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터 느끼고 이었지만 이 친구의 단점은 사람이 경망하고 심히 시끄러운 것이다.
글을 읽으면 읽을 수록 도에서 멀어지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그래 자네는 "사과는 사과"라고 말하는 것 이상의 진리가 또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사과에 대해 아무리 분석하려 하면 얼마나 만은 속성들이 있겠는가.
이러한 잡학한 분석으로 사과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함으로서 우리는 사과를 사과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않고
그렇게 인식된 사과는 본연의 사과가 아닌 인식속의 왜곡된 사과로서 남게 되기 마련이지.
나의 대초월논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칸트가 말하는 오성이니 객관적 시간을 감성이니
말하는 것들이 촉발이니 하는 것들이 사과의 본연을 왜곡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보네.
사과를 사과라고 말하지 않는 분석명제들은 어떤 면에서는 유용하기는 하지만
진리를 왜곡하는 면들이 많이 있네. 인간의 인식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는 것이라면
칸트의 이론보다는 인간 두뇌에 대한 자연과학적 연구가 더 적합할 것 같은데.
자네는 마치 인간 내면에 대단한 무언가가 있다고 하지만
자네가 말하는 오성이나 통각 그 밖에 무엇이건 간에 자네의 현학적 이기심이나
하나도 다를 바없는 반자연의 논리로 보이네.
니체는 이러한 반자연을 격멸하였지.
나는 아직도 자네를 비웃을 수 밖에 없는데,
언제가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야 말로 사과가 사과라는 인식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그 말은 자네가 참된 자기 자신을 가정하고 있다는 뜻이 되고
지금의 모습은 거짓된 자기 자신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이네.
그런데, 지금 바로 현실의 자연적인 자아를 부정하는 반자연의 인간이
있지도 아니한 미래의 자아는 참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일세!!!!
자네는 먼 훗날에도 이렇게 말할 걸세. 참된 자아는 공상속에서 존재한다.
가상과 현실의 구분은 없다. 그 근원은 같은 것이니까.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거기서 거기니까.
나의 비웃음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기를 바라네.
내가 대초월적 논리라 함은 자기를 버리고 대자연을 받아들이자는 일종의 사자후라고 할 수 있네.
나는 내가 말하는 초월이란 대지와 육체로부터의 도피로서의 초월이 아니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삶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네.
하지만 나는 자네의 철학 속에서 오히려 초월적 도피를 발견하고 있네.
아닌가? 아니라면 그 변명을 듣고 싶네.
|
|
한비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