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시판의 분위기는 무언가 조잡한 회의주의풍의 분위기로 달라져 가고 있어 보인다.
하긴 회의주의란 것은 이 복잡하고 심원여 그 궁극과 한계를 알 수 없는 대우주를 사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에 불과한 인간이 필연적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영적 은신처라 할 수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지식과 진리를 구하다가 지쳐서 마침내 자신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였음을
깨닫고 섣불리 아무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잘못이다. 분명한 것은 그들의 능력이 모잘른 탓이지 인간의 지식이 한계지워
져 있기 때문은 아니다. 만일 정말로 인간의 지식이 한계가 있다면 인간은 그 한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에 이를 것이다.
필자도 어느정도 회의주의의 핏줄을 타고 난 사람이고 지적성취를 위해 감내해야하는 고통의 크기를 알고 있기에
그들의 경솔함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없다.
필자로 하여금 더욱 참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지적 조무라기들이 때때로 대초월철학의 소유자인 필자를 가르치려드는
건방진 시도를 하려한다는 점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앞으로는 단호히 그들의 지적 무지를 깨우쳐
철학의 고귀함을 수호하고자 한다.
가령 이세상을 모두 부정적으로만 보고 모든 우리 사회의 전통적 가치에 삐딱한 시선을 던지고
철학이란 학문과 위대한 철학자나 고성의 말씀을 업신 여기는 것을 회의라 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정말 진정한 회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내 오늘 여기서 간략히 필자의 대초월철학을 이용하여
그들에게 진정한 회의를 깨우치고자 한다.
이 세상에는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고 행하기 전에 무조건 회의를 던져야 그 행동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아무런 노력도 회의조차 없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때때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또한 우리 중에 갓난아이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밥을 어떻게 먹는지 옷을 어떻게 입는지 회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는 말하자면 하등 쓸데 없는 류의 회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찰을 통하여 우리는 또하나의
대초월적 철학적 명제에 도달하게 된다.
바로 " 의심하여야 할 바를 의심하고 의심하지 말아야 할 바를 의심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진리이다."
나는 예전에 나의 대초월적 명제를 잿빛추억같은 높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 이를 비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어려운 것만 잘 알고 쉽게 설명해 주면 도리어 못알아 듣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한다.
일찌기 공자나 아리스토텔레스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어쨌든 나의 이러한 대초월 철학이 일찌기 다른 철학자들에게 볼 수 없었던 미증유의 훌륭한 철학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를 또한 번 입증한 지금 이제 글을 마치려 한다.
|
|
한비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