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을 사랑하라! 성인의 유명한 가르침이다. 그리고 절대적 진리이다. 우리는 이것을 반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한낱 이념일 뿐이니까. 따라서 이것이 우리에게 실현될 리도 만무하다.
난 남녀의 사랑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말도 안되는 골수주의자 이다.
따라서 필자의 글이 남녀의 사랑에 관한 말인지 아닌지는 논할 필요 없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로 쓰지도 않는다.
우리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무슨의미인가? 단순한 감정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이성에 의해서 사랑에 대한 개념이 분명히 표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을 단순한 직관형식의 감성으로 이해한다면 오해일 뿐이다.
필자는 사랑을 영혼의 이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혼이란 존재가 있든 없든 간에 우리는 영혼이란 존재를 증명할 수도 또한 없다고 증명할 수도 없으니까. (우리의 모든 인식의 조건들은 영혼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의 증명을 불가능하게 한다.)
그러니까 어쩌면 이것은 단순한 망상이라고 해도 좋다. 영혼의 이해라는 것이 망상이라고 생각한다면 필자의 글을 읽지 마라.
영혼의 이해라고 생각한다면 영혼의 존재부터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할 수 도 있지만 앞서 말했든 영혼의 존재의 증명은 신의 존재의 증명과 같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것은 무리한 논리이다. 필자가 영혼이라 부르는 것은 '정신'그 체계를 일컫는 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은 '정신'의 이해가 된다. 그리고 흔히 사랑은 대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자의 '정신'의 이해가 된다.
대자를 향한 '정신'의 이해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 라고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당연한 의문이다. 정신이라고 불리우는 것은 그 범주가 너무 넓어 어디서 어디 까지인지 조차 갈피를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은 확실히 그 범주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행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행해야할 의무와도 비슷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의 '정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정신이란 우리내부에 속해 있는 것이므로 그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대자를 향한 사랑 즉 대자를 향한 정신의 이해는 그와 동시에 이루어 진다. 우리가 스스로 정신을 이해하려 했을 때 그 대자의 정신도 함께 이해가 되는 것이다.
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책 중에 '데미안'이라는 책이 있다. 그리고 그 책의 내용 중에 <사랑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는 부분이 있다.
필자는 이 내용을 확신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대자의 '정신'도 우리의 '정신'의 일부이다.
따라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대자의 '정신'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된다.
물론 이것은 감정의 이해가 아니다. 오로지 순수한 정신, 순수한 이성의 이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정신을 이해하려면 자신이 아닌 모든 것을 배척해야 할 필요도 있다. 그 외에도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그렇기에 만인을 사랑하기 위해선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 어렵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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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