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의 증가와 염세주의
한비장자  2004-11-22 18:21:24, VIEW : 1,872

필자는 예전에 "엔트로피"라는 일류 문명사에 대한 아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책을 읽은 바가 있다.
필자가 이 책을 정독해서 읽었던 것도 아니며 읽은 지 아주 오래된 일이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인류가 처한 지금의 상태에 대한 무한한 낙관론 이를 테면 멜서스의 인구론에서 보여진 바와 같은
것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해 자연과학적 근거를 들어
지금의 에너지 위기가 단순히 그러한 방법으로 극복될 수 없는 매우 본질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그에 대비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에너지 대책과 현대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문제작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학자들 외에도 근거없이 엔트로피의 법칙을 이용해서 세계를 근거없이 비관적으로 몰아갈려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필자 비록 엔트로비와 같은 순수 과학적 문제에 말할 자격은 없는 사람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열자에 나온 설화를 통해서 그들의 어리석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어서 이글을 쓴다.



옛날 기나라(순임금의 후손이 봉해진 땅으로 강국 제나라와 접해서 경쟁관계에 있다 멸망)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면 자기가 있을 곳이 없어질까 두려워 자는 것과 먹는 것도 폐하고 걱정하였다.
그래서 이 사람의 근심하고 있는 것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깨우쳐 주려 이런 말을 해 주었다.

"하늘이 기를 쌓되 없는 것이 없어 우리가 호흡할때나 종일 언제나 하늘인데 어찌 붕괴될까 걱정하오"
그 사람은 " 하늘이 기로 쌓였으니 어찌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깨우치기를 " 해와 달과 별들은 쌓인 기운 중에 광채가 있는 것이오. 다만 떨어지되 역시 무한 대지에 있으니
어찌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이 " 그럼 땅이 꺼지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땅도 여러 덩어리가 쌓여 하나의 큰 흑덩이가 된 것 뿐입니다. 사면이 공허한 가운데 충만하여 흙덩어리가 없는
곳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발로 멀리 걸어가고 그것을 밟고 하여도 종일 땅위에서 걷기도 하고 서 있게
되는 것이니 어떻게 그것이 무너질까 걱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야 그 사람은 근심이 풀려 크게 기뻐했고 깨우친 사람역시 기뻐했습니다.

장려가가 이말을 듣고 비웃어 말하되 다음과 같았습니다.
" 비온 뒤에 무지개가 뜨고 수증기가 올라가 구름과 안개가 되고 대기의 움직여 바람비를 이루는 것
춘하추동 사계절과 같은 것도 모두 기운이 쌓여서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높은 산악이라든가 넓은 하천과
바다라든가 단단한 쇠와 돌이라든가 나무 같은 것이라든가 이 모든 것이 땅에서 이루어진 물건이다.
만일 기운이 쌓여 하늘이 이루어진 것을 알고, 흙덩어리가 쌓여 땅이 이루어진 것을 안다면 어떻게 하늘과 땅이
괴멸되지 않는다고 하겠는가? 하늘과 땅은 무한한 허공 가운데 있는 하나의 미세한 물건 가운데서 가장
거대한 것이다. 그것이 무궁무진한 것도 하나의 당연하 이치이다. 그것을 헤아리기도 어렵고 인식하기도
어려운 것 또한 역시 당연하 이치이다. 하늘과 땅도 본래 괴멸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괴멸하게
되어 무너지고 꺼지는 날에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열자가 이 말을 듣고 웃으면서 말했다.
"하늘과 땅이 괴멸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고, 괴멸되지 않는다는 것도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하늘과 땅이
괴멸될지 않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저 하늘과 땅이 괴멸된다 해도 마찬가지이고, 괴멸되지 않는다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살아서는 죽을 것을 모르고 죽어서는 살 것을 모른다. 또 이 세상에와서는 저 세상으로 갈 줄을 모르고
저 세상으로 가서는 이 세상으로 올 줄을 모른다. 그러니 하늘과 땅이 괴멸되고 괴멸되지 않는 것과 같은 문제야
내가 무엇을 개의할 것이 있겠는가?"


여기서 한 필부의 근심을 일러 기우라고한다. 우리가 쓸데없이 걱정만 하는 것을 기우라고 하는 것은 위의 고사에
근거를 둔것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선 이 기우를 일삼는 이는 일개 필부로서 소박한 자연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쓸모없는 일을 걱정하는 사람을 대표한다. 두 번째 인물들은 근거없는 낙천주의자로서 모든지 좋은대로
해석하는 사람을 말한다. 장려자는 자연과학적 합리적 지식인을 대변한다. 열자는 진정한 도를 닦는 지식인으로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어 둔 상태에서 그것에 초탈한 삶을 즐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다시 엔트로피 문제로 넘어가면 자연에 무질서도가 증가한다고 해서 이를 걱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자연이 점점 비효율적으로 간다는 것은 결국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이 그 만큼 더 효율적으로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는 오직 더 나은 것 즉 선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의 노력이 수반된다면 미구에 인간의 기술을 이용하여 우주의 총엔트로피를 증가시킬 수 있는 날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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