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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실이란 것은 무엇인가?
파깨비  2011-09-02 18:17:21, VIEW : 1,578
제목의 내용은 나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내가 저녁을 같이 먹은 후배에게서 들은 이야기의 핵심 주제이다.
무슨 이야기냐고?
한 후배가 겪은 이야기는 이렇다.

대략 20년 전의 일이다.
자신이 초등학생일 때 한 친구랑 학교에서 싸웠다.
싸우면서 몸싸움을 하다가 자신이 그 친구를 밀었다. 하지만 그 미는 힘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뒤로 넘어졌다.
그 친구가 잘 버텼나보다.
그리고 상대를 밀었다가 넘어진 그 후배는 넘어지면서 악운이 겹쳐서 팔이 부러져버렸다.
아직도 흉터가 남아 있단다.
이 모습을 많은 친구들이 보았지만, 정확히 누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부모님이 오시고 사고 처리가 되면서, 오해가 생겨났다.
자기 아이를 아끼시는 부모님은 아이의 팔을 부러뜨린 상대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런데 어떻게 사태를 이해했느냐 하면,
상대가 내 아이를 밀어서 넘어져서 팔이 부러진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내 아이를 밀어 넘어뜨려 놓고서는,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팔까지 부러뜨린 것으로 단정지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두 집안은 서로를 미워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부모님들은 그 후배에게 "저 아이는 원래 나쁜 아이야!"라고 말씀하신단다.

주변 친구들은 정확히 사건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후배 부모님의 의견에 동조해 버리고 말았다.

후배는 어떻게 했느냐고?
후배는 사실대로 말했다.
"아니예요. 사실은 내가 밀었고, 내가 실수로 넘어져서 팔이 부러졌어요."
더 이상 후배는 싸웠던 그 친구와 원수가 아니다.
그냥, 어릴 때 한 때 다투기도 했던 다른 친구들과 같이 좋은 친구이다.
그 친구도 누가 밀었는지, 왜 넘어져서 어떻게 팔이 부러졌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두 친구는 좋은 친구로 남아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이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어릴 때 일을 상당히 잘 기억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많은 것이 희미해져간다.
초등학교 각 학년 음악 교과서의 어디쯤에 어떤 노래가 실려 있었는지를 예전에는 상세하게 기억했는데, 요즘은 그 일부만 기억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과거의 기억이 왜곡될 수 있다.
아니, 이미 왜곡되어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진정, '사실'이라는 것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 파깨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3-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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