 부족한듯 합니다... 익은벼가 왜 머리가 숙는지 아시요??? 철학잘한다는 분,왜그런지 짧게 말해 2004-04-19
 
한비장자
 子曰 巧言令色은 鮮矣仁이니라. 누구를 지칭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폼이란 실의 손님일 뿐으로 어찌 그러한 빈껍데기로 철학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님의 말씀도 다소 "오만함"이 2004-04-20
 
시사이
 교언영색이 왜나오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다가, 실의 손이 폼이라는 님의주장을 내가 들어야할 이유는 뭐요??? 님이 뻥을치길래, '익은벼'를 말했더니,, 읽기를 못하는게 아닌지 2004-04-20
 
한비장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겸손해진다고 해서 철학에 대해 경지가 되었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 그럼 겸손한 사람은 모두 다 철학의 달인이게요 ㅋㅋ 2004-04-20
 
시사이
 '겸손'에 대해서, 듣고싶었던 것이 아닙니다.그렇게썻고, 못읽은것은 님의 책임이나 실력,, 무엇이 그런것은 왜그런지 이런것들이 철학? '정의'는 그냥쉽게 내리는게 아닙니다. 2004-04-20
 
한비장자
 그러더라도 좀 웃기는 것이 많이 부족함을 안다는 것은 화자 스스로 그 정도는 많이 안다는 것을 전제하는데 자화자찬이 아닌가요, 전 단지 그게 웃겨서... 2004-04-20
 
Evilution
 솔직히 고백하건데... 실력과 겸손함은 서로 관련 없다고 봅니다... 2004-04-20
 
Evilution
 ㅡㅡ 아... 실력 없으면서 겸손하지 않으면 낭패구요... 2004-04-20
 
시사이
 많이 부족함을 안다고 누가 이야기 했나요? 나는 그런말 안했지요? 내가 자화자찬 했다는데,, 어느글이 그런지 가르켜주고, 철학은 장난이 아니요... 할려면 진지합시다.. 2004-04-20
 
한비장자
 저의 첫 강의에 學而時習之不亦說乎 人不知而不慍不亦君子乎 를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님은 君子형철학가신가부죠? 2004-04-20
 
시사이
 고만합시다.. 제가 맥주를 처음 마신것은, 中三時 라고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님과 계속 얘기하다가는, 바보될것 같읍니다. 괜히 뻥(사기)치지 맙시다. 공자님도 그만팔고,,, 2004-04-20
 
시사이
 저의 無禮들에서,, 일단 사과드리겟 읍니다... 변명을 한다면, 오늘 기분이 안좋아서,,, 저는 고작,겨우 그런 못난 한사람입니다... 2004-04-20
 
한비장자
 하하 사과까지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중요한건 진정한 겸손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많이 알더라도 항상 흠결이 있을 수 있지요. 그러기 때문에 제가 잿빛추억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2004-04-22
 
한비장자
 것입니다. 단지 저는 그에 비하자면 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천둥벌거숭이 정도가 아닐까하고 성급하게 단정했는데 이것도 좀 거슬렸나 합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200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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