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에 어떤 성실한(?) 회원이 유용한 문서를 올려놓았다.
글쓴이 : 알폰스 , 출처 : 어린철학
글제목 : 귀납의 정당화 -Max Black-
논리학 교수님이 한번 보라고 주시더군요...
번역해서 손으로 직접 적은 것이였는데...
한글97 문서로 만들어 달라고 하시더군요...(진짜 이유인듯 합니다-_-;)
시험기간이라 급히 옮겨적기만 해서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번역하면서 필요한 내용만 뽑으셨다고 합니다...)
자료실에 올릴만한 글인가 모르겠지만...전 운영자가 아니므로 여기 올립니다...(이블루션님이 알아서 하시길...)
귀납의 정당화 -Max Black-
귀납추리의 정당화에 관한 문제는 오래 전부터 철학자들에 의하여 제기되어 왔다. 이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귀납추리가 상식이나 통계에 비추어 볼 때 아무리 만족스럽다 할지라도 그것이 진정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것인가 혹은 분명히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귀납적 비약(inductive leap)이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정당화 될 수 있었던가 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과학과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과학이 우주에 대한 진리의 매개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왜냐하면 귀납이 정당화 될 수 없다면 과학적 지(scientific knowledge)는 논거가 박약한 신념(faith)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귀납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철학자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하에서 우리는 귀납을 정당화 시키려는 시도를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고찰하면서 아울러 각각의 유형에 대하여 그것들이 귀납의 정당화로서 적절치 못함을 밝히고 난 다음에 최종 결론을 내려 보기로 하자.
1. 첫째 유형은 과학의 고유 업무가 경험적 가설들을 연역적으로 테스트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Karl Popper에 의해 대변되는 것으로서, 과학적 방법으로서의 어떤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opper에 의하면 사례들에 대한 조사로부터 일반화에 이르는 합리적인 방법은 없고, 일단 그러한 일반화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그것이 관찰과 실험에 의하여 검사되는지 어떤지를 발견하는 합리적인 방법은 있다고 한다. 즉 그러한 일반화 혹은 가설들은 결정적으로 위증(falsification)할 수는 있지만 결코 검증될 수 없으며 참임이 알려질 수도 없다.
비판 - 귀납을 거부하는(no induction) 이 입장은 지지될 수 없다. 왜냐하면 과학의 임무를 진리에 가까운 것을 점진적으로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일반화를 벗어나는 것을 제거시키는 작업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Popper 자신의 확증이론(theory of corroboration) ―가설들 사이의 상대적 강도를 결정하는 기분에 관한 이론(이 기준들 중의 어느 것도 알려진 관찰 사실에 의하여 위증될 수 없다) ―의 배후에 귀납이 도사리고 있는 듯하다.
2. 상식이 귀납의 문제에 대하여 단순하고도 만족스러운 대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 해 볼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지금까지 잘 정용되어 왔고 기술이나 순수과학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가져다주었던 테크닉(귀납)을 포기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비판 - 귀납이 과거에 항상 잘 적용되었다 치더라도 그 사실이 우리들에게 미래에도 귀납이 잘 적용되리라는 근거를 제공하는가? 과거에 잘 적용되었기 때문에 미래에도 그러하리라고 논증하는 것은 그 자체가 귀납적 논증이 되고 만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Hume이 지적했던 바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귀납이 지금까지 정당화 되어 왔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에게 귀납적 정당화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귀납적 논증이 자기 자신의 논증력을 강하게 하기 위하여 스스로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몇몇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소위 자기를 근거지우는 (self-supporting)귀납논증의 지위는 귀납의 정당화에 관한 일반적 문제와는 아무런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3. 셋째 유형은 하나의 표본으로부터 그 표본이 도출되어져 나왔던 전체에 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은밀한 가정들에 근거하고 잇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귀납적 비약을 그 자체로서는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귀납이 정당화 될 수 있기 위해서는 “미래의 사건들은 과거의 어떤 사건과 유사한 것이다” 혹은 “자연의 제일성” 등과 같은 보다 일반적인 몇몇 원리가 보충될 필요가 있다.(이 입장은 은연중에 연역적 논증만이 참된 논증임을 가정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첫째 유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비판 - 그와 같은 일발원리를 수립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자연은 분명히 제일성과 마찬가지로 다양성을, 질서와 마찬가지로 불규칙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잇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반 원리가 수립되었다 치더라도 더욱 더 근본적인 난점이 야기된다. 즉 그 일반 원리는 선천적으로 참이거나 우연적으로 참이거나 일 것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그 원리는 논리적 원리 혹은 수학적 원리처럼 사실과는 무관한 필연적 진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는 그 원리는 “약간”으로부터 “모든” 에로의 이행을 근거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귀납논증의 결론이 전제들로부터 연역적으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면 필연적 진리가 전제에 부가된다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라면 그 원리는 모든 가능적 세계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들의 우주에 대하여 참인 바의 무엇을 형성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때 이 일반 원리의 진리는 어떻게 해서 알려질 수 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최선의 방법은 관찰과 귀납추리를 총해서이다. 우주의 질서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는 증거는 구체적인 규칙성들에 대한 우리들의 지식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귀납의 근거가 되는 일반원리를 수립하는 문제는 귀납을 정당화 시키는 낡은 문제이며 오히려 그 문제를 더욱 더 복잡하게 할 뿐인 것이다.
4. 건전한 귀납논증의 결론은 그 전제로부터 개연적으로만 도출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어떤 귀납논증에 대해서 결론을 근거지우는 보다 강한 증거를 항상 생각 해 볼 수 있으며, 결론의 상대적 강도라는 측면에서 귀납추리들이 서로 비교될 수도 잇는 것이다. 이 입장에 의하며 “조사된 모든A가 B였었다”라는 전제로부터의 올바른 결론 “모든A는 B이다”가 아니라 “아마도 모든 A는 B일 것이다”라는 것이다.(이 점을 무시한 때문에 귀납을 정당화 하려는 많은 시도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론을 이와 같이 나타내는 것은 결론을 약화시키는 셈이 된다. 여기서 우리는 셋째 입장이 전제를 강화시킨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두 입장은 타당한 연역적 논증의 기준에도 귀납적 논증을 끌고 오려고 하고 있다.
비판 - 개연성이라는 말을 두 가지 의미로 생각 해 볼 수 있다. 첫째 의미는 “아마도 A는 B일 것이다”라는 결론은 “조사된 모든 A가 B였었다”라는 전제로부터 “엄격하게”도출된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전제가 참인데 개연적 결론이 거짓이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귀납적 비약을 범함이 없이 타당한 연역적 논증을 가지는 셈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귀납논증을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을 것이다. 둘째의미는 개연적인 결론이 많은 유사한 사례들에서 참임이 발견될 수도 있을 것에 대한 순수하게 경험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위에서의 결론은 “조사된 A들이 B였었던”대부분의 사려들을 보건데 “모든 A가 B이다”라는 것이 곧 이어서 발견될 것이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해석한다면 그 논증은 순수하게 연역적인 논증이 체로 남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결론이 전제로부터 엄격하게 도출되지 않기 때문에 결론이 전제를 넘어서는 것이 어떻게 해서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아는 문제가 그댈 남게 되는 것이다.
결국 귀납을 정당화 해보려는 지금까지의 4가지 유형은 모두 다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귀납논증을 원래의 형식대로 둔다면, 그 논증은 타당하지 않게 되고 타당한 연역적 논증으로 대치시키면(전제를 강화 시키던가 혹은 결론을 약화시키던가에 의해서) 그 논증은 전혀 귀납적 논증이 아니게 된다.
5. 마지막 유형은 Peirce와 Reichenbach에 의해서 공식화된 소위 “실용주의적”(pragmatic)정당화이다. 예를 들어 어떤 중병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는 그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수술을 하는 것이라고 믿을 근거를 가지고 있다. 물론 수술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 환자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에서 의사가 옳다면, 그 의사는 수술을 하는 것에 대해 정당화 된다. 달리말해서 그 환자의 생명을 구해낼 필요조건이 수술을 하는 것이라면 그 수술은 정당화 되는 것이다. (비록 수술의 결과는 미지수이고 큰 위험이 따른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상실하지 않는”(nothing to lose by trying)사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예와 마찬가지로 Hume은 현재의 사건으로부터 미래의 사건에로, 알려진 사실로부터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로 나아가는 것이다 불가능 하다고 말한 점에서는 옮았다. 또, 귀납적 비약이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이 바라는 방식으로 정당화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부구하고 우리는 우리들의 관찰범위는 넘어서는 것을 알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지식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식이 귀납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라고 가정해보라. 이때 우리는 위 예에서의 환자 혹은 의사의 입장에 있게 될 것이다. 귀납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 미지의 것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필요조건이라면 우리는 실제로 (혹은 실용적으로)귀납적 절차를 따르는 것에 대해서 정당화 될 것이다. 여기서 남은 문제는 어떤 귀납적 절차를 따르는 것에 대해서 정당화 될 것이다. 여기서 남은 문제는 어떤 귀납적 절차가 미지의 것 혹은 관찰되지 않은 것에 대한 올바른 일반화를 만드는 필요조건인가를 보여주는 일 밖에 없게 된다.
비판 - 이 입장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복잡해서 몇 마디로 비판하기가 어렵다.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실용주의적 관점에 따라서 보다 더 실용적인 귀납적 절차를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귀납의 정당화에 대한 실용주의적인 접근방식이 귀납에 대한 회의적인 비판들을 너무 많이 인정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Hume 처럼 엄격히 말해서 관찰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식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곤궁한 처지로부터 빠져 나오려고 아무리 정교하게 몸부림치더라도 귀납적 절차의 결론에 대해서 공허함을 항상 느끼게 될 것이다.
최종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귀납을 정당화 해보려는 유형을 5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서 각각에 대해서 부적절성도 지적했다. 사정이 이쯤 되면 그 문제의 본성이 잘못 야기되지나 않았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정당화라는 개념은 정당화에 대한 어떤 표준을 함의하고 있다. 귀납을 정당화 하는 것은 그러한 종류의 추리가 합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지는 바의 것에 대한 어떤 유관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가를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오랜 해결사가 보여주듯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길제로 연역적 추리의 표준을 심중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다 추리의 유일한 방식이 결론이 전제로부터 논리적 필연성에 의해서 도출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의상(by definition) 귀납은 연역이 아니다. 귀납논증을 연역논증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허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도 말썽 많고 복잡한 이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하는 출발점은, 지금까지 과학철학자들이 찾아보고자 시도해왔던 어떠한 “일반적”정당화도 귀납에는 가능하지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특수한 경험적 일반화를 정당화 한다고 할 때 우리가 의미하는 바는 그와 같은 종류의 사례들에서 지금까지 잘 적용되어 왔던 원리를 사용해서 그 일반화가 참이라던가 혹은 적어도 개연적이라는 것을 귀납적으로 논증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교적 명로한 정당화 개념을 귀납 그 자체에 적용할 때 정당화라는 개념은 명석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볼 때 소위 ‘귀납의 문제’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귀납의 문제가 문제로서 성립된다면, 그 문제는 결국 저 유명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가령 원을 사각형으로 만드는 문제나 저 유명한 영구 운동기계를 발명하는 문제)로 분류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언해두고 싶은 것은 저 유명한 경우들에서 처럼 불가능성에 대한 탐색이 앞으로도 장구하게 계속될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혀 쓸데없는 것이었던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중대한 탐구절차가 가지는 특징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오늘날처럼 풍부하고 세련되어 있다면, 그것은 지금까지 귀납을 정당화시키기 위하여 그렇게도 오랜 세월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수하고 열심히 노력해봤던 사람들의 덕택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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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ilu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