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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공부할수록 늘어나는 나의 걱정은...
파깨비  2011-08-11 21:34:57, VIEW : 2,250
철학에 대해서
나 자신이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
말하고 싶은 것,
결국에는 말하게 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나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더 평범해진다.
아마도,
철학에 관심이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내용들이 아닌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까닭은,
나 자신이 철학을 처음 배울 때 관심이 있었던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런 '평범한' 내용에 관심이 없었다.

내가 철학을 처음 공부하던 학부 때가 기억난다.

그 때 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
교과과정 상 배워야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한 귀로 들으며 공부했다.
물론 한 귀로 훌렸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가장 최근의' 현대 철학자의 사상이었다.
마치 가장 현대적인, 이른바 '최첨단'의 철학 지식을 찾는 것과 같았다.
당시에는
'하이데거', '후설', '야스퍼스' 등의 철학자들의 책을 읽으려고 샀었다.
그리고는 그 내용 중의 어느 것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그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아헤매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진실로' 더 중요하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는데,
그 확신에서는 여전히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거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중요하다.
사실, 이것은 거의 동의반복일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나 자신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그래서 항상 어떤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동시에 내 생각이 옳을 이유를 찾기 위해서 뒤를 돌아보는 일이 더 많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철학자들의 직업병.

이런 근거찾기의 측면에서도 나름대로는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실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는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것저것 봐 왔고,
과거의 생각들을 여전히 기억의 형태로 머리 속에 가지고 있으니까,
조금만 알고 판단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포함해서 더 많이 알고 판단하는 것이 더 옳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결국 같은 자리를 맴도는 듯 하지만,
갈수록 평범해 보이는 주장을 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걱정이 된다.
왜냐하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니까.

내가 학생 때에는 나이드신 교수님들이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이야기들을 할 때
별로 경청하지 않았었던 같다.  


* 파깨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4-03-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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